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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May 20. 2024

#_공부한 것을 아낌없이 공유하는 이유

부족함을 인정하고 한걸음 더 전진하기

매일 새벽독서를 하면서 제가 낭독한 글, 필사한 글, 읽고 정리한 내용들을 모두 참여하는 분들과 공유합니다. 언뜻 들으면 자랑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내가 무엇을 고, 무엇을 쓰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일은 참 부끄럽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여하시는 다른 분들 중에서는 그렇게 공유하는 분이 거의 없기도 합니다.

저 또한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하라 마라 하지 않습니다. 대신 공유하지 않더라도 꼭 자신을 위해서라도 메모하고 정리해 보라고는 말씀드립니다.


그럼 저는 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공유하는 것일까요?

그건 한 가지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의 모자람을 인정하고 드러내지 않으면, 딱 그 자리에 계속 발목이 잡혀 머무르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책을 읽었다고 해볼게요. 읽고 보니 책내용 중에 좋은 게 많아서 이런저런 문장들을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내 생각도 써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걸 막상 단톡방이나 블로그에 공유하려고 하면 좀 그렇습니다. 잘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우리는 처음 시작할 때 우리 자신의 어설픔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내가 무언가 어설프면, 나 역시 어설픈 사람으로 비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죠. 바로 그 지점이 나 스스로 내 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분입니다.


사실 내가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드러난다고 해서 타인이 나에 대해 평가하지 않습니다. 설령 평가하더라도 그 내용이 아니라, 그 행위를 두고 판단하게 됩니다. 즉, 내가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썼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대신 이 사람은 '책을 읽고 하나라도 뭔가 정리해서 자기 걸로 만드는 사람이구나'라고 그 행위를 두고 판단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두려워했던 "못난 내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네, 바로 나 자신이 나를 인식하는 마음입니다.


내가 나를 딱 그 정도 어설픈 상태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령 타인이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한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의 생각이고, 자유이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흔한 말로 아무리 잘하더라도 한번 잘못한 일 때문에 나쁜 이미지가 생길 수 있는 것이고, 대체로 차가운 이미지였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나 선행 하나가 알려지면서 좋은 이미지가 생기기도 하잖아요. 결국 타인이 나를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내가 나를 인식하는 마음입니다.


글을 쓸 때도 비슷한 마음입니다.

글이 잘 써질 때도 있지만, 사실 글이 내 기대만큼 잘 안 써질 때가 훨씬 많습니다.

그런 상황마다 '역시 난 부족해'라고 생각하면 글을 계속 쓸 수가 없겠지요.

'글이 잘 써질 때도 있고, 못 쓸 때도 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나는 분명히 성장하고 있어'라고 생각해야 지속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부족하다고 여기는 마음은 나를 세상에 드러내길 주저하게 만듭니다.

반대로 내가 부족하더라도 성장할 거라고 믿고 나를 드러내면, 더 이상 그 지점에 머물지 않고 한걸음 전진할 수 있게 됩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내 삶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요.


저는 정말이지 오랫동안 방황도 하고, 고민도 했지만, 그런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저를 성장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나는 계속 성장해 나갈 사람이라고 믿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다 보면, 지금 설령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인정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시간이 더 유익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지금 내가 무언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났다는 뜻입니다.

그 지점에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잘하게 되면 그때 나를 드러내야지라고 마음먹는다면, 그건 사실 성장하지 않는 못난 나를 감추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도 나를 드러내고 더 성장해 나간다면, 시간이 지나 나 자신을 비롯해 타인들이 보게 될 내 모습은 처음의 어설픈 모습이 아니라, 나중의 성장한 모습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글은 제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무언가 주저할 때가 훨씬 많습니다.

그때마다 상기할 수 있도록 또 한 번 마음을 가다듬으며 글로 남겨봅니다.


딱 10년 전이었던 2014년 저는 1년 동안 책을 한 권밖에 읽지 않았습니다. 이제와 그때 책을 안 보던 저를 질타하거나 나쁘게 보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훨씬 더 많은 책을 읽고, 성장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죠.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한다면, 이전의 못난 모습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 혼자 내 못난 모습에 발목 잡혀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이전에 어떠했는지가 지금 돌아보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사실 지금 내가 느끼는 내 부족함이나 서툼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그곳에 더 이상 머물지만 않는다면, 지금은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겁니다.


저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중에 나에게 적용할 것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내가 알고 배운 것을 아낌없이 공유할 것입니다. 그래야 그 상태에 머물지 않고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제 하루 전체가 갑자기 완벽해진다거나, 제가 하는 일이 한 번에 잘되는 일은 없겠지만, 적어도 어제보다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좋은 삶은 결국 그런 아주 작고 사소한 진보(한걸음)가 모여 완성되어 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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