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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MICUS May 03. 2019

Hannover Messe 2019에 간
호모미미쿠스

하노버 산업 박람회 2019


Hannover Messe 2019에 간 호모미미쿠스 


하노버 산업 박람회는 세계 최대급의 산업 전시회로 매년 6,500개 이상의 기업이 전시에 참가하고, 25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제품-서비스 관련 초대형 행사입니다. 따라서 Industry 4.0으로 요약되는 독일의 제조업 혁신을 고스란히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제품 및 그에 관련된 제품-서비스 전문 기술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집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독일의 기업 만이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유수의 기업들과 바이어들이 총출동하는 글로벌 행사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주)호모미미쿠스는 미주 및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연모방기술(청색기술) 시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키 플레이어의 핵심 연구진들과 미팅을 갖기 위해 2019년 하노버 메쎄(Hannover Messe)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하노버 산업 박람회 2019 행사장 안내도 및 전시장 전경   ⓒ호모미미쿠스




Industry 4.0 정말 되긴 되는 거야?

아니나 다를까, 본 전시회에 참가한 모든“서방”기업들이 Industry 4.0의 키워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너네가 말하는 Industry 4.0이 뭐야?”라고 물으면 바로바로 총괄 담당자가 준비된 자료를 들고 뛰어나올 정도로... Industry 4.0이라는 키워드에 모두 크게 고무돼있었습니다. 


그럼 대체 Industry 4.0이 뭘까요? 


물론 기술 분야와 기업 사정에 따라 각기 다르겠지만, 분명‘4차 산업혁명’보다는 조금 좁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말로 말해서 ‘4차 산업혁명’보다 도메인이 좁혀졌다고 하면 되겠네요. ‘4차 산업혁명’에 비하여 좀 더 현실적인 단어이기 때문에 독일 및 미국의 제조기업들이 이 키워드를 빠르게 받아들였을까요? 


Industry 4.0의 밑그림은, 미국 Parker사 및 독일 SIEMENS 와의 미팅에서 얻은 조각들로 재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공정 자동화 보급은 이미 오랜 기간 큰 진보가 있었고, 이제는 “운영 중인 자동화 기기들 간의 협업을 이해하고, 자동화 기기들이 수집한 데이터를(고객들이) 투명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시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가 Industry 4.0이 제창된 배경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네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체 어떤 것이 제조기업들의 마음을 후볐기에 이 많은 기업들이 Industry 4.0에 뛰어들었을까요? 결국 제조기업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아래 두 개 키워드 때문이었습니다.

Efficiency 그리고 Predictive Maintenance


사실 위 두 개 키워드는, 독일 KAESER사(1919년 창립)가 자사 제품을 홍보할 때 쓴 키워드인데요. 결국 고객사들의 운영 비용을 줄여주기 위한 목적에서 Industry 4.0의 붐이 시작됐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KAESER의 경우는, 창립 100년을 앞둔 제조사(압축기 제조) 임에도, 기계학습 시스템 및 인공지능 시스템의 활용 사례와 그 완성도가 다른 후발주자들의 노력을 무색게 할 정도로 우수했습니다. 맞춤형 관리 도구와 공정 최적화를 위한 학습엔진이 인상 깊었습니다.


하노버 산업 박람회 2019의 현장 모습   ⓒ호모미미쿠스




우리 회사는 Industry 4.0에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물론, 이러한 Industry 4.0 사례들이 100% 개별 제조사의 R&D 성과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겠죠.

소프트웨어 전문사들과의 협업의 산물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여러 제조기업들 중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사들과의 협력체계를 전면에 내세운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정보화 기술 신뢰성, 지속가능성, 확장성, 및 정보 보안 등의 요건을 고려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이처럼 Industry 4.0은 제조업과 정보서비스업의 융합을 전제로 한 제품-서비스 혁신이라고 인식하면 되겠고요. 제조기업의 날카로운 니즈와, 정보서비스 기업의 적절한 솔루션이 딱 맞아떨어질 때 성공적인 혁신 사례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제조 기업과 정보서비스 기업의 접점이 상당히 궁금해졌습니다. 정보서비스 기업들은 어디서 제조사들의 니즈를 알고, 제조사들은 어떻게 적절한 정보서비스 기업들을 찾을까요?


앞서 소개한 기업들의 지인을 동원해도, 결국 여기에 대한 첫마디 대답은 대동소이했습니다.

“그야... 그때 그때 다른 거 같은데~” 다만, 서로 대화중에 얻게 된 한 가지 인사이트는, 정보서비스 기업의 규모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대형 제조기업의 입장에서 아래 두 가지 정보서비스 기업과의 연결 사례가 많았습니다.


 1  제조사들의 니즈를 빠르게 수집하는 영업력과 고객 풀을 기 확보하고 있는 대형 정보서비스 기업 혹은

 2  제조사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 위해 창업(해당 분야에서 일해온 관계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과 협업


의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대화중에 대형 정보서비스 기업이 언급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기업들이 대형 제조기업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중소제조기업들이 대형 정보서비스 기업에게 솔루션을 의뢰하기는 정말 쉽지 않죠... 따라서 이 부분은 “규모(기업 규모가 아닌, 예산과 견적의 규모)가 서로 비슷한 제조기업과 정보서비스 기업과의 연결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의 4차 산업혁명과, 유럽의 Industry 4.0 

자연스럽게, 한국에서 이런 연결이 가능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꼬리를 물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오히려 토종 제조기업과, 이미 정보화 솔루션을 보유한 해외 제조기업 간의 연결(정보화시스템 수입)이 더 빈번한 것 같습니다. 1년 2억 원 규모의 R&D 자금으로 위의 KAESER, SIEMENS 등이 개발한 정보화 시스템과 유사한 기능을 융합 구현해야 하는 중소기업 제품-서비스 R&D 과제는 부끄러워서 미팅 중에 이야기도 꺼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가끔 제품-서비스 R&D 과제 중에, 소통이 어려운 솔루선 개발업체를 잘 못 만나 개발 일정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제조사 대표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요. 간혹 이런 솔루션 업체들은 본인들이 “인공지능을 독점 소유하고 계시다”는 우주 차원의 설명을 하시기도 하십니다;;;


한국에서의 Industry 4.0은 이런 의미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기계학습을 포함한 인공지능 기술 보유 정보서비스 기업들과, 제조기업을 서로 연결해주는 매칭 플랫폼이 민간에서 만들어질 정도로 적합한 기업매칭에 대한 요구사항도 커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내 제조기업의 입장에서 좋은(기술도 좋고 비용 규모도 납득 가능한) 정보서비스 기업을 찾기는 지금 환경에서 정말 어렵습니다.


아직 국내 제품-서비스 산업 생태계가 완벽히 짜여지지 못했고, 불량 기업들이 산업생태계에서 자연 퇴출되기까지 아직 시간도 더 필요한 상황이고요. 따라서 당장 규모가 서로 잘 맞지 않더라도 기술이 좋은 정보서비스 기업을 알게 되신다면, 꼭 그 네트워크를 잘 살려서 이후에 적절한 다른 기업을 추천받으시기를 제안드립니다.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소개된  스마트공장 장비   ⓒ호모미미쿠스


너무 제조기업들의 입장에서만 서술했나요?


반대로 정보서비스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직 한국의 Industry 4.0 및 4차 산업혁명의 산업 생태계가 무르익지 못한 상황에서, 먼저 해외 제조사들의 날카로운 니즈들을 타겟팅하심이 긴요해 보입니다. 북미 및 유럽 제조사들의 니즈에 정보서비스 기업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간혹 “너네 이거 구현할 수 있지? 우리가 부탁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제의를 터무니없이 거대한 유럽 제조기업(S)으로부터 제안받을 때도 있는데요. 저희 아젠다에 부합하지 않아서 아쉽게 매칭 되지 못한 사례도 많으니, 기술을 가진 정보서비스 기업들은 구애에 도전해보시는 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큰 복병은 있습니다. 바로 북미 및 유럽 제조사들의 사내벤처 스핀오프 벤처들인데요. 웬만하면 이들이 하는 비즈니스는 피하시기 바라요. 아무리 기술 우위가 있다 해도 우리가 서양의 네트워크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네트워크 안에 파고들기도 정말 힘듭니다). 사내벤처 스핀오프 벤처의 현황을 아는 절호의 방법은, 관련 대형 박람회들의 기회를 십분 활용하시는 겁니다(또는 관계 지식과 노하우가 있다면 간접적으로 각종 문헌정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동상이몽이 따로 없습니다. 한쪽은 추천을 받으라 하고, 다른 한쪽은 해외를 보라니... 

하지만 자연의 생태계를 떠올려보시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치라는데 공감하실 겁니다. 생태계가 붕괴하는 일은 자연에서도 꽤 빈번히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산호초 생태계의 경우 해일이나 태풍에 의한 큰 파도로 인해 종종 붕괴됩니다. 다름 아닌 산호가 해일에 의해 잘려가면서 산호 껍데기만 남은 황무지가 되는 것인데요. 살아있는 산호가 없이는 다른 해양생물들이 그 지역에서 번식을 영위하기가 힘든데, 산호가 다시 자라날 때까지 꽤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태계가 불완전한 상황에서 자연은 어떤 전략을 세울까요? 

지금 한국의 제조 기업과 정보서비스 기업의 전략과 상당 부분 유사합니다. 그 지역에 살아남은 해양생물들은 번식 및 존속을 위해 치열하게 다퉈야 하고, 새로운 산호 성장을 위해 외부 생태계로부터 산호를 유입받습니다. 결국 생태계가 안정화될 때까지는 다양한 종류의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고군분투해야 할 시기도 반드시 있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아젠다에서는 억지로 이종(다른 종류) 플레이어 간의 융합부터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Industry 4.0은 만능인가? 

1998년 6월 4일 오전 10시 55분 하노버 중앙 역을 떠나 함부르크로 향하고 있던 ICE고속전철 안에서 괴이한 승객 한 명이 허겁지겁 승무원을 찾습니다.

그는 열차 앞에서부터 급히 뛰어왔는지 숨을 헐떡이면서 자기 자리 바닥에서 웬 쇠막대기가 갑자기 솟구쳐 올랐다고 당장 열차를 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당시 기차는 시속 200km로 함부르크를 향해 전력 주행 중이었습니다. 승무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던 나머지 그와 함께 현장으로 급히 이동합니다. 


그 찰나, 기차 선두부가 갑자기 튕겨져 올랐고 3번 4번 객차부터 연이어 Z자로 탈선하며 전방의 고가교 기둥을 시속 200km로 들이받습니다. 이 충격에 고가교가 무너지면서, 연이어 끌려오는 객차들은 그대로 고가교 더미에 속절없이 충돌해버립니다. 1998년 독일 에세데 마을 근교에서 발생한 이 탈선 사고는, 101명이 사망하고, 100명이 부상한 (공식적으로 기록된) 역사상 최악의 고속전철 사고입니다. 


도이치반에서 운행하던 이 고속전철에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사고 직후 독일 연방정부는 Fraunhofer조직(산학협력기관)을 활용해 사고조사반을 가동합니다. 사고의 원인은 다름 아닌 차륜(바퀴)의 “피로(Metal Fatigue)” 아까 그 이상한 남성의 좌석에 솟구쳐 오른 금속막대기는 바로 차륜을 감싸고 있던 외피였던 것입니다. 피로로 인해 바퀴가 분해되면서 탈선이 발생했고, 결국 최악의 인명사고를 초래한 것입니다. Fraunhofer는 사고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는데, 직접적인 사고의 원인은 놀랍게도 “정비의 부실”.  그리고 간접적 원인은 “제품 문제의 방관”이었습니다. 


원래 기차의 바퀴는 일체형 바디로 제작됩니다. 거대한 쇳덩어리죠. 이런 일체형 쇳덩어리 바퀴에는 자동차 바퀴의 고무타이어와 같은 완충재가 없기 때문에 모든 충격을 고스란히 보기(Boggie)에 전달합니다. 따라서 실내 진동 및 소음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열차 바퀴 내에 완충재를 삽입하는 도전적인 아이디어가 제안됩니다. 독일의 엔지니어들은 이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였고, 해당 바퀴는 사고 기차에도 장착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전, 하노버의 트램 차량에 장착되어있던 유사한 제품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보고된 적이 있었습니다. 유사 제품의 문제 보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다가, 이런 큰 인명사고를 내고서야 모든 바퀴를 예전의 일체형 바퀴로 재교체하게 됩니다. (이 사고 이후 전 세계의 모든 고속전철은 일체형 바디의 바퀴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90년대 후반에 엔지니어들은 인건비의 장벽에 직면합니다.

생산비용의 경우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3 국으로 생산설비를 이전시키면서 줄일 수 있었지만, 역시 감당하기 어렵게 불어난 “정비 비용”은 국내 현장의 고급인력을 활용해야 하는 특성상, 정비 시간을 최적화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절감 솔루션이 없었습니다. 에세데 탈선 사고는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에 직면한 기업들의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고였던 거죠. 이후 비파괴검사법 등을 포괄한 각종 자동 계측장비 및 정보화 시스템들이 보급되면서 이 문제는 크게 해소됩니다.


다시 하노버 메세로 돌아가 볼까요

지금의 Industry4.0은 위와 같은 정보화 시스템들로부터 쏟아지는 데이터들(각종 계측장비들이 각기 수집하는 데이터들)을 통합하고, 적은 인력으로도 이 많은 데이터들을 쉽게 정보로써 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들로 가득합니다.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을 최적화하려는 목적에서 기획되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당연히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경쟁구도는, 크게 4개 파로 나뉘는데요.

(1) 제조 업체[SIEMENS, KAESER, Parker, Volkwagen], (2) 계측장비 및 로보틱스 제조 업체[igus, Lufthansa, SEW, FESTO], (3) 기존 설계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ANSYS, Autodesk, SAP, accenture], (4) 커뮤니케이션 회사 등[T-Mobile, Huawei, LG, Amazon]입니다.


이 4개 파가 각기 개발하던 제품과 소프트웨어들이‘1개’로 통합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원래 각기 서로 다른 풀에서 놀던 플레이어들이 커다란 풀 하나에 모인 꼴이 됐고, 따라서 경쟁도 극심해져 버렸습니다. 이런 맥락에서(1)(3)(4) 업체들의 정보서비스 분과가 한자리에 모여있던 9번 홀과 5번 홀은 카오스가 다름없었습니다.


저마다 정보화 시스템 발표를 하는데, 놀랍게도 소프트웨어의 내용과 UI가 대동소이하여...

플랫폼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부스 내용 및 부스 내 기술 소제목들까지도 서로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잉 경쟁이 무색하게도,


정보화 전략 도입과 플랫폼 통합이 과연 기업 비용 문제를 얼마나 해결해줄 수 있을런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각 기업의 문화와 매뉴얼에 따라서 때로는 통합 플랫폼 사용에+a의 근무시간이 더 소모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일본의 자동차 회사 T사는 획기적인 정보화 전략으로 신차 설계, 제작, 및 납품에 소요되는 시간을 정말 놀랍게 단축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지만, 이 노력은 전기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인명사고 발생에 영향을 끼쳤고 결국 사상 최대 리콜 사태로 이어져 기업에 큰 타격을 입힙니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의 단면과 같이, 세간의 기대와는 다르게 Industry 4.0도 만능 솔루션은 아닙니다.

단순“통합”여부가 아니라 미처 놓칠 수 있던 아이디어나 결함을 얼마나 빨리 알아낼 수 있게 도울 수 있는가? 의 척도로 평가되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최적화가 직접적인 경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핵심 문제(미처 발견하지 못한 설계 문제 및 정비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Industry 4.0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존망을 위협할 수 있는 큰 손해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보편적인 Industry 4.0용 정보화 플랫폼 등에 솔깃하여 기술을 도입하기보다, 자사의 문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기업 문화 및 매뉴얼에 적합한 정보화솔루션을 개발 혹은 도입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플레이어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결국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제조기업의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뜻이니까요. 추종자의 입장이 아닌, 쇼퍼의 입장에서 소비자 관점으로 냉정히 따져보는 자세가 중요하겠습니다.

각종 정보화 플랫폼을 제시한 Amazon과 Simens   ⓒ호모미미쿠스




독일의 Industry 4.0 실험과 자연모방을 활용한 제조업 혁신 

1998년의 독일 ICE 고속전철 사고(에세데 사고)에서 독일의 엔지니어들은 반성과 함께 많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기술 혁신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진 안타까운 사례였지만, 그렇다고 혁신에 제동을 걸어버릴 수는 없었죠. 대신 혁신의 방법과 기술 혁신으로 탄생한 새로운 제품에 대한 관리 부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됩니다. 


최근 자동차 배기가스 조작 문제로 불거진 기술 혁신 중의 도덕적 해이 문제도, 에세데 사건 수사 선례에 따라, 긍정적 변화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에세데 사건이 한창 조사되던 즈음, 독일 연방정부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새로운 기술 혁신 시나리오들을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하였습니다.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서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돕고 궁극적으로는 독일의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의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기술 혁신 시나리오들이 개발되었고, 정부에 최종 제안된 시나리오들 중에 흥미롭게도 “자연모방(Bionik)”이라는 시나리오가 있었습니다. 높은 점수를 받아 선발된 자연모방 시나리오는 이후에 “자연모방 기획안 보고서”로 정리되었고, 이 보고서는(주)호모미미쿠스도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ISO/TC 266 Biomimetics(자연모방 기술) 국제표준화 회의의 초안이 됩니다. 


결국 기술 선점을 위한 독일 연방정부의 노력이, 자연모방 기술의 국제적 공론화를 위한 토대가 된 셈이지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독일 연방정부의 노력이 실제로 결실을 맺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ISO/TC 266 Biomimetics(자연모방 기술) 연례 회의는 매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됩니다 (2019년만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영국 에든버러에서 이전 개최). 자연모방 기술 연구가 독일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독일의 자연모방 기술 특허에 기반한 글로벌 신규 사업도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따라서 하노버 메세에서도 독일 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자연모방 기술 부스가 많이 개설되었습니다.

FESTO, Fraunhofer 및 ALTRAN이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도 자연모방 기술 스타트업이나 연구소들의 제품 홍보도 열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정보통신 연구의 영역이 아닌 핵심 제조기술 연구의 영역에서는 아직 서방 국가들이 선두에 서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몰포 나비의 날개에서 영감을 받은 투명 디스플레이, 살비니아에서 영감을 받은 선박 마찰 저감 코팅재, 개미집에서 영감을 받은 3D 콘크리트 프린터 및 친환경 콘크리트 소재, 절지동물에서 영감을 받은 케이블 보호재, 따개비에서 영감을 받은 해양구조물 부식 방지 구조물, 잠자리에서 영감을 받은 밀폐 플러그

그 외에도 수많은 대체연료, 농업 기술, 로보틱스 기술, 포장재 등이 여러 곳에서 소개되었습니다.

자연모방이 적용될 수 있는 산업 영역도 참 다양합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로봇들과 개미집에서 영감 받은 3D 콘크리트 프린터  ⓒ호모미미쿠스


그러면,

몰포 나비보다 좋은 디스플레이 모방 대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살비니아보다 똑 부러지는 코팅재는 뭐가 있을까요?

개미집보다 나은 콘크리트 소재는 없을까요?

절지동물 중 어떤 생물체의 절지 구조가 케이블 보호재로 더 적합할까요?


따개비 외에도 부식 방지 구조재의 모방 대상이 될 수 있는 게 정말 많겠죠?

잠자리 말고도 많은 곤충들이 매우 흥미로운 밀폐 플러그 구조물을 갖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가 생각 조차 못해본 여러 흥미진진한 사례들이 자연에는 넘쳐나고 있습니다! 

호모미미쿠스는 오늘도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들을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실시간! 온라인으로요. 하노버 메세는 미미쿠스 온라인 플랫폼의 가능성과, 해외 자연모방기술 선도기업들과의 협업 기회를 폭넓게 확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마치며

올해 하노버 메쎄(Hannover Messe)를 요약할 수 있는 단어는 당연히 ‘Industry 4.0’이었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도 첫째 날 Industry 4.0 혁신 기업들의 부스를 돌며, Industry 4.0 정착을 위한 다짐을 남겼습니다. 

Industry 4.0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어떤 것이 있을지 고민하며 부스를 돌다가, 마침 한 문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네. 르네 데카르트가 남긴 말입니다. Industry 4.0은 결국, 기계도 생각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계와 사람 혹은 기계와 기계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Industry 4.0은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수단’ 일뿐입니다. 무언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죠. 그 목표는 비용 절감이 될 수도 있고, 혹은 기술의 고도화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Industry 4.0과 함께, 다른 비용 절감의 수단과 기술 고도화의 수단들을 반드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독일 및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자연모방”을 기술 고도화의 수단으로 많이 활용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라고 판단됩니다. 


기계가‘생각’할 수 있을 때 어떤 것이 새롭게 가능해질지를 상상해보시면 어떨까요? 

이들이 꾸려가는  industry 4.0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의 현실적인 첫 발자국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발맞춰 나갈 수 있을까요?

기계가 생각하게 된다면 제조업 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요?   ⓒ호모미미쿠스




하노버 메쎄(Hannover Messe) 참관 팁 

아래 링크를 참조하세요! :)

https://brunch.co.kr/@mimicus/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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