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전쟁인데
휴직한 지 3개월 하고 13일이 지났다. 그간 18년의 직장생활에 대한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남들은 한 달 쉬면 지겹다는데 전혀 지겹지 않고 계속 아무 생각 없이 살고 싶다.
정신병에 걸려 죽기 일보직전이어서였을까? 아마 휴직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일찍 뒤질 것 같았다. 본능적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선택이었던 것 같다.
휴직 후 출근시간 때의 지허철을 탔다. 그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삶은 여전히 전쟁이구나 싶었나. 잠시 망각하고 잊어버리고 싶었던 거였다. 스미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거나 잠을 청하면서 가거나 멍 때리면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 정말 너무 싫었다. 복직 후 나의 삶의 모습인 것 같아 벌써부터 질려버렸다.
휴직이라고 늦잠을 잔 건 아닌데. 아이의 등교를 도와주고 주부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 이른 시간의 지하철은 정말 몸이 거부하고 있었다.
예전엔 삶의 길이 한 가지라고만 생각하며 살았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삶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한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데 용기가 부족하다. 아니다! 휴직이라는 어마어마한 결정도 했는데 새로운 시작이 뭐라고~
특별히 이 땅에 모든 직장인 분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