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돌 Feb 14. 2024

도움에도 각자의 방식이 있음을

저마다의 스티일로 주고받는 삶



  카페를 열며 주위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다. 내가 청해서 받은 도움도 있었지만 청하지 않았는데 받은 도움도 많았다. 꽤 오랜 시간을 먼저 연락하지 않는 스타일로 사람들과 교류해 온 나로서는 무슨 인복을 이렇게 타고났나 싶어 감개무량한 날들이었다.


 어떤 친구들은 현금 지원을 해줬다. 상당한 액수라 여기저기 요긴하게 가게&가계에 보탤 수 있었다. 어떤 친척들은 큰 화분을 보냈다. 그래도 역시 개업 축하 금전수니 행운목이니 있어준 덕에 매장 분위기가 밝아졌다. 또 어떤 친구는 액자 선물을 줬고, 어떤 친구는 1잔 시켜서는 10잔 가격을 카드로 긁어서 매상을 올려줬다. 회사 동료들을 우르르 데려온 친구도 있었다. 그 밖에도 어떤 형들은 벽시계며 휴지통을, 어떤 여성들은 핸드워시며 방향제를 선물해 줬고, 어떤 동생은 멀리서 찾아와 영수증 리뷰며 인스타 홍보를 해주기도 했다.




 

  가만 돌이켜 보면 괜스레 웃음이 난다. 지인들이 저마다 카페에 들러서 준 도움이 제각각이라 고맙고도 신기한 마음이 들어서다. 심지어 다 같이 친한 친구들조차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거였다. 나이가 좀 들어서 그런가, 딱히 주위에 기대거나 기대하지 않으려고 얼려버린 마음을 이 사람 저 사람 드나들며 녹여버린 기분이었다.


  경조사든 대소사든 이러한 일들을 겪어나가며 깨닫는 게 있다. 뻔한 말로 풀자면,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란 사실이다. 내가 작정하고 건넨 도움을 다음번에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에 때때로 불공평하게도 느껴지는 세상사이지만, 작정하지 않아도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건네온단 점에서 세상은 대체로 공평하단 안도감을 얻는 게 우리의 삶 아닐까?




  아... 글 말미에 문득 흔한 연말 시상식 장면이 떠오른다. 늘 곁에서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가족, 친지, 연인... 빠짐없이 나열하느라 진부하기 짝이 없는 축사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다. 이참에 늘 내 곁을 지켜주는 고마운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거듭 전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클라스, 소모임 가능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