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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묭 Aug 11. 2023

지속가능한 습관 만들기 2: 매일 거두는 작은 승리

기록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지속 시리즈 1편: https://brunch.co.kr/@hamyong/21


습관이 내 몸과 머리에 박힐 때까지 지속하는 데에 그 과정을 기록하는 것이 도움을 준다.

실제로 나도 과정을 기록한 습관들을 아직도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습관을 위해 기록이라는 수단을 활용하는 이유는 ‘성취를 자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2. 과정을 기록하기


* 기록의 방식

기록을 하기 위해서는 종이와 펜 또는 휴대폰만 있으면 가능하다. 나는 핸드폰 메모앱에 기록들을 쌓아두는 편이다. 처음에는 꾸준히 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록하는 것을 택했지만 지금은 기록까지도 습관이 되어 나의 꾸준함을 보여줄 수 있는 발자취가 되었다.


1) 독서 기록

독서 기록을 말 그대로 읽은 책들을 기록하는 것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고등학생 때부터 읽은 책들의 목록을 기록해 왔다. 책을 더 즐겁게 읽기 위한 일종의 장치였다. 다독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건 아니지만, 책을 한 권 다 읽고 나서 책을 몇 권째 읽었는지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미션을 달성한 느낌이 들어 작은 뿌듯함들을 느꼈다.

메모장 독서 기록

지금은 메모앱 대신 ‘리더스’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독서기록을 하고 있다. 달력에 읽은 책이 책 표지로 기록되어 달력 칸이 채워지는 시각적인 재미가 있고, 어느 간격마다 책을 읽었는지 한눈에 볼 수도 있다. 이 방식으로 한 달에 1-2권을 읽기 시작해서 지금은 한 달에 최소 12권에서 많게는 17권을 읽고 있다. 

'리더스' 독서 기록

2) 운동 기록

뷰릿이라는 홈필라테스를 한 지 1년이 넘었다. 운동은 평생에 걸쳐 꾸준히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였지만 길어야 3-4개월을 겨우 채우고 포기해버리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 그 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몸의 변화를 사진으로 남겨둔다. 그날 한 운동 루틴과 식단을 상세하게 기록하는 사람들도 있다. 둘 다 시도해 봤지만 나에게 맞지 않았다. 사진으로는 실제로 내가 느낀 미세한 변화가 담기지 않았고, 운동루틴과 식단을 기록하는 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흥미가 떨어졌다.


지금 내가 하는 운동 기록 방식은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처음에는 매일 아침 눈바디를 하며 몸의 변화가 있는지 면밀히 살폈다. 그러다 미세한 변화라도 보이면 그날의 날짜를 적고 변화가 느껴진 부위를 적는 것이다. 어디가 어떻게 얼마나 변했는지 상세히 적지 않아도 된다. '2023.7.23. 어깨’ 이렇게만 적으면 끝이다. 어깨라인이 달라졌다거나, 어깨 통증이 줄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포인트는 아주 작은 변화라도 혹은 긴가민가한 변화라도 적는 것이다. 그러면 운동을 통해 몸이 변했다는 성취감을 또 얻을 수 있다.


큰 변화가 아니어도 의미 있는 이유는 이 기록을 통해 내가 운동에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나에게 맞춘 기록 방식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응용은 자신에 맞게 하면 된다.

운동 기록


3) 작은 승리 일기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책에서는 작은 승리(small wins)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상의 작고 소소한 승리들이 모여 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그 책에서는 이를 활용해서 ‘작은 승리 일기’를 적으라고 권했다. 어떤 목표가 있어서 그것을 위한 행동을 오늘 하나라도 했다면 무조건 기록하는 것이다.


나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하다가 포기하면 어떡하지, 안 해본 분야라서 잘 못 할 것 같은데, 어려워서 금방 지칠 것 같은데 등등 내 나름 새로운 도전이었기 때문에 드는 걱정들이었다. 그래서 ‘유튜브 승리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도록 스스로 응원해 주기 위한 게 목적이기 때문에 남들 눈에 비치는 게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나 해냈냐가 아니라 뭐라도 했느냐를 중점으로 기록했다. 핸드폰이 초기화돼서 이전에 작성한 메모는 사라졌지만 내 기억 속에는 남아있다. 기억을 더듬어 적어본다면 대충 이랬다.


1. 유튜브 채널 만듦(2023.6.10.)

2. 유튜브 채널아트 만듦(2023.6.12.)

3. 블로그에 유튜브 한다고 올림(2023.6.13.)

4. 유튜브에 올릴 영상 10가지 제목 뽑아보기(2023.6.14.)

5. 친구 A에게 유튜브 할 거라고 알림(2023.6.14.)

6. 유튜브 영상 찍음(2023.6.15.)

7. 파이널컷프로 프로그램 다운로드(2023.6.17.)

8. 영상 편집 첫 도전(2023.6.17.)

9. 영상에 음악, 효과음 삽입(2023.6.18.)

10. 영상 썸네일 만들기(2023.6.19.)


이런 식으로 유튜브에 관련된 거라면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적었다. 그러면 내가 목표한 것을 위해 무언가를 했구나 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게 되고, 다음 스텝은 뭘 할지까지로 생각이 이어진다. 관련된 행동을 하루에 3개 했으면 그 3개를 모두 적는다. 실제로 나는 유튜브 영상을 3개 업로드할 때까지 계속 적었고, 지금 6번째 영상을 편집 중이다. 만약 내가 영상 업로드를 기준으로 과정을 기록했다면 그 영상을 업로드하기까지의 수많은 과정들을 건너기가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사소한 기록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적고, 성취감도 더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다. 이게 내가 느낀 작은 승리 일기의 힘이다.



기록의 방식이 어떻든 상관없다. 목표를 이루거나 습관을 유지하기 위한 작은 보상들을 중간중간 심어주면 된다. 보상은 성취감일 수도, 다른 사람의 인정과 격려일 수도, 맛있는 음식이나 물건 같은 물질적인 보상일 수도 있다. 그중에서 내가 기록을 추천하는 이유는 핸드폰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적을 수 있고, 언제든 추가나 삭제가 가능하며 따로 돈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더 자주 기록할수록, 더 많은 것을 기록할수록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다음엔 뭘 해볼까’라는 재미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부터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자발적으로 더 나은 방식을 찾고, 그에 맞게 성장하게 된다. 각자에게 맞는 기록의 방식을 찾는 재미도 느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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