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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Mar 02. 2024

용기의 원천

-클레어 키건 <이처럼 사소한 것들>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 다산책방


클레어 키건

1968년 아일랜드 위클로에서 태어났다. 

17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로욜라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웨일스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 학위를 받아 학부생을 가르쳤고, 더블린트리니티칼리지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키건은 1999년 첫 단편집인 <남극>으로 루니 아일랜드 문학상과 윌리엄 트레버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7년 두 번째 작품 <푸른 들판을 걷다>를 출간해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가장 뛰어난 단편집에 수여하는 에지 힐상을 수상했다. 2009년 쓰인 <맡겨진 소녀>는 같은 해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수상했고 <타임스>에서 뽑은 '21세기 최고의 소설 50권'에 선정되었다. 최근작 <이처럼 사소한 것들>로 오웰상(소설 부문)을 수상하고,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책소개

2022년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고, 같은 해 오웰상, 케리그룹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특히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아름답고 명료하며 실리적인 소설"이라는 평을 보내며 이 소설이 키건의 정수가 담긴 작품임을 알렸다.


자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거장의 반열에 오른 키건에게 미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이 책은 '역대 부커상 후보에 오른 가장 짧은 소설'로도 알려져 있다. 18세기부터 20세기말까지 아일랜드 정부의 협조하에 가톨릭 수녀원이 운영하며 불법적인 잔혹 행위를 저질렀던 '막달레나 세탁소'를 배경으로,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고뇌하는 한 남자의 내면을 치밀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키건 특유의 섬세한 관찰과 정교한 문체로 한 인간의 도덕적 동요와 내적 갈등, 실존적 고민을 치밀하게 담았다. 이 작품은 현재 아일랜드 배우 킬리언 머피가 직접 주연과 제작을 맡아 영화로 제작 중이다.


한 문장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 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펄롱의 가슴속에서는 두려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압도했으나,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고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 


느낀 점

주인공 펄롱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펄롱에게 미시즈 윌슨이 베푼 선함으로 인해, 어른이 된 펄롱은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만다. 국가가 공모한 충격적인 범죄 막달레나 세탁소 사건이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무겁고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130페이지의 얇은 분량과 정제된 문장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인생에서 각자 나름의 어려움을 지니고 살고, 그중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를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선택 앞에서 갈등하거나 용기를 내기도 한다. 


'큰 사전을 이용해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라며, 누구나 어휘를 갖춰야 한다'라고 했던 미스즈 윌슨의 선함,

펄롱의 '구두를 닦아주고 구두끈을 매 주고 첫 면도기를 사주고 면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던', 그 세월 내내 펄롱의 곁에서 변함없이 지켜보았던' 네드의 선함,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펄롱이 삶에서 맞닥뜨린 어려운 문제 앞에서 결단을 내리고 용기를 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었음을 조용히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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