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금술사 Oct 13. 2018

엇박자로 사는 삶은 여유고 매력이다

단체로 뛰는 줄넘기를 할 때

정확한 박자에 맞춰 들어가고


노래방 화면에 표시되는 가사에

정확한 박자에 맞춰 들어가는


그런 일에 우린 익숙하다.



딱 떨어지는 정박자로 살아야만

남들에 뒤떨어짐없이

세상의 속도에 맞춰

겨우 한 사람 몫을 해내는거라 생각했다.


무수하게 놓쳐 버린 삶의 박자들.

기회와 순간들.


정박만이 옳다고 강요하는 삶에서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마디와

뒤늦게 알아차려 먼저 보낸 마디는

고스란히 내 상처와 좌절의 불협화음이었다.



과연 인생도

정박으로만 살아야 하는걸까


조금 삐끗해도

나만의 느낌과 흥

그리고 내 리듬에 따라 자유로이 들어가는

엇박을 틀렸다고 할 수 없듯이


우리도

세상의 악보가 정해놓은 엄격한 박자감이 아닌

나만의 속도와 타이밍으로

반박자 빠르거나 한박자 느리게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닐지.

그게 더 우리 삶에 가까운 건 아닐런지.



30주년을 맞은 가수가 부르는

관록이 담긴 히트곡은

수십년 전의 그것과 많이 달라 있다.


모두가 간절한 첫소절부터 엇박으로 시작해

묵은 곡에 새로움을 주거나

작곡가가 그려놓은 깐깐한 규칙에서 벗어나

현란한 애드리브로 관객을 감동시킨다.


정박도 중요하지만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나만의 엇박을 여유롭게 허용하는 것.

조금 더 너그러워 지는것.

거기에서 더 풍성한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것.



뜻하지 않은 엇박도 인생의 일부인양

박자를 자유롭게 가지고 노는 당신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작가의 이전글 반려견의 임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