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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유 May 31. 2024

일상이 여행인 삶(1)

강릉 명주상회


강릉살이 1달 차.

오늘은 아무 스케줄이 없는 금요일이다. 원래도 스케줄이 많은 건 아니지만.

이번주에 수영을 시작해서 좀 지친 느낌이라 오늘은 집에서 쉬려고 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맑고 청명했다. 이런 날 집에 있는 건 날씨한테 미안한 일.


아침에 강릉 컬처 &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시나미>를 읽다가 알게 된 <명주상회>가 갑자기 가고 싶어졌다.

여행자의 카페로  인도의 짜이차가 유명하다고..


식사로는 네팔 가정식인 '짜이 플레이트'도 유명하다고 했다. 먹으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해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마침 '짜이 플레이트'중 중요한 재료가 소진되었다고 하셨다.


"바질밥도 맛있어요. 바질 페이스트에 비빈 밥이에요. 요즘 이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네 그럼 12시쯤 찾아뵐게요"


호기심 많은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는 기회가 생겨 기대를 가지고 명주동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국적인 향기가 제일 먼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사장님도 "아까 전화하셨던 분이시죠?" 하며 반갑게 맞아주셨다. 긴 파마머리에 편안한 느낌을 주시는 분이셨다. 과거에 어디서 본 듯한 느낌.


"아침에 시나미 잡지 보고 오게 된 거예요"라고 하자 "시나미를 만드는 본거지에 오신 거예요. 편집자들과 여기 모여서 작업하거든요."

" 어머. 뭔가에 이끌리듯 꼭 가야겠다, 느껴졌어요."




크지 않은 공간을 두 리번 두리번거렸다.

우리의 레이다망에 들어온 정보들이 엄청 많았다.

이곳은 카페이면서 명주동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문화적인 행사도 많이 하신다고 했다.

지금까지 했던 행사들의 포스터가 벽에 가득 붙어 있었다. 북토크, 음식팝업 행사, 스터디 모임, 영화모임 등.



인도에서 사 오신 소품들도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비록 인도여행을 한 적은 없지만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지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언젠간 인도에 가보리라 결심을 하게 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기다리던 '바질밥'이 완성되었다. 원색적인 빨간색 접시에 담긴 초록색 밥과 샐러드의 대비가 입맛을 돋웠다.

바질밥의 맛은 내 글솜씨로는 표현불가이다. 와서 드셔보시는 수밖에...

너무 고소하면서 건강한 맛이랄까?


짜이차는 여러 가지 독특한 향들이 밀크티에 가미된 것 같은, 아주 괜찮은 맛이었다.

중독성이 있다는데 이미 중독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재료로 이렇게 많은 것들이 들어간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쌍화차 같은 건강한 차일 것 같다.

역시 급하게 결정하고 오길 잘했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공간, 새로운 음식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시간을 보냈다.


팝업 행사도 많이 하신다고 해서 방명록에 연락처를 남기고 꼭 연락해 달라고 하며 아쉬운 마음의 여운을 남기고 나왔다.


" 책 한 권 들고 오셔서 하루종일 있다가 가도 되니

언제든 오세요"


오늘도 여행 같은 하루를 보냈다.

우리의 강릉앓이는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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