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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카테리나 Jun 18. 2023

<세 여자의 이탈리아 여행기>

 이탈리아 여행 두 달간의 생존기 1화:카타니아 입성

1. 226만 원을 주고  새로 티켓을 구매하라고?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두 달 동안의 숙소 예약 및 자동차 렌트 피렌체 두오모 티켓, 밀라노의 최후의 만찬 등 모든 예약을 마친 상태다. 여행을 즐기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이었다. 이미 비행기 체크인도 해놓았겠다 짐만 부치면 될 거라 생각하고 카운터로 갔다. 짐을 부치며 카운터의 직원과 대화를 하던 중에 시칠리아는 멋진 곳이니 꼭 한 번은 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짐을 부치며 이 짐을, 환승하는 로마에서 찾지 않고 카타니아에서 찾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직원 대답이 로마->카타니아행 비행 일정이 안 뜬다는 거다. 상사인 매니저한테 물어보고 답변을 해준댔는데 그 시간이 제법 걸렸다. 그리고 매니저의 답은 로마->카타니아행 ITA 항공은 예약이 안돼있다는 거다. Goto Gate에서 에티하드 항공:인천-로마-ITA:로마-카타니아, 에티하드:밀라노-인천행 티켓을 예매해서 이미 지불이 끝난 상태인데 카타니아행 예약이 안 됐다니! 짐을 연결해서 카타니아에서 찾으려면 로마에서 카타니아 가는 티켓을 새로 구입하란다. 


오 마이 갓!


그리고 덧붙여지는 말은 카타니아행이 노쇼라서 리턴티켓도 쓸모없어져 새로 구입해야 한단다. 그런 말이 대체 어딨어? 기가 막혔다. 전체 일정을 완전히 새로 끊으려면 왕복 226만 원이라고!


멘붕이었다. 


잠시 고민 끝에, 일단 로마까지 가는 건 문제없으니 일단 로마까지 구매해 놓은 표를 이용하고 로마-> 카타니아 티켓만 168유로를 주고 다시 구매하기로 했다.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일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카타니아까진 가야 했다. 두 달간 여행할 숙소도 이미 다 예약해 놓았고 숙소비도 만만치 않게 지불이  된 상태였다. 여행을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아무튼.... 친구는 8:15AM을 예매해서 카타니아에서 짐을 찾는 걸로 연결을 시켰다.  난 예매하는 중에 계속 오류가 뜨고 시간이 흐르는 사이 70유로가 올랐다. 그리고 내 카드로는 어떤 이유에선지 계속 오류가 나서 결국 예매에 실패했다. 결국 난 짐을 로마에서 찾아서 카타니아행 비행기에  다시 싣기로 했다. 에티하드 항공 직원이  last call 시간이라며 빠른 검색대를 통해 보딩 할 수 있도록  확인용 스티커를 붙여주며  안내해 주었다. 


거의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오른 셈인데 비행기에 빈좌석이 많이 보인다.

여행일정이 시작부터 꼬인다.  체크인할 때 편하게 가보겠다고 내 옆좌석 빈자리 확보에 70유로 추가했는데 막상 타고 보니 빈자리 많이 보이고, 카타니아행 티켓 새로 구매해야 하고, 바깥풍경은 비행기 날개만 보이고....

카타니아행 티켓 예매를 환승공항인 아부다비에서 다시 시도해봐야 할 텐데 거기선 와이파이가 잘 될지도 걱정이다. 10시간여의 긴 비행시간 동안 잠도 안 오고 걱정만 된다. 

아부다비에 내리자마자 와이파이를 연결해 보니 잘 된다.  ITA항공에 접속해 아침 9시 50분 카타니아행 티켓 구매에 성공했다.


 환승을 해서 7시간여의 비행시간 동안 자다 깨다 하며 아침을 맞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도착시간이 늦는다. 원래는 7시 05분 로마도착 예정이었는데 7시 40분 도착예정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친구의 티켓은 8시 15분인데....

속이 타들어간다. 가끔은 예정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경우도 있던데 속으로 간절하게 일찍 도착하길 빌어보았지만 7시 38분에 도착했다. 그리고 친구는 8시 15분 비행기를 놓쳤고 티켓은 다시 구매를 해야 한단다. 


오 마이갓!!!

에티하드비행기가 늦어서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에티하드 항공사에 연락해서 확인을 받아오란다. 불가능에 가까웠다. 결국 친구의 티켓에 대해 문의하고 상담하는 사이 나도 탑승 시간이 늦어졌다. 친구는 피눈물을 머금고 다시 12시 10분발 티켓을 318유로에 재재구매했고 난 늦은 페널티 30유로를 내고 12시 10분발 카타니아행에 함께 타기로 했다. 로마에서 카타니아까지 1시간, 드디어 카타니아 도착. 우여곡절 끝에.

새로 구매한 카타니아행 티켓

공항에 illiad라는 유심이 있었다. 들어보지 못한 브랜드 유심이라 믿음이 가지 않았다. 내 경우에는 주로 보다폰 유심을 많이 사용했었다. 하지만 주말이라 유심카드를 사지 못할까 봐 그냥 구입하기로 했다. 심카드 10유로, 데이터 150G에 9.9유로에 구입하며 물었다. 직원은 이탈리아 메이저 탑순위 4에 들어간다며 한 달 후 충전도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카타니아 생선시장
생선시장에 있는 음식점들

공항 앞에서 시내로 가는 Alibus를 탔다. 요금은 4유로. 숙소까지의 거리도 멀지 않았다. 숙소는 생선시장에 면한 숙소다. 우리가 쓸 수 있는 방이  3개였다. 각자 방 1개씩. 숙소는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예쁘고 웰컴주스도 준비되어 있다. 방 창문을 열면 바로 생선시장이다. 최고의 숙소다. 주인인 마크는 열쇠사용법과  세탁기의 위치 사용법 등을 알려주고 에스프레소 커피까지 내려주고 잘 지내라며 인사를 하곤 돌아갔다. 


그리고 집주인 마크가 알려준 맛집 Al Vicolo Pizza& Vino에 갔다. Tagliere platter와 맥주를 주문했다. 도마 위에 각종 구운 채소와 고기, 과일 살라미 등이 모둠으로 나오는 메뉴인데 양도 푸짐하거니와 맛도 있다. 심지어 가격도 착한 편이다. 어렵게 카타니아에 도착한 것을 보상이라도 받는 기분이다. 


과일, 치즈 살라미, 구운 채소 등이 함께 나오는 모둠메뉴

그리고 밤 10시 넘어 한 사람이 도착했다. 이렇게 세 사람의 이탈리아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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