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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나 Dec 26. 2023

나는 무정하다

03 서투른나의시

       

절절한 이별 노래는

급속냉각한 나의 차가움을 감추는 가면일지 몰라.


경계 없이 넘나드는 뜨거운 열기를

사랑이라 우겨왔지만

어느새 닿으면 공기마저 앓게 만드는 흑마술이지 뭐야.


그래도 초록과 빨강, 주황과 파랑은,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데 제격이란 걸 알아.

정반대의 둘이 섞이면 새로운 빛깔을 낸다는 것도 .


그래선가봐, 나는 종종 당신의 문 앞을 서성대다 똑똑똑 노크를 해.

당신이 놀라며 살짝 문을 열어주면

한 발을 들이려다 이내 돌아서버리지.

내 안으로 숨어드는 은폐가 황폐가 아닌 걸 아니까.

함께 만든 온기가 너무 짧은 순간이라는 것도.


무엇이 사랑이고 무엇이 사랑이 아닐까?     


모든 절절한 이별 노래는

내가 모르는 나의 냉혹함에 놀란 나의 눈물일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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