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민유 Jun 10. 2024

그림을 통해 연결된 작가님과의 인연

14년 차 강릉여행자


그림은 그 사람의 내면이 투사된다고 했었지.


우리의 만남은 그림으로 시작되었다.

강릉에 대한 잡지 <시나미>를 보다가 눈에 확 띄는 그림을 발견했다.


내가 좋아하는 핑크, 보라, 초록이 적당히 조화된 일러스트 그림.

강릉의 남대천을 주제로 그린 그림이었는데 <남대천 억새밭>과 <안식처>였다.




그림에 빨려 들어가듯 그 작가님이 궁금해졌고 그 작가님의 인스타를 검색했다.

베레모를 쓰신 미모의 작가님의 모습을 보며 '역시 외모도 그림만큼 예쁘시구나'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어를 전공하셨지만 어떤 운명적 이끌림에 의해 일러스트 작가가 되셨다고...

14년째 강릉에 살고 있지만 자신을 14년 차 '강릉 여행자'라고 표현하셨다.


인스타에 올라온 작가님의 그림들을 보며 예전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듯, 아련하면서도 친밀한 감성을 느끼게 되었다.

마치 첫사랑을 다시 만난 느낌이랄까?


그림에세이집을 내신 출간작가이시기도 해서 작가님의 책 <강릉이 취향이라서요>와 <카페인강릉>을 바로 주문했다.


작가님이 처음 강릉을 사랑하시게 되는데 큰 역할을 했던 장소와 음식점, 카페들을 작가님만의 포근한 감성으로 그리고 글로 표현하신 책이었다.


아마 난 이미 강릉앓이를 시작했지만 그 책을 다 읽을 때쯤엔 그 병이 상당히 깊어질 거라 예상이 되었다.



책에 있는 그림 중 두장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상담실 한 면이 텅 비어 허전했는데 이 그림을 걸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의 인스타 디엠으로 문의를 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주문할 수 있는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연락을 하다가

갑자기 내가 불현듯,

"작가님 크리스천이세요?"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셨다.

"저도 이사 오고 강릉ㅇㅇ교회에 등록했어요"라고 했더니 그다음 대답은 "헙, 헙" 하시는 거다.

설마....

맞다. 같은 교회 교인이셨던 거다.


진짜 팔에서 소름이 드드득 끼쳤다.

'이 만남도 우연이 아니었구나..'

그리고 통화를 하는데 차분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의 통화는 40분 이상 지속되었고 이틀 후 작가님 집에서 하는 속회(구역예배)에 참석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마치 빛의 속도로 가까워진 느낌♡


최근에 강릉에 와서 하나님을 함께 믿는 믿음의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는데 기도가 응답되었던 것이다.


속회 하는 날, 약간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면서 작가님의 집으로 들어갔다.

" 아니 처음 뵙는 분이신데 10년은 알고 지낸 사람 같아요"라며 반겨 주셨다.


은혜로운 예배시간이 끝나고 집에 올 때 작가님이 마음에 들어 하는 그림을 프린트한 것과 작가님이 만드신 강릉 다이어리등 선물을 잔뜩 주셨다.


집에 돌아와 상담실에 앉아 주신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너무 예뻐서 눈물이 차올랐다.

작가님과 나의 내면은 닮았나 보다.

이렇게 그림이 마음에 들고 가슴 저리게 좋은 걸 보면...


요즘 감사함에 가슴이 벅차오를 때가 많다.

역시 하나님은 내 기대보다 더 좋은 걸 주시는 분이시다.

앞으로 강릉에서의 삶도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사뭇 궁금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강릉 수영장엔 걷기 zone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