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하필 많은 분야 중에 인디게임인가?
2017년 2월쯤이었습니다.
제 파트너 K군은 복학을 하기 위해 벨기에로 돌아간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 부산/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의 바쁜 행사를 다 마친 후, 휴식기에 접어들었죠. 잠시 본업에 집중하고 있을 때 K군에게 솔깃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인디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때?
그때 당시 저는 '인디게임'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었습니다. 팔팔하던 시절에 인디 밴드를 했었기에 인디 문화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인디게임이라는 분야는 저에게 생소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디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에 긴가민가하게 동의하긴 했습니다. 그때는 무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갈망하고 있어서 무엇이든지 시도해보자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까 저희가 인디게임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인디게임의 진가를 알고 시작하기보다는, 하면서 왜 우리가 인디게임을 만들게 되었는지, 왜 만들어야 하는지 깨닫게 된 것입니다.
여태까지의 디자인 전시회 활동은 이랬습니다.
작품 만듦 -> 전시함 -> 지나가면서 봄 -> 예쁘네/흠/귀엽네 -> 끝
내가 힘들게, 생각이 깃든 디자인 작품은 많지만, 그러한 작품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지만, 이 작품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방법은 한정적이었습니다. 더욱 아쉬운 점은 관람객이 작품에 반응하는 행동도 패턴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었죠. 경험에 의하면 관람객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오 이쁘네, 사진을 찍는다.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나중에 사진은 안봄)
오 이쁘네, 굿즈 사야지.
오 이쁘네, 명함 가져가야지.
물론 이런 반응이 디자인을 지속시킬 힘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희는 이런 단편적임을 넘어서 다른 반응을 원했습니다. 어바노이즈를 보고 곰곰이 생각도 해보고, 관계자의 설명도 들어보고, 가이드북도 읽어보는 등 저희 디자인과 대중의 접점이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되길 원한 것이죠. 기존의 형식에서 이러한 궁금증을 던졌습니다.
*우리 디자인을 가깝게 체험해볼 수는 없을까?
*우리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방법은 없을까?
*우리 메시지를 알고 스스로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말할 수 없을까?
*보다 재미있게 우리 디자인을 감상할 수 없을까?
저희는 이러한 기준을 세우고 다른 형식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 결과, 찾은 것이 바로 게임 분야, 인디게임이었습니다. 유저가 직접 플레이하며 세계관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며, 후에 개발 의도, 메시지를 이해한다는 게임의 특징이 저희가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게임 중에서 특히 인디게임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작년 4월, 처음으로 인디터에서 주최한 세미나를 갔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으로 게임이라는 분야에 첫 발을 내딘 그곳에서 재밌고 열정적인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저희와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가장 기억 남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특징은 '기존 틀에서 벗어나는' 크리에이티브에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광고에서 보는 게임이 아닌 누군가 시도해보지도 않은 영역을 개척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인디게임 개발자였던 거지요. 미소녀, 무협, 판타지 등 세계관은 물론이고, PC, 모바일, 콘솔이라는 플랫폼까지 탈피하여 게임을 새롭게 정의하려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저희는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한 인디게임 개발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인디게임을 왜 만들게 되었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일관되게 이 2가지의 이유만 이야기를 합니다. <어바노이즈 공화국>이 게임으로써 가지고 가야 할 신념이자, 저희가 인디게임 개발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많은 인디게임 개발자 분들도 아실 것입니다. '저는 게임 개발하고 있어요' 가 아닌, '저는 인디게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유를요.
*어바노이즈 사이트 바로가기
*어바노이즈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모바일게임 <어바노이즈 공화국> 정식 버전 다운
*모바일게임 <어바노이즈 공화국> 베타 버전 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