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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만년필 Aug 22. 2023

Keep the Faith - 본 조비 (중)

본 조비(Bon Jovi)의 다섯 번째 앨범

앨범 [Keep the Faith]

대략 신뢰할 만큼의 샘플을 통해 살펴본 바,

록밴드는—일반 아티스트들도 대략 유사하긴 하다—(멤버들의) 나이가 25~30세 초반일 때, 그들 최고의 음악을 배출하고, 전성기를 가지며, 따라서 활동도 가장 활발하다.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가 그랬고, 메탈리카(Metallica), 밴 헤일런(Van Halen)이 그랬고, 토토(Toto), 이글스(Eagles), 유투(U2)도 그랬고, 비틀스(The Beatles)도 그랬다... 이런 예는 무수히 많다—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까지도.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본 조비(Bon Jovi)가 [Keep the Faith]를 발매했을 시점은, (그들 스스로 인지를 했건 못했건) 자신들의 전성기 거의 끝무렵이자, 그들이 누리던 정상에서 내려오는 시작점이었을 테다.


1962년생 리드보컬 존 본 조비(Jon Bon Jovi)가 딱 30살이 되던 해에 [Keep the Faith]가 나왔다.


앞편 글(Keep the Faith - 본 조비(상))에서,

직전의 두 앨범—[Slippery When Wet][New Jersey]—이 너무나 큰 성공을 거둔 탓에, 다섯 번째 앨범을 준비하던, 밴드가 엄청난 부담 속에 있었을 것이라 언급했다.


앨범 [Keep the Faith] 수록곡들의 싱글 차트 기록이다.

Keep the Faith (29위)

Bed of Roses (10위)

In These Arms (27위)

I'll Sleep When I'm Dead (97위)

I Believe (—)

Dry County (—)

당연한듯 배출해 내던 1위곡은 한곡도 없고, Top 40에 3곡, 그중에 1곡만이 Top 10에 오른 것이 전부다.

당시의 본 조비(Bon Jovi)가 갖고 있던 명성을 감안하면, 가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인기면에서 앨범 [Keep the Faith]는, 그들의 전작들에 비해, 확실히 많이 부족했다.

직전 두 앨범의 첫 번째 싱글들이 모두 1위—[Splippery When Wet]의 'You Give Love a Bad Name', [New Jersey]의 'Bad Medicine'—를 기록했던데 반해, [Keep the Faith]의 첫 번째 싱글 ‘Keep the Faith’는 고작 29위에 그쳤다. 앨범도, 익숙했던 위치(1위)가 아닌 , 5위에 그치고 만다.


그렇지만 앨범에는 밴드가 고심한 흔적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우선 데뷔 앨범부터 세 번째 앨범까지는 매년 앨범을 발표했고, 네 번째 앨범은 2년 만에 발매했지만,

밴드가 다섯 번째 앨범 [Keep the Faith]를 준비하는 데는 4년이 걸렸다—밴드의 중심축인 존(Jon)의 외도(개인활동)의 영향도 일부 있을 수 있다.


※ 본 조비(Bon Jovi)의 리드 보컬, 존 본 조비(Jon Bon Jovi)는 1990년 7월에 영화 'Young Guns II'를 위한 앨범 [Blaze of Glory]를 발표한다. 수록곡 11곡 중 11곡을 존(Jon)이 작사, 작곡했다. 앨범이 미국 내 200만 장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으며, 이 앨범 동명 타이틀곡 'Blaze of Glory'는 빌보드 핫 100 1위, 'Miracle'도 12위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또 앨범 [Keep rhe Faith]는 본 조비(Bon Jovi)의 모든 스튜디오(정규) 앨범 가운데, 가장 긴 러닝타임을 가졌다.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 앨범의 평균 러닝타임은 46분 38초였다.

참고로,

[Slippery When Wet]은 43분 51초,

[New Jersey]는 57분 30초다.

[Keep the Faith]는 처음으로 (미국발매 기준) 1시간이 넘는, 66분 10초의 앨범이 되었고, 본 조비(Bon Jovi)가 지금까지 발표했던 15장의 모든 정규앨범 가운데, 러닝타임이 가장 긴 앨범이다.


LP에 비해 시간적 제약이 덜한, CD의 시대로 막 접어든 탓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자신들의 기존 패턴을 뛰어넘어, 앨범에 가능한 한 더 많이 담고자 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거기에다 9분 51초로, 거의 10분에 달하는, 본조비(Bon Jovi) 모든 노래 가운데, 가장 긴 대곡(大曲), ‘Dry County’가 수록된 탓도 있겠다. 이 곡은 엄청나게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멜로디도 좋고, 기승전결이 있어서, 의외로 구성이 탄탄한 느낌이다.

앨범 [Keet the Faith]의 수록곡 'Dry County'의 싱글앨범 커버 (*이미지 출처 : Wikipedia)

록밴드 본 조비(Bon Jovi)가 부른 아름답고 유명한 발라드—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특히 사랑하는—곡이 여럿 있다—

차트 성적으로만 보면,

빌보드 1위를 기록한 [New Jersey](‘88) 수록곡 'I'll Be There for You'가 단연 최고일 테고,

'본 조비(Bon Jovi) 노래'라는 인지도면에선 [Crossroad](‘94) 수록곡 'Always'가 최고인 것 같다.

[Slippery When Wet](‘86) 수록곡 'Never Say Goodbye' 또는,

[These Days](‘95) 수록곡 ‘This Ain’t a Love Song’, 또는,

[Crush](‘00) 수록곡 ‘Thank You for Loving Me’ 또는,

[Bounce](‘02)에 수록된 ‘All About Lovin’ You’를 최고로 꼽는 이도 있을 것이다.

아! [Lost Highway](’07) 수록곡 ‘(You Want to) Make a Memory’도 아주 좋다.


이런 것은 어차피 개인 취향의 영역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편곡 등 모든 면에서, 'Bed of Roses'를 본 조비(Bon Jovi) 표 발라드곡 가운데 최고라고 생각한다.


앨범 [Keep the Faith] 수록곡인 ‘Bed of Roses'는 빌보드 핫 100에서 10위까지 올랐는데, 본 조비(Bon Jovi)의 스튜디오(정규) 앨범 수록곡으로는 마지막으로 빌보드 Top 10에 오른 곡이다.

앨범 [Keep the Faith]의 수록곡 'Bed of Roses'의 싱글앨범 커버 (*이미지 출처 : Wickpedia)
※ 이 앨범 이후에는 오직 한곡—'Always'—만이, 빌보드 핫 100, 4위까지 올라, Top 10에 진입했는데, 이 곡은 당시 신곡이었지만, 정규 앨범이 아닌, 본 조비(bon Jovi)가 1994년에 발매한 [Crossroad]라는, 베스트(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었다.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에서 밥 락(Bob Rock)으로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세계적 슈퍼스타로 올라서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앨범이 [Thriller], [Bad]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리고 이 앨범들이 명프로듀서 퀸시 존스(Quincy Jone)의 작품이었다는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때문에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퀸시 존스와 결별한 후, 준비했던 앨범이 유독 주목—'퀸시 존스 없는 마이클 잭슨 앨범은 어떤 앨범을 내놓을까'하는—을 받았고, 그 앨범이 [Dangerous]다.


[Keep the Faith]를 준비하던  본 조비(Bon Jovi)의 상황이, [Dangerous]를 준비하던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그것과 너무나 꼭 닮았다.


본 조비(Bon Jovi)를 정상의 반열에 올린 [Slippery When Wet][New Jersey]에는 캐나다 출신 록음악 명프로듀서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이 함께 있었고, [Keep the Faith]를 준비하던 본 조비(Bon Jovi)에겐 그가 없었다.

Bruce Fairbairn (*이미지 출처 : Canadian Music Hall of Fame)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은 어떤 인물일까?

그가 같이 작업했던 몇몇 밴드들을 나열해 보자면,

러버보이(Loverboy), 에이씨 디씨(AC/DC), 포이즌(Poison), 시카고(Chicago), 밴 헤일런(Van Halen), 크랜베리스(The Cranberries), 스콜피온스(Scorpions), 에어로스미스(Aerosmith) 등등이다.


대충 감이 오지 않는가? 저런 거물들을 만들어내고, 또 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그의 입지와 명성, 그리고 음악 스타일까지...

브루스(Bruce)는 기본적으로 록음악만 작업했고, 그것도 아주 꽤나 대중적인 록을 지향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브루스(Bruce)와 결별한 본 조비(Bon Jovi)가 선택했던 새로운 파트너는 밥 락(Bob Rock)이었다.

밥 락(Bob Rock)은 필자의 다른 글(메탈리카 - Metallica(하))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다.

Bob Rock (*이미지 출처 : Sterling Sound)

밥 락(Bon Rock)이 작업했던 대표적인 밴드는, 머틀리 크루(Mötley Crüe), 메탈리카(Metallica), 스키드 로우(Skid Row) 등등이다. 확실히 음악의 무게가 좀 다르다. 상대적으로 훨씬 헤비(Heavy)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다.


두 사람은 모두 프로듀서로서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아주 큰 성공을 거뒀고, 또 록음악을 보다 많은 음악팬들에게 친숙하게 만드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두 사람의 차이점을, 굳이 꼽으라고 하면?

대략 이런 것 같다.

브루스(Bruce)는 기본적으로 (일반 팝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대중적인 록음악을 추구하는 제작자이고, 밥(Bob)은 보다 거칠고 강한 음악에 대중성을 불어넣는 능력을 가진 제작자 정도로 정리를 해본다.

그래서 브루스(Bruce)는 본 조비(Bon Jovi)를 일반 팝스타에 버금가는 인기 밴드로 만들었고, 밥(Bob)은 메탈리카(Metallica)의 다섯 번째 앨범 [Metallica]에게 기록적인 판매량을 가져다주었다.


두 사람의 이런 차이가 본 조비(Bon Jovi)의 앨범에 그대로 반영이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밥 락(Bob Rock)이 참여한 [Keep the Faith]는 브루스(Bruce)가 만든 전작들과 확실히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미 충분히 대중적이던 본 조비(Bon Jovi)의 음악이 오히려 약간 무거워진 느낌이 드는 이유다. 앨범의 한쪽 귀퉁이에 ‘In These Arms’’I Want You’ 같은  팝 같은 곡들도 있으나,  앨범의 첫 번째 트랙 'I Believe'나 타이틀곡 'Keep the Faith' 같이, 밴드가 전면에 내세운 곡들은, 본 조비(Bon Jovi)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을 약간 당황스럽게 만들 만큼, 멜로디 라인은 약화되고 음악은 살짝 거칠어진 면이 확실히 있다. 음악의 무게는 대중성과는 언제나 반비례한다.


브루스(Bruce)와 본 조비(Bon Jovi)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

두장의 앨범—[Slippry When Wet]과 [New Jersey]—이 그(들)의 음악경력에서 가장 성공적인 앨범이란 것은, 본 조비(Bon Jovi)뿐만 아니라,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1993년 Aerosmith의 11번째 정규앨범 [Get a Grip] 앨범 커버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과 결별한, [Keep the Faith]의 본 조비(Bon Jovi)가 이전의 성공을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하는 동안, 브루스(Bruce)는 자신이 본 조비(Bon Jovi)에게 그랬던 것처럼, 에어로스미스(Aerosmith)에게도 빌보드 1위 앨범—[Get A Grip]—을 안겨준다.


[Get a Gripd]은 당시 데뷔 20년을 맞았던,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첫 번째 빌보드 1위 앨범이 된다. 이 앨범에서는 히트곡도 줄줄이 나온다.

Livin' on the Edge (18위)

Cryin' (12위)

Amazing (24위)

Crazy (17위)

1987년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아홉 번째 앨범 [Permanant Vacation]부터, 세장의 앨범을 함께 작업한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은, 에어로스미스(Aerosmith)에게 제2의 전성기를 선물했으니, 확실히 능력자는 능력자다.

 (  ) 안은 빌보드 앨범 순위

1987년 [Permanant Vacation] (11위)

1989년 [Pump] (5위)

1993년 [Get a Grip] (1위)


물론 음악 자체가 좋아야 한다는 기본전제하에서만 해당되는 얘기겠지만, 음악에 세련미를 더하고, 앨범의 완성도를 한껏  높이는 것에는, 프로듀서들의 마법이 숨어있는 것 같다.


※ 1999년 5월 17일,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은 밴쿠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는데, 그가 사망했던 바로 그 주말에, 새 앨범을 위해 본조비(Bon Jovi)를 만나러, 뉴욕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브루스(Bruce)의 요절에 더해, 환상의 조합이 재결성되는 기회가 사라졌음 또한 매우 안타깝다.


음악을 듣는 나에게 브루스(Bruce)가 가져다준 모든 선물에 감사한다.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의 명복을 빈다.


* Keep the Faith - 본 조비(Bon Jovi) (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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