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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영 Jan 13. 2019

아름다운 러시아 중세도시 여행 (2)

빛나는 러시아의 황금 고리, Золотое кольц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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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페레슬라블-잘레스키 / Переславль-Залесский


굳이 번역 하자면 ‘숲 너머의 페레슬라블’(?) 정도 될 것 같다. 유리 돌고루키(Юрий Долгорукий)가 이 지역에 세운 여러 도시 (모스크바, 유리예프-폴스키 등등) 중 하나로 야로슬라블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근처에 플레셰예보 호수가 있는데 해질녘에 호수 너머로 지는 해를 오리들과 함께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표트르 대제가 어린 시절 호숫가에서 장난감 배를 가지고 놀면서 러시아 해군 창설을 꿈꾸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레슬라블은 기차가 지나가는 길목이 아니고 버스도 많지 않아서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다만 교통이 안 좋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당시 모습이 잘 보존돼있다는 뜻! 다른 곳들과 다르게 낡은 외벽에 보수하지 않고 그대로 뒀기 때문에 날 것 그대로의 모습들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처럼 구경할 수 있다.




7. 칼랴진 / Калязин


모스크바같은 화려한 메가폴리스에서 별을 보기란 정말 ‘하늘의 별’ 따기다. 뭐...소비에트 시절 온갖 건물이란 건물에 박아놓은 빨간 별은 많다. 아무튼 여름의 청명한 러시아 날씨에 별과 은하수를 보고 싶다면 모스크바를 나가야 한다.

그렇게 모스크바 버스터미널에서 카쉰행 버스를 타고 고작 한 시간 정도 가면 나오는 마을인 ‘칼랴진’에서는 여름 밤 매일 쏟아지는 별들과 은하수를 즐길 수 있다.

칼랴진은 볼가 강에 인접해 있는 마을인데, 댐을 만들면서 잠겨버린 수도원 종탑으로 유명하다. 낮에는 나룻배를 타고 왔다 갔다 할 수도 있고, 밤에는 그 어떤 건물에도 조명을 켜지 않는 완전한 암흑 속에서 별들을 구경할 수 있는 보석 같은 마을이다!



8. 로스토프 벨리키 / Ростов-Великий

로스토프 크레믈 (Ростовский кремль)


야로슬라블 바로 옆에 있는 도시로, 원래 이름은 그냥 ‘로스토프’였으나 러시아 남부 돈 강에 위치한 ‘로스토프 나 도누’와 구별하기 위해 ‘Great Rostov’, 로스토프 벨리키로 부르기 시작했다.

러시아 중세도시 답게 로스토프 크렘린을 중심으로 여러 교회와 수도원들이 흩어져 있고, 바로 옆의 네로 호수에서 돛단배를 탈 수 있다.


하지만 야로슬라블 밑에 있어 관심을 많이 못 받았는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버려진 성당 건물들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고, 가장 중심이 될 법한, 은색 꾸뽈의 ‘우스펜스키 성당’의 내부는 무슨 공포영화의 세트장처럼 을씨년스럽게 버려져 있기도 하다. (5월에 들어갔는데 내부에서는 입김이 나왔음)




9. 툴라 / Тула

야스나야 폴랴나

툴라는 모스크바 근교의 오래된 도시이기는 하나 ‘황금 고리’에 끼지는 않는다. 모스크바 남쪽으로 버스를 타고 세 시간 정도 나오는 툴라는 사모바르 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톨스토이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Ясная Поляна)로 가장 유명하다.

영지에 가면 아름다운 호수와 당나귀, 거위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저택에 들어가면 대문호의 작품들이 탄생한 요람을 구경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





10. 코스트로마 / Кострома

이파티예프스키 수도원

보통 ‘근교 여행’을 갈 때, 기차로 3시간 걸리는 야로슬라블 까지 가는 것도 멀어 보이지만, 가장 멀리 떨어진 코스트로마는 기차로 6시간이 걸린다. 근교 여행도 러시아 나름의 스케일이 있는 것이다.

수 백 년간 러시아 제국을 이끌었던 로마노프 왕조가 탄생한 ‘이파티예프스키 수도원’이 코스트로마에 위치해 있다. 다만 거리가 거리인지라 관광객들은 거의 없다. 조용한 볼가 강가를 거닐며 러시아의 새로운 시대를 연 출발점에 가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도시!

시내 중심가에는 광장을 중심으로 소방탑, 시장, 수녀원 등이 죽 늘어서 있다. 코스트로마의 수녀원의 경우 매우 엄격한 곳이므로 여성의 경우 스카프를 머리에 둘러야 하며, 남녀 불문 민소매, 또는 반바지의 경우 구비되어 있는 천으로 몸을 감싸고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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