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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후 May 22. 2022

50년 뒤의 나에게.

내게 남은 시간이 4시간밖에 남지 않았다면.(미리 쓰는 유언장)

안녕 xx야? 이제 몇 시간 후면 넌 이 세상에서 없어지겠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야. 조금 허무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우니, 마지막으로 몇 자 적어볼게.




마지막이라 하니 그동안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

얼마나 많은 날들이 있었니.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도 있었고 

즐겁고 기뻤던 날들도 있었지.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지금 돌아보면

나에게 전부 소중한 순간들이었어. 그 순간엔 그것이 세상에

전부인 것처럼 울고 웃고 했는데, 그것도 아니더라.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넌 참 많은 것을 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

조금 나은 삶을 위해, 좀 더 성장하기 위해,

너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또 실패도 많이 했지.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쓸데없이 열심히 사냐"라고 너 자신도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한 번뿐인 자신의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것에

대견하고 멋있어. 그 부분에선 넌 정말 멋있어! 칭찬해! 




아, 그리고 하늘에 감사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네가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조금 일찍 깨달아 참 감사하고 다행이야. 

덕분에 좀 더 내가 일찍 내가 바라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잖아.




물론 안 좋은 날도 많았지.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과대평가해서 나를

하찮은 존재로 여기던 날도 있었고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만족하지 못했던 날도 많았어. 

이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 부질없더라.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줄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그러지 못했어. 그 시절이 나에게 가장 미안한 한 때 였지. 




다시 돌아간다면, 아니 지금 누군가에게

딱 한 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좀 더 이기적으로 살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

어차피 타인은 내 삶에 큰 관심이 없으니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은 자기 자신만이 책임질 수 있어. 그걸 꼭 기억하며 살았으면 좋겠어.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아버지 어머니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이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셔서요.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당신들 덕분에 제가 태어날 수 있었고, 갓난아기 때부터 물심양면 저를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은혜는 눈 감는 날까지 잊지 못할 거예요. 

아, 그리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수고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다음 생에 다시 만난다면 부모 아들이 아닌, 친구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때 다시 만나면, 늘 옆에서 제가 힘이 되어 드릴게요.




 어느 누구의 삶도 찬란하지 않고 빛나지 않은 삶은 없어. 

그저 다를 뿐인데, 그것을 죽음이 가까이 와서야 깨닫네..

누군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묻는다면 한 가지만 말해주고 싶어.

이 세상의 대부분 많은 것들이 

누가 정한지도 모르는 관념, 기준, 표상들이 많아.

그런 것들에 자신의 삶을 따라가지 말았으면 좋겠어.

그냥 자신이 원하는 삶, 가치관, 주관을 가지고 당당히 살아. 

네 가슴이 원하는 대로, 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말이야. 남에게 피해만 안주는 선에서

그냥 막살아버려. 너의 삶에 한 점의 후회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말이야.




 세상과 사람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고 좋게 쓰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너에게 말해주고 싶어. '참 잘 살았다'라고.

이제 넌 어디로 갈지 모르지만, 어딜 가든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

만약 다음의 생이 또 있다면, 그때도 난 너의 삶을 응원할게!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네. 점점 몸이 가벼워지고 있어. 

아무튼 다른 사람들이 너를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나만은 너의 모든 순간들을 기억할 거야. 

그동안 정말 고생했어. 푹 쉬어!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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