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초등학교 상담실 #위클레스 #엄마 #wee 클레스
아이들을 상담실에서 처음 만나면 환영의 인사를 한후, 이 교실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하고 모를 경우 간단하게 상담실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그리고 라포(친밀감) 형성을 위해 보드게임 등으로 아이들이 긴장을 풀고 편안함을 느끼면 문장완성 검사를 실시한다.
이 학생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초등학생의 수준에 맞는 "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 라는 제목으로 12개의 문장 뒷부분을 빈칸으로 두고 자유롭게 채워 넣는 검사를 한다.
그 중 '우리 아빠는 ( ) ' 문장에서는 아이들이 '잘 생겼다, 성실하다, 만능 재주꾼이다. 재미있다, 뭐든 잘 고친다, 운동을 잘한다. 사장님이다' 등의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그런데 ' 우리 엄마는 ( ) ' 이란 문항은 다 비슷한 말들로 괄호가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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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 착!하!(시) 다. ' 이다.
그 이유를 물으면 이 역시 비슷한 답변이 나온다.
"우리를 위해서 맛있는 것도 해주시고, 놀아주시고, 청소도 해주신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감정을 물으면 '고맙고 미안하다.' 라고 아이들은 얘기한다.
나 어릴 적에도 학교에서 1박 2일 여행을 가면 신나는 캠프 파이어가 끝나고 촛불을 켜놓고 엄마에게 편지 쓰기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이 되면 엄마가 아프거나 안계신 것도 아닌데 하나 같이 아이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편지를 썼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뜨겁고도 슬프고, 아프고 , 고맙고 정말 복합적인 감정을 갖게 한다.
생각해보면 ' 엄마 = 희생 ' 이라는 것이 나와 수십년 나이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초등학생들도 같은 관념을 갖는 것 같다.
세대가 바뀌어도 엄마는 그렇게 힘든 존재이고, 나를 위해 희생하는 존재임을 알기에 더욱 말을 거역해서는 안되고 그분이 지시하는대로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아이들에겐 박혀있는 것 같다.
나로 인해 희생하는 착한 엄마를 위해 '공부도 잘 해야하고, 학교 생활도 잘 해야하고, 말도 잘 들어야만! ' 하는 프레임을 아이들 스스로 갖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좁은 땅덩어리, 특별한 자연 자원이 없는 나라, 높은 학구열로 인해 우린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나를 위해 희생하는 엄마를 위해 '잘 해내야만!' 하는 존재로, 죄책감과 부담감을 갖고 사는건 아닐까?
드라마에서 자식의 결혼을 반대할 때 "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수 있어!" 라는 말은 희생의 아이콘인 엄마들이 자식들에게 대가 없이 베푼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널 선택해서 내가 낳았고, 키우면서 너무 재미있고 행복했다! ' 라고 대사가 바뀌면, 자녀는 부담감과 죄책감이 아닌 자신이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로 자긍심을 느끼게 될것이다.
앞으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우리 엄마는 ( 착하다) ' 보다 '우리 엄마는 ( 나 때문에 행복한 사람! '나 때문에 많이 웃는 사람!) 라고 쓸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