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에서 근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저에게 있어서는 뉴발란스 만한 브랜드를 볼 수 없었습니다. 제 발 사이즈는 290이고 발볼이 넓기 때문에 국내 로컬 브랜드들은 대부분 280까지만 나오다 보니 신어보고 싶어도 늘 ‘그림의 떡’ 이 되고, 나이키의 경우에는 참으로 이쁘고 신어보고 싶지만 저의 발볼을 편하게 해 주는 신발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몇 번 신발을 사고 나서 대부분 실패를 했기 때문에 나이키 신발을 신지 못합니다.
그런데 10년 넘게 뉴발란스만 신다 보니 다른 신발도 한번 신어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퇴사 전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다가, 구매하게 된 신발이 바로 ‘호카 오네오네’ 브랜드의 본디 7이라는 신발입니다. 호카 오네오네는 2009년도 프랑스에서 설립된 신발 회사인데 지금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골레타에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시작했지만 미국 회사이고, 한국에서는 조이웍스 라는 곳에서 브랜드 유통을 하고 있습니다.
호카라는 신발 브랜드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는데 큰 공을 세운 신발은 바로 ‘본디 7’입니다. 일명 맥시멀리스트 신발이라고 해서 신발은 크게 어퍼, 미드솔, 아웃솔 이렇게 3개 부분으로 나뉘는데, 본디 7은 엄청 두꺼운 미드솔을 가진 신발로 이 신발 중 일명 ‘트리플 블랙’이라는 신발이 패션을 추구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조이웍스 라는 회사가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이 브랜드에 더 관심을 가지고 호감을 갖게 된 것은 바로 ‘트레일러닝’을 접하게 되면서입니다. 서울에만 하더라도 총 8코스, 157 km로 되어 있는 서울 둘레길이 있고 각 지역 자치구에서도 다양한 둘레길을 개발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트레일러닝을 하기에 상당히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마라톤 과 같은 로드 러닝이 대회도 안 열리고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저처럼 ‘트레일 러닝’에 입문하게 된 분들이 많아지고, 트레일 러닝 신발의 대표주자가 바로 ‘호카 오네오네’ 이기 때문입니다.
호카는 상당히 협업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쇼핑몰도 자사몰을 구축하지 않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를 통해 운영을 하고, ‘굿러너컴퍼니’와 같은 신진 유통망과 협업하여 제품 유통 및 이벤트 기획(하이원 트레일 대회 등)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본사에는 보유하고 있는 저가 대 신발을 한국에는 가져오지 않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는 가격 정책을 유지하여 판매금액을 극대화하기보다는 ‘프리미엄 트레일 러닝화’의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코엑스 스타필드에 브랜드 1호점을 오픈해서 기대감을 가지고 가봤는데 제품 라인업이 신발 외에는 단조로운 부분이 있어서, 의류와 용품 등이 강화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한국 유통 전개사가 그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본사에서 생각하는 부분이 ‘브랜드 정체성’을 추구하며 매출 볼륨보다는 브랜딩을 잘하는 회사와 협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좀 더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브랜드 지속성으로 봤을 때 국내에서 계속 성장하려면 트레일 러닝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라이프스타일 신발과 의류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