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승부사 장필우는 '외롭다'라고 하지 않고 '고독하다'고 했을까
영화 <내부자들>(2015)을 보면 몰락한 장필우가 뉴스를 보며 '존나 고독하구만'이라고 읊조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냥 쓸쓸하다거나 외롭다고 해도 됐을 텐데 왜 굳이 장필우는 그 상황에서 '고독하다'는 말을 꺼냈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고독과 외로움, 둘 다 명사고 뜻도 비슷하긴 한데, 사실 이 두 단어 모두 '홀로 남아 쓸쓸한 느낌'의 의미를 다 포함하고 있어서 구별이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 자주 느끼는 두 감정이 비슷하지만 뭔가 확실히 다르다는 걸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잘 구별이 되지 않으니까 대충 의미를 얼버무리고 아무 때나 혼동하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렇기에 이걸 잘 구별해야 인생을 혼탁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기분 나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고독한데 외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을 쓰다가 더 고독해지고, 외로운데 고독을 해결하는 방법을 쓰다가 더 외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체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점은 뭘까. 내 생각에 이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다.
먼저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타인이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그건 외로움이고, '타인이 해결해 줄 수 없다'면 그건 고독이다. 더 자세하게는, 관계나 사랑에서 비롯되는 인간 본능과 관련한 추동이 외로움이고, 이상이나 과업의 성취 같은 자아실현과 관련된 추동이 고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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