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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단언니 Dec 29. 2022

안전한 커리어 환승을 위하여!

나도 재밌게 일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만 하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해 개발 관련 스펙을 쌓고, 기술 PM로 시작해 DB 개발자까지.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컴공 전공을 살려 일한 지 어느덧 4년이었다.


4년 동안 개발만 한 내가
그만두고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수없이 밀려오는 개발 프로젝트들을 꾸역꾸역 쳐내며 생각했다. 난 개발자로 평생 밥벌이 하기 힘들 것 같은데.. 아니할 수는 있는데 이렇게 꾸역꾸역 하면서 살아야 할 텐데, 이게 맞나?? 개발을 그만둬야겠다고 다짐한 후에도 안정성을 최고가치로 생각하는 나는 이직할 거처를 정하지 않고서는 당장 그만둘 수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연애할 상대는 그렇게 잘 찾으면서..! 하루종일 일하면서 사는데 왜 내가 좋아하는 일은 찾지 못하는지! 한탄하며 고민의 구렁텅이에 빠졌었다.


커리어 관련 강연을 들으며 나는 뭘 하고 싶은 지 모르겠다는 고민 사연도 보내보고 가장 좋아했던 연예인을 만났을 때도 "좋아하는 일 꼭 찾으시길!"이라는 멘트로 싸인을 받았었다.

얼마나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었으면!


얼마 전 우연히 구글에 "코딩 못하는 컴공" 같은 류의 검색어가 참 많이 뜨는 것을 보고 정말 마음이 아팠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 조차 찾기가 정말 어려웠고 그나마 비슷한 고민을 할 법한 사람들은 같은 회사 안에서 으쌰으쌰 힘을 내서 일을 해야 하는 상대였기에 선뜻 티를 낼 수 없었다.


구글에 검색해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백번 이해가 가 당장 달려가서 힘을 북돋아주고 싶다.


이때의 나처럼 절박한 사람들을 위해 그때 했던 생각과 솔루션들을 나누어본다.

과거의 나 같은 사람들이 꼭 이 글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열심히 연재해야지!)




1. 고민의 구체화

고민을 글로 써본다. 머릿속에만 있는 고민은 금방 휘발되고 해결을 할 수도 없다.

하루에 8시간 이상 일하는 직장인의 삶을 택한 이상 즐겁게 일하고 싶다.

월급, 그동안의 경력.. 다른 뭔가를 포기하게 되더라도 그래도 재밌으니까!라고 말할 수 있는 일

근데 그게 뭔지 모른다. 4년 동안 개발만 하던 내가 갑자기 다른 직무에 지원하면 뽑아줄 리가 없다.


2.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작은 목표 & 큰 목표 설정

뭘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목표를 정한다. 아주 원대하고 먼 목표는 더 어렵게 만드니까 작은 목표도 같이!

[ 큰 목표 ]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고 잘하는 일이다'라고 위로할 수 있는 성취감 넘치는 일을 하고 싶다.

[ 작은 목표 1 ] 채용공고에 쓰여있는 담당업무 속 이 일을 하는 나를 상상했을 때 "크~" 하고 자부심이 차오르는 공고들을 수집하자.

[ 작은 목표 2 ] 공고에 쓰여있는 자격요건에 대해 공부하자.

나는 작은 목표 1에서 찾은 직무가 콘텐츠마케팅과 콘텐츠기획이었기 때문에 UI 디자인 툴인 Figma와 마케팅 분석 툴인 Amplitude가 지원하고 싶은 공고마다 있었다. 이 공부를 해야 관련 경력이 없어도 이 일을 하고 싶은 열정에 대해 보여줄 수 있다.


3. 실행

큰 목표와 작은 목표까지 다 정해놓고도 실행을 안 한다면 나는 덜 절박하고 덜 힘든 거다. 그럼 참을만한 거니까 마음을 고쳐먹고 가늘고 길게 하던 일을 계속하는 방법도 있다. 난 여기서 너무 절박했기 때문에 실행을 거의 취미생활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다.

좋아하는 일로 안전한 커리어환승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자료 수집이였다. 소중한 나의 인생을 추상적인 단어들만 보고 결정하지 말자. 내가 가려는 직무와 회사에 대해 아주 박학한 상태에서 결정하기로 다짐했다.

그렇게 작은 목표 1과 2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중 운명처럼 '이건 내가 꼭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평소 영상을 잘 못 보고 무조건 음악, 라디오만 듣는 나= 오디오 서비스
인생 운동인 스피닝을 해본 후 만나는 사람마다 운동을 영업하고 다녔던 나 = 운동 앱
개발자로 일하면서도 매뉴얼 쓰는 걸 더 좋아했던 나 = 콘텐츠 에디터

당장 앱을 다운받아 서비스를 써보았다. 일을 떠나 평소의 나와 관심사가 너무 잘 맞아서 좋은 점과 개선할 점이 너무 잘 보였다.

오로지 이 회사만을 위한 맞춤형 이력서를 술술 써 내려갈 수 있었다.

    - 내가 이 회사와 fit이 맞는 이유

    - 내가 이 직무를 잘할 수 있는 이유

    - 내가 이 회사에서 얻고 싶은 것

앱에서 쓰는 메인컬러로 이력서 디자인을 하는 깨알어필까지 했다.




복사, 붙여넣기로 만든 똑같은 이력서를 기계처럼 내고 탈락하고를 무한 반복하던 나에게 한줄기 빛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누군가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다.


앞에서 했던 과정들이 없었으면 이렇게 운명 같은 일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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