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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Apr 02. 2024

출간작가가 되고 싶은 진짜 이유

중요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구


간절히 기다리는 것이 있다. 이토록 간절히 원하는 욕구를 가진 게 참으로 오랜만이다. 벌써 2년째 지속되어 온 마음, 누르려해도 눌러지지 않는..

그건 바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


굳이 하고 많은 일들 중 왜 유독 책 쓰기에 꽂혔을까? 겉으로 그럴듯하게 대는 이유 말고 진짜 솔직한 이유가 뭘까? 오랜 시간 고심하며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내 이름 뒤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은 걸까?

마치 상담사가 자격증을 따듯 책을 낸다는 건 진짜 작가로 인정받는 것 같아서일까?


출간작가가 되고 싶은 건 맞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작가가 되고 싶은 건데? 작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지적이고 깊이가 있고 깊은 사유를 하는, 한마디로 뭔가 있어 보이는 느낌이다.

상담사와는 달리 약간 예술성이 첨가된 이미지랄까?


그런 의문들은 수면 위에 한참 떠올랐다, 사라졌다를 반복했다. 출간을 한 작가님들을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언젠가는 나도..'란 마음을 품고 지냈다.






요즘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 있다. 자기 계발서의 고전이라고 불리는 이 책을 이제야 접하게 된 것이다.

1936년에 출간되고 6000만 부나 판매된 베스트셀러인 책이다.


"대인관계 기술을 향상하는 방법"을 이처럼 명쾌하게 쓴 책이 있을까?

예를 들어, 사람들에 대한 비난을 삼가라, 진심 어린 칭찬을 하라, 다른 사람에게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라 등.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방법들이다.


그런 기본적인 방법들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실제적으로 썼는지 나도 모르게 설득당하고 있다.

'역시 고전은 뭐가 달라도 달라.'


그렇게 읽어나가던 중 내 시선이 감전된 듯, 한 문구에 가서 착 달라붙었다.


인간 본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인정받고 싶어 하는 갈망이다.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결코 참을 수 없는, 그리고 절대 사라지지 않는 타는 듯한 갈증이라고 했다.

책을 출간함으로써 중요한 존재라고 확인받고 싶었던 거구나..


' 이게 그토록 책을 내고 싶은 이유였단 말인가!!'

그동안의 의문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바로 작가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나의 존재가치를 '작가'에서 찾고 싶었던 거겠지.

상담사로는 나름대로 인정받은 느낌이 드니  이젠 글을 잘 쓴다고 인정받고 싶었나 보다.


어린 시절의 열등감으로 기인하는 인정욕. 하지만 이제는 자존감도 높아졌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느꼈는데, 아직도 인정욕에선 벗어나지 못했단 말인가?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구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살아있는 한 계속되는 갈망이라고 한다. 누구는 돈을 많이 버는데서, 누구는 학식이 높은 것에서, 누군가는 유명해지는 것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낀다.


난 글을 잘 쓴다는 것에서 존재가치를 느끼고 싶다.

그렇다면 글을 잘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다. 하루아침에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글 쓰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선 꾸준한 훈련밖에 없음을...


예전에 한 작가님이 " 이런 식으로 글 써서 투고하면 출판사에서 일기를 보냈다고 할 거예요."란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이 그때보다 글 쓰는 능력이 확 향상되었겠나?


그래, 아직은 책을 내는 건 시기상조였어. 어떤 방식으로든 책은 낼 수 있겠지만 좋은 책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아직 내 실력으론 어림없다.

나 스스로를 만족시키기도 어려우면서 타인의 인정을 원하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게 fact니 담담히 받아들이자.




그 책에 자신의 묘비명에 뭐라고 쓰고 싶은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사람이 원 없이 사랑하다 여기에 잠들다."라고 쓰고 싶다.


민유야.. 그냥 중요한 존재 말고 따뜻한 존재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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