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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jwa Aug 13. 2023

몽골선교의 여정(중)

하나님이 몽골을 이처럼 사랑하사



첫 번째 울란바토르 수련회 사역이 끝나고 난 28일 울란바토르 시내를 비전트립을 하였다. 울란바토르 구경을 한번 해보고 싶기는 했는데, 비전트립을 통해 몽골의 현지음식도 먹어보고 관광지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울란바토르 비전트립 시작(왼쪽) , 국영백화점방문(오른쪽)




선발대 전팀원들이 모여서 팀별로 이동을 했다. 우리 팀은 울란바토르에 있는 국영백화점을 방문했다. 백화점에 들어섰는데 아주 특별하다고 할 구경거리는 없었던 것 같다. 그나마 관광품을 파는 층에서 가죽, 울, 캐시미어 제품들은 종류가 꽤 있었다. 국영백화점을 빠르게 본 후에 밥을 먹으러 거리를 돌아다녔다.



몽골음식을 먹여야 되는 미션이 있어서 몽골음식점을 찾아다녔다. 우리가 하는 비전트립 특성상 스마트폰을 쓰면 안 되기 때문에 지도를 보고 이동했는데, 우리 팀은 아무리 찾아봐도 몽골음식점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나마 국영백화점에 식당이 있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서 다시 거리를 돌아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몽골음식점



이곳 울란바토르에는 몽골음식점 말고도 다른 나라 음식점도 꽤 많았었다. 일식, 터키식, 한식, 중식 등의 음식점들이 많이 있었지만 우리는 몽골음식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도 결국에 돌고 돌아 찾은 몽골음식점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간판도 영어로 쓰여있어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몽골음식점 내부, 몽골음식



식당에 들어서자 우리가 찾던 그 정도의 현지음식메뉴가 있었다. 적당히 관광객들도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 사장님이 한국말을 잘하셔서 주문 또한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메뉴를 보니 고기를 볶은 요리, 다진 고기를 밥과 함께 먹는 요리,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국(수프), 고기가 들어간 튀김만두.. 이렇게 다양한(?) 몽골음식들이 있었다. 우리 팀은 너무 허기가 져서 골고루 메뉴를 주문했다. 먹어보니 맛있었고 다행히도 원래 난 육식주의자라 입맛에 잘 맞았다.




수흐바타르광장, 어떤 혁명가(?)의 동상



밥을 먹고 난 후 근처에 칭기즈칸 동상을 볼 수 있는 큰 광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역시도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안 되고 지도를 봐도 길을 정 모르겠으면 주변 현지인에게 물어봐야 했다. 우리가 물어본 현지인들 중에서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신 분이 있어서 안내를 받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몽골도 다른 나라와 다를 것 없이 도움을 청하는 외국인을 보면 최대한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여행했던 나라들만 해도 다른 외국인을 도와주려는 사람이 항상 있었는데 그 점이 감사했다.




비전트립을 모두 마치고 저녁식사 후 호텔로 복귀를 했다. 다음날일정은 홈스테이로 몽골현지 교회에 교인들의 집에서 팀이 나눠져서 하룻밤 묵는 날이다.




29일 토요일이 되어서 선교팀원들은 현지교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각 교인들과 함께할 팀원들이 나눠졌다. 우리 홈스테이 팀은 현지교회에서 찬양팀 사역을 하시는 집사님의 집에서 묵게 되었다. 그분의 늦둥이 아들이 있는데 이름이 '믿음'이라는 친구이다. 이 친구가 한국말을 꽤 잘하는데 1차 베데스다 수련회 사역 때 한 조의 통역을 도와줬던 13살 어린이였다.  몽골집사님 역시 한국에  거주경험이 있어서 한국어를 할 줄은 아셨다. 이때문에 우리가 서로 소통하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집사님 가족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마트로 가는 것을 부탁드렸다. 이마트에서 우리가 해드리고 싶은 떡볶이 밀키트를 샀다.(뭐라도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음)



장을 보고 난 후 믿음이의 집으로 가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였다. 믿음이 어머님이 호쇼르(몽골의 전통음식인 튀긴 만두)를 만드시고 있었다. 우리는 같이 만드는 것을 도와드렸다. 호쇼르를 만드는 것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한국에서 만두를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만두피 안에 넣는 속재료가 고기과 양파, 양꼬리만 들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양념 같은 경우는 마음대로 한다는 거란다.



왼쪽부터 호쇼르 만드는 중, 몽골의 집밥, 호쇼르 먹는 법



위사진에선 호쇼르를 손으로 먹고 있는데 몽골사람들은 전통적으로 따뜻한 음식을 손으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갓 튀겨진 따끈따끈한 호쇼르를 양손으로 집어 들고 먹으면 그 따뜻한 온기 때문에 몸과 마음에 평안을 느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따뜻한 음식을 손으로 먹는 것은 몽골사람들의 전통적인 식사형태라고 한다.




아무래도 몽골이라는 나라의 기후와 환경들을 봤을 때,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항상 이동을 해야 하니 따뜻한 음식으로 온 가족들이 안정감을 얻는 것이 생활화되어있어서 그러한 문화가 자연스레 유지되지 않았나 싶다.




 울란바토르 국립공원



식사를 마치고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갔다. 몽골 국립공원이라는 곳에 갔는데 밤인데도 사람이 무지 많았다. 공원엔 여러 가지 놀이시설들과 상점들 길거리 음식점들이 많았고 주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가족들이 많았다.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몽골가족들을 보니 보기 좋았다.




몽골간식, 몽골보드게임 샤가이



집으로 복귀하여 간단히 몽골 디저트를 먹고 난 후 고맙게도 선물을 받았다. 몽골전통보드게임인 '샤가이'였다. 양의 복숭아뼈로 만든 이 조각은 던졌을 때 4가지의 형태로 나오는데 그 형태에 따라 몽골의 대표가축들인 말, 낙타, 염 소, 양 이렇게 정해진다. 왼쪽부터 낙타, 양, 염소, 말 이러한 순서로 모양이 나온 것이다. 복숭아뼈 사이드면 중 움푹 파인곳은 낙타, 안 파인 매끄러운 반대쪽면은 말이고 위 아랫면 중에서 둥그런 면은 양, 반대로 염소뿔같이 생긴 면은 염소... 아무튼 이러한 식으로 다양한 게임을 할 수가 있다고 한다.



간단히 보드게임을 하다가 취침에 들어갔다. 이날 역시 피곤했지만 몽골의 가정을 경험할 수 있어서 매우 특별했다.




몽골의 흔한 이사차량

여기는 분명 몽골인데, 아침에 집을 나오면서 본 한글로 쓰여있는 영업차량이다. 한국어를 이 정도로 많이 접하고 잘쓰이나? 할 정도로 최신화된 한글이었던 것 같다.





30일 다음날은 주일이었다. 주일예배 때 선교 후발대 팀이 합류하여 같이 예배드리며 우리가 준비한 공연을 을 하게 된다. 후발대 팀이 합류하니 좀 더 든든해졌고 뭔가 더욱 완전해졌다. 현지교회 예배가 시작되었는데 교회 목사님이 설교를 하는 중에 어떤 2명이 같이 들어왔다. 잠시 후 보니 목사님이 설교를 하면 한 명은 한국어로 통역하고 한 명은 영어로 통역을 하면서 2중 통역으로 설교가 진행되는 것이다.




마침그날 홍콩에서 온 손님들이 있다고 하여 영어로도 통역했다고 한다. 사실 2개 국어로 역하여 예배를 진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닌데 그렇게 노력하여 배려해 주셔서 감사했다.


오카리나연주
소고춤, 무언극, 전체합창


예배를 마치고 대망의 선교팀 공연이 시작되었다. 완전체인 상태로 첫 선보이는 거긴 하지만 이제는 그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공연에 임했다. 플루트연주, 오카리나합주, 소고춤, 무언극, 전체합창까지 여태껏 한국에서 매번 모여서 준비한 모든 공연들을 보여드렸다. 선교팀원들 한 명 한 명 모두 후회 없이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선보여드렸고 몽골 교인 분들은 박수갈채와 환호로 답해주셨다. 이에 우리는 감명받고 감사했고 감동했다.







이제 31일 체체를렉으로 바로 이동을 해야 했다. 교인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단체버스를 기다리는 중에 잠시 고민한 부분이 있다. 난생처음 해외 단기선교에 임하면서 선교에 대한 나의 동기와 기도제목이 떠올랐다.


선교의 동기는 " 내가 도와줄 수 있고 나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선교지에서 그 일을 하고 싶다."


기도제목은 " 선교를 통해 연결된 모든 이들이 서로 선한 영향을 주고받기를 원한다."


선교에 6일 차정도였지만 여태껏 나의 행동은 위 2가지를 위한 행동을 벗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내가 쓰일 수 있게 했고 연결된 모든 팀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도록 가깝게 다가가려 애쓴 것도 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역효과가 생길 수도 있음을 알았다. 내 동기와 개인적 기도제목에 마음이 치우쳐있어서 정작 본질적인 하나님에 대한 생각은 잠시 잊혔다. 난 잠시 생각과 다짐을 리셋하고 싶었다. 당장 내 동기를 잊고 팀원들 간의 장난스러운 관계도 잠시 끊어냄이 필요했다.




솔직히 두려웠던 것 같다. 선교의 여정 내내 시키는 일적인 것만 하고 쉴 때는 그냥 웃고 떠드는 것들로 선교의 여정이 채워진다면 과연 그 끝에는 나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까? 혹시 그냥 선교이전과 그대로이지 않을까? 이기적이었지만 난 나를 보호하고 싶었다. 지질하게 보일수는 있어도 선교에대한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필요했다.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팀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마침 목사님이 전체팀원들에게 말씀을 하였다. 일부 인원들이 마치 이곳에 놀러 온 듯이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어 보인다고 하면서

 "우리는 선교하러 온 것이지 놀러 온 것이 아니다. "라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잠시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남은 사역과 나의 선교의 방향에 대한 마음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

 



이제 울란바토르를 떠나 환경이 다소 열악한 체체를렉으로 이동한다.


마지막 사역지이며 마지막인 만큼 유종의 은혜로 사역을 장식하자마음을 품고 우리는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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