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경계를 긋는다.
온전하지 못한 고민들이
외계로 쏟아질 것처럼,
밤을 넘어서며 드문드문 젖어간다.
자색의 구름들이
또 하나의 벌판 위로 몰려가고
제 몸 가누지 못한 채로
걸어가는 몽상가는
멸종된 동물을 찾아 떠나가는지
그 날의 기억하나 가누지 못하는 나는
아직도 밤 그늘 한가운데에 있다
시린 아픔을 제 몸에서 떼어내는 일은
오늘 하루뿐이 아니었으므로,
몇 해를 지나 느슨해진 침묵을
타일러야만 하겠지
바람이 한적하고 쓸데없이 고요한 날
눈 먼 무녀처럼
등에 업을 이고 무뎌져야 할 생(生)일까
조각으로 나뉘어 흔적을 남기는
시린 치아(齒牙)들 마냥
틈과 틈 사이로 잊혀져 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