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힐링이 되는 산악회 아저씨들의 커버곡 Peaches
오랜만에 한사랑산악회의 용길&광용이 커버한 피치스를 들었다. 진짜 K-아저씨 두 명이 팝송을 부르는 것 같아서 웃긴데, 왜인지 뭉클한 구석이 있다. 이 노래를 듣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데에는 한국어 가사의 힘이 크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한국어로 개사한 가사가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
느낌이 확실하게 왔어
집사람 내 손을 잡아요 얼른
너랑 나랑 사이좋게 백년해로 해
놀다가 왔다고 해도 뭐라 안할께요
딴소리말고 더워도 니는 여기 있어
내 맘 니 키스는 세상에서 가장 달달하니까
애 낳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갑시다
그대를 위한 천도복숭아
그대와 떠난 통영바다
그대와 마신 보성녹차
그대와 닮은 후레지아
저스틴 비버의 메가 히트곡 피치스를 한국 정서로 이토록 제대로 재해석해 버리다니. 와이프를 사랑하는 아저씨들이 부르는 노래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특히 "그대를 위한 천도복숭아, 그대와 떠난 통영바다, 그대와 마신 보성녹차, 그대와 닮은 후레지아"라는 가사가 참 서정적이고 예쁘다.
용길&광용의 애티튜드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요소다. 엄지척을 한 채 팔을 앞뒤로 흔들며 노래하는 배용길, 가만히 서서 천천히 손을 흔들며 노래하는 정광용의 제스처와 콩글리쉬를 겸비한 기교 없는 노래 실력은 익숙함과 편안함을 준다. 촌스럽고 아재스러운 감성이지만, 원곡에서 느낄 수 없었던 뭉클함이 있다. 조회수 993만 회에 달하는 이 커버곡이 이렇게 인기를 끈 비결은 웃음과 함께 녹아든 따뜻함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