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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명 Mar 06. 2021

서드 에이지


<‘Third Age’를 응원합니다>


제주에서 창업 강의를 시작하면서 유독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 햇볕에 그을린 얼굴, 진지한 표정, 바쁘게 무언가를 기록하는 손놀림. 그분의 첫인상이다. 그 이후로 4년이 지났다. 그분과 만나 좌충우돌 창업 스토리를 들었다. 서울 모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셨다. 학교에 염증을 느끼고 사직 후 무작정 제주로 오셨다. 연고도 없는 낯선 제주에서 창업은 쉽지 않았다고 말씀하셨다. 3년 전 창업한 사업 모델은 제주 신화를 접목한 여행 기획서비스였다. 1년 동안 사업을 준비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겹게 서비스를 개시하는 시점에 코로나19가 창궐했다. 사업은 중단되었고 집합 금지 명령으로 결국 휴업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셨다. 갑자기 의문이 생겨 물었다. “창업을 왜 하셨어요?”라는 질문에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도전과 배움을 놓고 싶지 않다.”라고 담담하게 말씀하셨다.






최근 직장인 대상으로 취업포탈 인크루트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27.4%가 조기 은퇴를 꿈꾼다고 한다. 30대 말 혹은 40대 초에 조기 은퇴를 하겠다는 목표로 회사생활 중 지출을 줄이고 은퇴자금을 마련하는 일명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부상하고 있다. 조기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한 설문으로 사업과 창업이 33.1%로 가장 높은 수치였다. 유엔이 2009년에 작성한‘세계 인구 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 보고서에서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호모 헌드레드는 homo(인간)와 hundred(100)의 합성어로 100세까지 장수하는 인간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파이어족과 호모 헌드레드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조기 은퇴와 고령화는 사회적으로 시사하는 바도 크다.


 미래는 50세 이전에 조기 은퇴가 가속화되고, 은퇴 후 30년 동안 일하고, 일 없이 20년 후 생을 마감하는 100세 시대다. 유럽에서는 생애 주기를 네 단계로 나눈다. 첫 번째 ‘퍼스트 에이지(First Age)’는 배움의 단계(Learning), ‘세컨드 에이지(Second Age)’는 배움을 통해 사회적 정착을 하는 단계(Doing), ‘서드 에이지(Third Age)’는 40세 이후 30년 동안 인생의 2차 성장을 통해 자아실현을 추구해가는 단계(Becoming), ‘포스 에이지(Fourth Age)’는 노화의 시기로, 성공적인 삶을 이룩하고 젊게 살다가 삶을 마감하는 단계(Integration)를 뜻한다. 이 단계 중 서드 에이지는 40세에서 70세다. 30년 동안 어떠한 성장을 도모하느냐에 따라 포스 에이지가 결정된다. 피할 수 없는 단계라면 서드 에이지를 즐기고 행복한 시기로 만들면 어떨까. 물론 어렵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의 숙명이다.




 은퇴한 교수님은 창업 도전으로 서드 에이지를 살아내고 있다. 포스 에이지에 어떤 결말을 맺을지 모른다. 교수님이 얘기했듯이 “죽을 때까지 도전과 배움을 놓고 싶지 않다”라는 바람은 분명 이루어질 것이다. 그거면 되지 않는가. 마크 트웨인은 얘기한다. 20년 후 당신은, 했던 일보다 하지 않았던 일로 인해 더 실망할 것이다. 그러므로 돛줄을 던져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 항해하라. 당신의 돛에 무역풍을 가득 담아라. 탐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당신의 서드 에이지 도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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