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한영교 Oct 31. 2017

18.  새벽


+

새벽 2시 38분, 운다. 
새벽 3시 23분, 운다. 
새벽 4시 58분, 또, 
새벽을 쉽게 건너지 못하는 울음이 소낙소낙 내린다.



++
새벽 2시 39분, 안는다.
새벽 3시 24분, 안는다. 
새벽 4시 59분, 또 
울음 소낙비를 얻어 맞으며 해가 기어 나오는걸 본다.



+++
지구에 시차적응 중인 이 포유류는
새벽이면 몇 번씩 일어나 품을 찾는다. 
그렇게 품에 안기자 마자 잠들어 숨소리를 숲소리로 낸다 
침 질질 흘리고,(시냇물이 조약돌 굴리는 소리) 
코도 곤다.(다람쥐 낙엽밟는 소리)
어쭈, 방구도 뀐다.(새끼새 날개 펴는 소리) 
내 방구소리를 닮았다.



++++
새벽은 깊고, 어둠은 길어서 
숨소리를 가만가만 듣는 4시 61분. 
새벽모양으로 가랑가랑 잠에 든다
어데서 Maade Ssi의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
나도 이렇게 아비의 품에 안겨 긴 새벽을 소낙소낙 건넌적 있겠지, 
나도 이렇게 어미의 품에 안겨 아침모양으로 가랑가랑 잠든 적 있겠지, 
나도 이렇게 품을 키워가며 아버지가 되어가는거겠지? 아마?



#이렇게아버지가된다 #처음보는새벽의조각 #어깨무릎손목근육단




매거진의 이전글 17.  수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