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의 클리셰(cliché)>
클리셰(cliché)는 인쇄 연판(鉛版)을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기원한다. 사용 빈도가 높은 활자를 별도로 제작하는 과정을 줄이기 위해 따로 조판 양식을 지정해 놓은 것이 클리셰다. 컴퓨터로 작업하고 전자메일로 보내는 오늘날에는 출판, 언론, 편집 등의 분야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자나 실수하기 쉬운 한자어 등을 컴퓨터 상용구로 저장해서 쓰곤 한다. 미리 만들어 놓은 기성품처럼 '진부한 표현', 혹은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경향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클리셰는 2가지 의미로 구분할 수 있다. 한 가지는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전형적인 틀이다. 다른 하나는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체내화된 상태이다. 필자는 전자보다는 후자에 대한 의미를 통해 기업가 정신을 얘기하고 싶다. 성공한 기업가들은 클리셰가 있다. 지루하고 일상적인 삶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클리셰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기업가 셰이 칼은 말했다. “인생의 비밀은 클리셰(Cliché)라는 단어 뒤에 숨어 있다.” 그는 가난한 싱크대 수리공에서 시가 10억 달러 가치의 기업을 일궈낸 성공한 창업가다. 자신의 공정과 습관 등을 유튜브에 올려 25억 뷰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인 창작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메이커 스튜디오를 창업해 성공을 한다.
프린스턴대 팀 페리스 교수의 저서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성공한 거인(타이탄)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제시한다. “매일 가벼운 명상을 하고 아침을 굶거나 아주 조금 먹는다. 고도로 집중력이 요구되는 창의적인 작업 시 반복해서 듣는 노래가 있다.” 타이탄들은 작은 것에서 큰 기회를 찾아내는 남다른 루틴과 습관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디어를 매일 메모하는 습관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것은 애플의 혁신적인 제품을 탄생하게 했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아침 6시 45분에 일어나자마자 최소 6종류의 신문을 읽는다. 그의 대표적인 클리셰는 이렇다. “나는 매일 500페이지의 책을 읽는다. 그것이 바로 지식이 효력을 발휘하는 방식인데 지식은 복리 이자와 같이 쌓인다.” 빌 게이츠는 매일 밤 1시간씩 독서를 하고 주말에는 4~5시간 동안 책을 읽는다. 신문이나 잡지 이외에도 자신의 관심 분야 주간지, 비즈니스 관련 다양한 책들을 읽는다. 이런 폭넓은 독서 습관이 그의 비즈니스 클리셰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클리셰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반복적으로 행동하는 게 우리 인간이다.
그러므로 탁월함이란 행동이 아닌 습관이다“. 결국 탁월함은 사소하고 작은 습관으로 완성된다. 창업가는 어떤 클리셰를 선택하고 지속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창업가의 클리셰는 내공을 쌓는 수련의 시간이다. 그 시간은 창업가에게 필요충분조건이다. 허영만 작가는 ”흔히들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사고가 딱딱해져서 창작생활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창의적인 일은 생활의 방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에서 나온다"라고 충고한다. 창업가는 되풀이되고 거듭되는 생활 속에서 해답을 찾는다. 나의 클리셰는 무엇으로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