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무엇에 진심이다
월요일부터 사무실에 새 직원이 입사했다.
첫날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기 전에 면담을 했는데,
기대이상으로 재미있고 말이 잘 통하는 친구였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말은 이거였다.
제가 햄버거에 진심이거든요
어제는 조찬모임이 있었고, 오늘 점심에 햄버거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다른 직원들 말고, 새 직원과 둘이서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
햄버거의 근본은 맥도날드라고 하기에, 회사 근처 맥도날드로 이동했다.
어떤 메뉴가 좋으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1955 버거를 가장 좋아한단다. 그게 가장 기본이라나. ㅎㅎ
저는 다른 메뉴를 골라 같이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햄버거에 대한 이야기, 맛집에 대한 이야기, 신사역 근처에 성형외과가 많다는 이야기부터 시작된 외모에 대한 이야기, MBTI에 대한 이야기, 전 회사 상사에 대한 이야기, 자기가 엄청 좋아하는 게임이야기까지.
거의 1시간 남짓 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덕분에 자기 취향이 확실한 친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보니 각자의 취향에 대해, 또 나는 무엇에 진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나도 취향이 참 확고한 편이고, 다른 건 몰라도 책에는 참 진심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추구하는 것, 내가 원하는 삶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들이다.
자기가 정말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라든지,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그저 막연하게 '편하게 살고 싶다. 부자가 되고 싶다. 일 안 하고 놀고 싶다' 같은 식으로만 생각할 뿐이다.
자신이 무엇에 진심인지는 꼭 해볼 만한 질문이다.
그게 좋은 하는 음식이어도 좋고, 사람이어도 좋고, 음악이어도 좋다.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나의 본질적 욕망과 닿아있는 경우가 많다.
욕망이란 자칫 부정적인 단어로 비치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 삶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욕망을 아는 건 정말 중요하다. 매우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삶의 정말 많은 영역에서 내가 하는 수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거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래서 좋아하는 걸 안다는 건 깊이 파고들수록 자신의 내면을 보다 선명하게 보는 행위가 된다.
나는 무엇에 진심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적어도 자신이 어떤 삶을 추구하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오늘 신입직원과 대화하면서도 또 한 번 느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의 정체성이 된다.
내가 추구하는 것이 내 삶의 무늬가 된다.
결국 내가 원하는 삶이 내 삶의 미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