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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동주 Feb 24. 2021

사람은 보고 싶은 것들만 본다.

특종

 '특종:량첸 살인기'라는 영화가 있다. 기자인 주인공인 연쇄살인범의 단서를 쫒던 도중 사실관계도 확인 안한채, 무턱대고 기사를 내는 바람에 그것이 나중에서야 오보인 것이 밝혀지고, 일은 해결되기는커녕 걷잡을 수 없이 더욱 커져만 간다.


 영화의 포커스는 사람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즐거움과, 이익을 취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었다. 제보를 듣고 무단침입을 한 상황에서 겨우 쪽지 한 장 하나만을 가지고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쪽지 한 장 만을 가지고 살인마인 마냥 오보를 하며 복직을 하고,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 아마 긴장감이 도는 상황이라 구분이 가지 않은 상황이라 그랬을 것이지만, 결국 무작정 문을 따고 들어가서 뒤적거리는 것 자체는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기자 동료들과 국장님 또한 사실관계는 무작정 상관없다는 듯이 치고 들어가며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다. 그리고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이 주인공 기자의 집까지 찾아와서는 범인에 대해 캐묻고는 다른 사람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한밤중에 소리를 질러댄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장르는 스릴러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상 블랙코미디 장르가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오보를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주인공과 눈앞의 이익만을 바라보는 동료들. 그리고 모두 각자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있었다. 극 중 살인마는 주인공에게 말을 한다. "넌 나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다." 맞다. 주인공은 살인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이 왕인 것처럼 자신이 살인마에 대해서 잘 안다는 듯이 떠들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오보였고, 어째서 사람을 죽였냐는 기본적인 의문 또한 물어보지도 않았고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 사람들이 죽게 되자 주인공은 바로 잡으려 한다. 모든 것이 살인마의 의도이고, 살인마 본인의 대역으로 누명을 씌게 한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언론에서는 공개수배 그대로 나가고, 뭔가 공정할 것 같았던 배성우 배우님이 맡았던 경찰 또한 살인마의 피해자를 살인마라며 우겨대고 있다. 피해자의 모든 정황이 일치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모든 것이 아이러니하게 되었다. 살인마는 량첸 살인기의 량첸처럼 될 것이며, 마지막에는 죽을 것이라고 계획까지 세워 놓지만, 살인마의 피해자가 누명을 벗게 되면서 상황은 반전이 된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피해자가 도망치면서 주인공을 살인마로 오해하게 되고, 뉴스에서 그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살인마를 "영웅"으로 칭송하게 되고, 주인공을 "살인마"로 오해하게 된다. 마지막에는 크게 의미가 있던 장면들이 나왔었다. 자신의 아이가 아닐 수 도 있음에도 유전자 검사 결과 나온 서류를 고민하다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불태워 버리는 주인공과,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쯤을 알고 있었다고 하는 국장을 바라보면서 사직서를 다시 가져가는 주인공. 모두가 자신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서 움직인다.


 모두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있었고, 앞으로도 쭉 그렇게 될 것이다. 여러 가지의 선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하나의 선택만을 보고 확정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할뿐더러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람을 이기적이고 이상한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어쩌면 성악설이 가장 맞는 말인 것이기도 한다. 이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들만 보는 것으로 인해서 피해 입은 사람들의 사례가 많다. 어쩌면 이들은 진실은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 도 있다. 그냥 자신들이 생각하고 보고 싶은 것들만 진실로 치부 하기에, 자신과 다른 의견과 진정한 진실은 배제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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