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다시 마음을 다잡고-
혼자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상
마음이 평온한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육아휴직의 '기본정신'은 '육아'에 매진하는 것인데, 기본 여건상 그게 잘 되지 않는 상태때문일 수도 있고,
휴직이 이제 반을 향해 뛰어가고 있는데, 계획했던 것보다 제대로 하고 있는것이 많지 않아서 그런 걸 수 도 있겠다.
새벽에 열심히 달리고 나서 '아자아자아자!' 힘을 모을 때에는 뭐든지 할 수있을 것 같은, 더 잘 될걸 같은 느낌이 가득한데, 그 느낌과 의지가 하루에도 몇 번씩 꽤나 자주 사그러 들고 피어오르고 사그러들고 피어오른다.
의외로 프로젝트를 오래 한 주 이기도 했고, 이와 별개로 일탈?을 꽤 많이 한 한 주 이기도 했다.
일단, 점심 샐러드 식단을 월요일부터 과감히 잊은 척하고, 라면왕김통깨씨를 먹어줬고 (오 맛있었다. 김가루고 고소고소한게- 참깨라면의 아성을 위협할 고소고소 라면) 생굴을 사다가 호로록 먹었고, 목요일엔 닭발을 사다 먹었고, 카페인 취약자인 주제에 밤에 에스프레소도 마셔줬고 금요일 낮에 수요일 못 쉰 것에 분풀이라도 하듯 맥주 한 캔을 기생수( 요즘 점심 애니메이션은 기생수다)와 함께 마셔줬다.
아... 뭔가 먹는걸로 스트레스를 풀어내려고 한 느낌- 하긴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미션이 상태라 여행을 떠날 수도 그렇다고 뭔가 살 생각도 없다면 내가 접하는 무언가를 바꾸는 것이 그나마 쉽고, 그 중 가장 쉬운건 삼시세끼를 바꾸는 것일테니- 조금 긍정적인 변화는 달리기 거리를 늘린것?^^
그래서 뭔가 다 풀렸나? 입가에 물집이 잡혔고 감기기운이 좀 있다-0- 뭔가 결론이 이상하지만 '나를 위한 시간'을 꽤 열심히 가졌다고 생각하자.
지난주와 다름없이 진행했는데... 블로그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 11/25일 평균조회수의 5배 정도 되는 유입이 있었다. 아침 6시부터 7시 사이에 왜 들어온거지? 아이디로 쓰는 defie 탓으로 보이는데
몰랐는데 defie (디파이) 는 사실상 탈중앙화 거래소를 뜻하는 의미라고 한다. 내가 조합해서 만든 의도와 다르게 누군가들이 이 이름을 쓰고 있는듯하다.
여하튼 주춤하던 블로그 조회수는 선전했고, 인스타그램은 참으로 좋아하는 이사카 코타로의 시리즈로 진행, 팔로워가 19명 정도 증가했다.
퇴고를 어느정도 끝내고 투고할 출판사들 리스트업을 정리 중이다. 지식In 답변을보니 '원고는 다 보내면 도용당할 우려가 있으니 조금만 보내라'라고 하던데, 대부분의 글쓰기 책에서 직접 '책을 만든'사람들의 의견은 '아직 책을 안 써본 사람일수록 원고를 다 보내라'였다.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길은 원고를 보내는 길 밖에 없다고- 그래서 그냥 원고는 뒤쪽 마무리가 조금 안된 부분을 빼고 다 보내기로 했고, 몇개의 사이트에서 출판사 리스트들을 모으는 중인데, 이게 자꾸 혹시... 안 좋은 회신만 잔뜩 받을까봐 메일을 보내는 것은 자꾸 미루게 된다. 리스트를 다 모아서 그 다음 한 번에 보내야지~ 라고 나를 속이면서 안보내는 중- 50곳 정도는 모은것 같으니 다음주 초에 퇴고한번만 더 보고 11월이 가기 전에 보내야겠다.
다른 것보다 이 프로젝트가 육아휴직이 그냥 그걸로 끝날지, 아니면 다른 답이 생길지에 대한 분수령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all-in 한 것은 아니지만 이게 잘 되면 다른 것들도 더 힘이 날 것 같아.
해빗트래커 팁을 카드뉴스로 만들었고, 욕심부렸던 것들을 다 빼고 최대한 심플하게 뺐다. 뭔가 잘하려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경직되는 버릇은 콘텐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자주 보던 인스타 누군가는 공구를 시작했고, 누군가는 책 커뮤니티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난 뭣부터 시작해야 되나... 구글 스프레드 시트로 전환한지 몇 개월 되지 않았는데 텀블벅에선 노션으로 만든 다이어리 파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내가 따라가면 누군가들은 더 멀리 뛰어가는 느낌.
그렇다고 자신을 한심해하면서 이곳저곳을 살펴보면 누군가들은 그다지 고민없이, 노력없이 슥슥 중하 품질의 것들을 자신만만하게 내놓기도 한다. 어설프게 높은눈과 그에 비해 평균언저리에서 노는 기획력+손을 가진 자의 폐해가 아닐까?
손으로 쓰는 것은 자신없고, 스프레드 시트도 아직 버벅대는 중
아무래도 플래너는 판매가 아닌, 커뮤니티화를 하는 베이스로만 써야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스토어에 대한 생각이 고개를 드는 한 편
콘텐츠로 비용을 지급받는 플랫폼들 몇개를 고민 중이다.
리뷰를 쓰고 글쓰기를 하고
뭔가 쓰는것은 내게 여전히 재밌다.
그것이 돈이 되지 않아서 문제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