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동갑내기 알파세대가 왔다.
알파세대는 어릴 때부터 스마트 기기에 익숙해서 때로는 쪽쪽이(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물리는 물건), 때로는 장난감, 때로는 교육 수단으로 각종 기기를 접하고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음 이 용어를 사용한 것은 호주 맥크린들 연구소의 마크 맥크린들 소장이라고 한다.
마크 맥클린들 소장은 X, Y, Z세대 이후 2010년생부터 2024년생까지를 알파세대라고 칭했다. 그리고 알파세대의 특징에 대해 윗세대와 동시대를 살며 같은 기술을 이용하지만, 활용 방식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알파세대는 시각적인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구글이 아닌 유튜브를 검색 엔진으로 활용한다고 꼽았다.
집콕의 긍정 효과,
내 아이를 알게 됐어요.
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알파세대의 디지털 접근성은 더 높아졌다. 올 초에는 유치원 개학과 학교 등교가 연기되었고,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방역 단계가 올라가면서 아이들이 집에서 스마트 기기를 대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전자파, 온라인 게임 중독 등으로 걱정이 많아지는 부모가 늘었지만, 반면 이 시기를 통해 알파 세대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경우도 있다.
2020년 4월, 이코노미조선에서 알파세대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담 내용(2020년 4월 6일 자 기사, '알파 세대 키우는 밀레니얼 엄마들의 5人5色 교육법')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다양하고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알게 된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아이도 재미있어하고, 부모가 아이의 학습 능력을 파악하기에도 좋았다는 것이다. 물론 디지털 기기 활용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아이와 소통하며 절충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자녀 교육 비상, 전쟁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내 자녀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로 여기는 학부모도 많아졌다.
불안은
우리 모두의 숙제
한편, 알파세대 뿐 아니라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현세대 자체를 하나로 묶어 '코로나19세대'라고 명명하며 확진자, 확진자의 유가족뿐 아니라 전체 국민 개개인의 정신건강에 많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경기연구원이 진행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가량은 코로나19로 인해 불안이나 우울감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또한 연령이 높아질수록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어 기반 빅데이터 분석도구인 네이버 데이터랩(Datalab)에서 불안, 우울증, 코로나블루 등의 키워드 트렌드 추이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나타난다.
독특했던 점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견된 초창기인 3~4월에 비해 최근 9~10월에 검색된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많은 이들이 불안해하고, 우울감을 겪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가 앞당긴 디지털 시대는 알파세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만,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켰다. 사람보다는 스마트 기기가 더 익숙해졌고, 확진에 대한 공포심은 내가 오늘 만날 누군가를 더 멀리하게 했다. 하지만 사람은 나 홀로 남겨졌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불안감이 증폭하게 된다. 우리는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세대인 우리 모두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