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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Oct 08. 2024

#_축구와 지식확장의 상관관계

모든 게 알면 알수록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축구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상대방의 골대 안으로 공을 넣으면 득점이 되고, 더 많이 득점하는 팀이 이기는 간단한 규칙이 있을 뿐입니다.

아마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딱 그런 식으로 축구를 이해할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축구에 조금 더 관심이 있다면,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가 있을 겁니다. 

그 팀이 어떤 전력을 가지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가 어떤 기량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 관심으로 인해 당신에게 축구는 단순한 규칙을 겨루는 경기가 아닌, 고도의 전술이나 선수의 기량, 팀워크, 구단의 지원, 새로운 선수의 영입, 최근 팀의 분위기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똑같은 방향으로 패스하더라도 수비수의 위치에 따라서 좋은 패스가 될 수도 있고, 엉뚱한 동작으로 찬 골이 상황에 따라서는 극적인 결승골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축구'라는 단어 하나에도 그 나름의 세계가 있고, 그건 축구를 좋아하고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가 본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세상일 겁니다.


제가 축구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독서를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독서란 그저 종이 위에 적힌 글자를 눈으로 읽는 행위에 불과할 겁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고 더 깊이 읽어나가다 보면 그 속에 엄청나게 큰 세상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19세기 초반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하던 시절에 러시아 귀족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적은 소설입니다. 하지만 그 소설을 통해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잔혹하고 어떤 혼란을 야기하는지, 그로 인해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주인공들의 상황과 심리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역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심리상태나 추구하는 가치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저 하나의 소설일 뿐이지만, 그 속에 역사와 사랑, 인간의 운명과 같은 보다 광범위한 생각들이 연결됩니다. 이처럼 한 권의 소설을 통해서도 우리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시를 통해 짧은 단어의 배열이 주는 영감과 특별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문학 책들을 통해 세상이 내가 이전에 알고 있던 평면적이고 수동적인 세계가 아니라 매우 입체적으로 능동적으로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결코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요. 때로는 첫인상만 가지고 사람을 쉽게 판단해 버릴 수도 있고, 몇몇 행동만 가지고 싸잡아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우리 각자의 인생을 한 두 개의 사건을 다 설명할 수 없듯이 타인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나라는 세상이 있듯이 타인이라는 각각의 세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전부 안다는 건 불가능하고, 우리는 그저 그 사람이 보여주는 삶의 단편을 통해 짐작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나보다 훨씬 잘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쉽게 부러워할 필요도 없고, 언뜻 나보다 못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함부로 무시하거나 동정하는 것도 실례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식이 확장되고, 내가 이해하는 세상이 넓어졌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한 답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평생 더 나은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나와 타인을 모두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독서라고 믿습니다.


특히 자신을 존중하는 일을 멈추어선 안됩니다.

우리는 너무 쉽게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판단해 버리고 단정 지어 버린 경우가 많은데요. 타인이 그러하듯 나 역시 고정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마음에 들지 않는 방식을 살아야 한다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 수 없죠. 그 방법을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아무도 당신에게 명쾌한 답을 알려주기 어려울 겁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각자 하나의 세상이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문제는 남들이 보는 단순한 문제와는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상황에 따라 나이에 따라 살아온 과정에 따라 전혀 다르게 접근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러므로 먼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은 이전의 어린 나에서 벗어나 조금 더 성숙한 내가 되는 과정이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과 자극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자꾸 '새로운 도전을 하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위해 가장 느려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빠른 길 중 하나가 독서일 겁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요리를 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레시피를 참고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혼자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직접 알아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니까 레시피를 참고하는 것 아니겠어요? 물론 타인의 레시피는 그 사람의 맛의 기준에 맞춘 것이니 참고만 할 뿐 결국 내가 만든 음식은 내 취향과 입맛에 맞게 조절해야 겠죠.

처음에는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참고해야겠지만, 실제 내 경험이 하나씩 생겨나면서 지식이 확장되어 갈 겁니다. 반죽은 어떻게 해야 하고, 기름은 얼마나 달궈야 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적당한지 등등을 하나씩 알아가게 되겠죠. 내가 참고한 레시피는 3인분 기준이지만, 내가 해야 할 음식이 1인분이라면 그에 따라 내 상황에 맞게 새롭게 적용을 해야 할 겁니다. 이런 식으로 결국에는 내 경험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겠지만, 그전에 레시피가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내가 원하는 것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도달하는 방법을 얻을 수 있게 되겠지요.


이런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자기 존중 아닐까요?

내가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시행착오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내가 조금 더 나은 삶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스스로 돕는 일 말입니다.


무언가를 알면 알수록 디 안에 숨어있는 수많은 디테일들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그래서 뭘 모르는 사람일수록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단편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법이죠. 물론 그럼에도 더 포괄적인 깊이를 가지게 된다면 그것 전체를 아우르는 자기만의 정의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 수준은 더 높은 상태라고 봐야겠죠?


샤워하다가 문득 축구를 아는 것과 책을 읽고 지식을 확장하는 게 결국 같은 원리라는 생각이 들어 제목만 메모해 뒀다가 오늘 이렇게 여러 가지 이야기로 한번 풀어봤습니다.


당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무엇보다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책과 작가를 만나 새로운 성장을 하는 기쁨을 마주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네요. 짧은 글을 쓰면서 너무 과한 욕심이었을까요? ㅎㅎ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므로 독서는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최고의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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