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대표 Jan 02. 2024

사색하는 사람에게는

잠들기 전 독서가 습관이다. 정리되지 않은 서재 책상 위에는 읽다 만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데, 아무 책이나 골라잡고 읽다 보면 스르르 잠이 든다. 스탠드 조명을 위로 삼아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책을 읽다 보면 매혹적인 밤이 찾아온다.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앞두고 크리톤과 나눈 대화를 책으로 엮은 것이 플라톤의 <크리톤>이다. 작품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는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라는 주장도 여전히 타당하다'는 의견을 주장하며 크리톤에게서 그 동의를 얻는다. 작품에서 소크라테스는 아들들을 교육하고 양육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남겨두고 떠나는 자신에게 조언하는 크리톤을 향해 사사로운 일에 불과하다며 일축해 버린다.


"자네가 제기하는 비용과 평판과 자녀 양육 문제는, 솔직히 말해서 크리톤,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사형에 처했다가 그럴 수만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되살려줄 사람들, 말하자면 대중이나 생각해 볼 일일세."

-크리톤 48C 중에서-


사색이 항상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말이 모두 진리는 아니라는 말이다. 어떤 사람들의 의견은 존중하되, 어떤 사람들의 의견은 존중하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도 엄연히 이야기하면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반면에 사색하지 않으면 이런 질문 자체가 용납되지 않으며, 이해할 수도 없다. 자녀교육만큼 중요한 건 없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을 시대상황도 분명히 있었으리라. 


글쓰기는 사색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된다. 내면의 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들 중 하나다. 시끄러운 환경을 정리하고, 조용하거나 차분한 곳에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는 글을 써보자. 좋은 글이 나오거나, 아름다운 글이 나오거나 둘 중 하나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 쓰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