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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트윤antyoon Nov 11. 2024

조너선 하이트 "나쁜 교육"

덜 너그러운 세대와 편협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24년 14번째 읽기록

Words by Jeong-Yoon Lee


올해 5월 제임스 다이슨 자서전을 시작으로 동네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서 읽기 시작했다. 조너선 하이트 나쁜 교육은 8월에 대출해서 100페이지가량 읽다가 도저히 바쁜 일정으로 책 읽을 여유가 없어 일주일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반납을 한 뒤 바쁜 일정이 마무리된 시점 다시 대출해서 읽기를 마무리하였다. 


도저히 집에서 독서가 되지 않아 충분한 수면을 취한 뒤 도서관에서 읽으니 술술잃히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대단히 만족스러운 독서를 해서 기분까지 좋아졌다. 집에서 혼자 읽다가 도서관에서 적당한 소음과 여럿이 다 같이 읽는 기분을 느끼니 책에 집중하기에도 좋고 남을 의식하는 긴장감이 오히려 책 읽는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거 같기도 했다.


불안세대를 읽기 전에 나쁜 교육먼저 읽고 싶어서 시작한 독서였다. 아직 불안세대를 읽지 못했지만 나쁜 교육을 읽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마음에 드는 문장들을 바로바로 스레드에 공유하면서 읽었다. 다음날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문장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독서는 혼자 하는 행위이긴 하지만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공유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읽으니 색다른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아~ 사람들은 이런 문장이 지금 필요한가? 이런 말을 듣고 싶었나? 할 정도로 공유한 문장들에 반응해 줘서 뿌듯한 마음이었다.


8월 초반에 나쁜 교육 책을 읽고 있다는 독서공유를 하면서 친한 동생에게 너무 좋았던 부분을 바로 꺼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의 좋았던 부분에 토를 다는 듯한 의견이라 말을 멈추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의 기분이 언짢은 건 아닌가? 눈치를 살피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되어 버렸었다.


그래서 그런가 더더욱이나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어야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초반만 읽고 뱉은 나의 의견이라 끝까지 이 책을 읽고 다시 대화를 나누고 싶기도 하였다. 아이를 키우는 친동생에게도 조너선 하이트 "불안세대", "나쁜 교육"둘다 추천을 해줬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 아니라 누구나 읽어보면 도움이 될 내용들이 많다고 느꼈다.


스레드에 공유했던 책 속 가장 인기가 좋았던 부분은 바로 "자비의 원칙"이었다.


철학과 수사학의 원칙 중에 '자비의 원칙 Principle of Charity'이라는 것이 있다. 상대방의 발언을 가능한 한 가장 좋은 방향으로, 가장 이치에 맞는 형태로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즉, 가장 악랄하거나 혹은 가장 공격적인 방식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P 102


스레드에서 본글 중 가장 고결한 내용이라는 댓글과 지금 내게 너무 필요한 말이라는 댓글이 눈에 띄었다. 나 또한 이 자비의 원칙을 가슴속에 새기고 다닌다면 나와 다른 사고라 할지라도 타인의 발언에 발끈할게 아니라, 내 멋대로 부정적인 해석을 해버리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그동안 내가 미처 담지 못했던 타인의 발언들에 그 상황에 대해서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교육, 정치, 사회, 삶의 지혜 인생에 있어 전반적인 모든 분야를 다시금 하나하나 일깨워주는 내용들이라 나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현재까지 추억을 곱씹어보며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나의 인생에서 제대로 정의하고 싶었던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계기가 되어 나쁜 교육 읽기를 더 잘했다고 느끼는 바다.


400페이지를 넘기면서 나의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이 더 많아졌다. 2007년부터 시작한 블로그 활동을 제대로 브랜드답게 운영해보고 싶어 로고를 만들었었다. 한창 캘리그래피를 배우면서 붓글씨로 ㅇ를 써서 나의 심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당시 ㅇ의 의미는 이름에 ㅇ이 많아서, 모든 것에 응!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뭔가 ㅇ의 의미가 확~ 마음에 꽂히진 않았었다. 그런데 그 의미를 나쁜 교육 책 속에서 구하게 되었다.


“내 형제들이 날 따돌리려 자신들만 들어가는 원을 그리면, 나는 더 커다란 원을 그려 그들을 감싸 안을 것이다" P 443


탐구의 자유를 정체성의 본연으로 삼는 학교라면 진리를 찾아 나서는 데에 남다른 전망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해, 그들이 생산적인 의견 충돌을 벌일 수 있게 잘 이끌고 준비시켜야 하며, 나아가 공동체 전체를 아우르는 보다 커다 란 원을 그려야 한다. P 446


나의 ㅇ의 의미는 전체를 아우르는 커다란 원을 그려 모두를 안아주는 걸 의미하기로 정의했다. "나는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원을 그릴 것이다." 더 큰 원을 그려라!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보다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고민을 해보게 되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내가 불안해서 도망쳤던 모든 것들에 대한 후회보단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피하지 말고 맞설 용기를 주는 가르침을 얻게 된 거 같다. 스레드에 공유한 모든 문장은 사실 내가 듣고 싶고,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다. 내가 깊이 간직하고 싶은 말들이었다.


나부터 인지왜곡과 확증편향으로 기울기 쉬운 존재이므로, 더 큰 원을 그려 전체를 품을 수 있는 그런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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