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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eongHwa Jang Apr 19. 2016

팜플로나의 골목길

까미노 셋째날, 주비리에서 팜플로나까지


주비리(ZUBIRI)에서 시작한 길은 작은마을들을 지나고 숲길과 계곡을, 그리고 또다른 길을 통과하여 마침내 팜플로나(PAMPLONA)로 들어선다. 까미노길에 위치한 팜플로나는 스페인내에서도 사실 유명한 관광도시로 손꼽히는 곳.


팜플로나는 스페인 북부에 있는 중세풍의 도시로 과거 나바라 왕국의 수도였는데 이 도시를 유명하게 만든것은 바로 소몰이 축제이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산페르민 축제의 소경주.


팜플로나 수호성인 산 페르민을 기리는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사람과 소의 달리기 경주다.  소들과 하얀옷에 붉은 목도리를 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뒤엉켜 거리를 질주하는 그 풍경을 나는 언젠가 TV프로그램을 통해서 본적이 있다.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모이고, 이기간 호텔과 숙박은 문전성시를 이루어 숙소잡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도 한다. 그리고 해마다 소에게 받힌 부상자나 사망자가 나오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항상 여행중에 느끼는 사실이지만 돌아 다니다보면, 참 별 희한한 축제가 다 있는가 싶기도 하다.  때론..


아무튼 그 소몰이 축제로 유명한 팜플로나의 명성깊은 골목길을 드디어 밟게 되었다.

오래된 돌길과 현대적인 분위기가 절목된 아기자기한 골목들이 딱 내취향이다.

약간 코드(?)는 다르지만 똘레도의 분위기도 연상되는...


내가 사랑했던 도시,
그 골목길 팜플로나  

국가를 불문하고..시골길은 어딜가나 정겹다. 어느 마을 진입로에서 선채로 쉬고 있는 나.

주비리에서 가는마을에 나타난 '라라소냐'라는 작은마을.

여기 작은 빠에서 휴식도 취하고 가벼운 아침도 먹었다.

이틀간 함께 걸었던 그 스페인 할아버지.

나귀를 몰고 잘도 가신다. 우리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 걷는다. 나귀가 귀엽긴 하지만 근데 사실 나귀뒤에 따라가면 냄새가 좀 난나는..ㅎ


그런데 할아버지는 팜플로나를 숙박지로 정하지 않았다. 팜플로나는 도시이므로, 주비리처럼 나귀를 묶어둘 초지같은 공간이 없어서 통과하여 다음마을까지 간다 하셨다.  뭇사람들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 그들의 동행..                

등에 걸린 또하나의 무게, 배낭때문에 까미노길을 걷다가 중간중간 체력안배를 하고 쉬어주는것은 필수.

틈만나면 마을이건 숲길이건 가리지 않고 배낭에 등을 붙이고 쉰다. 이번엔 아예 양말까지 벗었다는...


등산화를 신고 다니다보니 중간에 신발뿐  아니라 양말까지 완전히 벗은 후, 이렇게 통풍을 시키는것은 아주 중요한 팁!!  하루에 한번씩은 꼭 이러한 행위(?)를 하는데, 덕분에 나는 짧은 까미노 기간동안 물집 하나 없이 아주 건강한  발상태를 유지할수 있었다.^^   

팜플로나로 들어서기전 어느 마을. 걷다보면 시에스타(한낮의 낮잠)시간을 지키는 가게들이 아직도 많다.

뜨거운 햇살아래 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앙증맞은 순례자 표식을 걸어놓은 어느 빠의 모습.

도로바닥에도 산티아고를 상징하는 조개문양의 표식이 있다. 가르쳐주는 대로 가는길. 정해진대로 가는길.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어쩌면 산티아고길은 세상에서 가장 쉬운길이다   



드디어 팜플로나에 도착

팜플로나에 도착했음을 가장먼저 알리는 것은바로 길아래 바닥의 맨홀뚜겅! 드디어 오늘 목적지의 끝인가. 뒷모습조차도 힘들어 보이는 이 시점에 아 반갑고 반갑다!!마치 요새같은 거대한 성곽문을 통과하니 쨘~하고 고대도시 팜플로나가 나타난다.

골목들은 형형색색.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쁘다.

이 좁은골목들로 소들이 달려갔을테지..

짐을 풀어놓고 마을둘러보기에 나서는데, 어느가게앞에 왠 사람들이 한가득 줄을 서있다.

궁금함을 견디지 못한채 잘 모르면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기. 아니나 다를까 아주 맛있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집이다. 뜻하지 않은 행운. 줄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다. 20킬로의 피로감은 사라지고 먹을 생각에 그저 싱글벙글~  

      팜플로나의 가장 오래된 까페
'이루나'


헤밍웨이도 다녀갔다는 카를로스와 광장에 위치한 이곳.

세르베자(스페인에선 맥주를 이렇게 일컫는다) 한잔과 조개타파스 하나에 거의 정신을 잃을지경. 이쁜 생김새 보다 백배(!) 맛있고 또 맛있었다.  

해질 무렵 갑자기 내린 빗방울도 이렇게 아름답게 보일수 있다라는...

마음에 드는 사진중의 하나다..    

다음날 부르고스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기에 알베르게가 아닌 호스탈에 묵었다.

익숙해진다는것은 이래서 무서운 것일까. 사흘만에 공동샤워실이 아닌 개인욕실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기뻐하고 신기해 했던가.  


론니에서 소개한 이 호스탈, 가격은 약간 비싸긴 했지만 고풍스러운 내부랑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가 인상적이었던 집.  


*반더루스트의 모험 

*주비리-팜플로나 2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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