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현재 대행하고 있는 회사 블로그에 총 29건의 게시글을 발행했다. 다행히 누락 없이 의뢰받은 수를 모두 채울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써야 할 글의 수가 많아진다는 건 단순히 용역비가 늘어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업무적인 글이라 해도 하루에 몇 시간씩 쓰기에 시간을 들이다 보니 자연스레 글쓰기 루틴이 만들어졌고, 지금의 협업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관리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스스로 고민하게 되니 말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혼자 일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자질이자, 소중한 수확이 아닐까.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역시나 조회 수. 검색량 대비 문서 수가 적은 키워드를 꼼꼼히 골라 제목과 본문에 반영했고, 실제로 상위 노출까지 확인했건만, 6월도 전반적으로 조회 수가 미흡했다. 다만, 중순 이후부터는 템플릿이나 제목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으니, 추이를 지켜보며 방향을 다듬어야겠다.
앞자리가 곧 달라질 운명 이어서일까. 하루하루 체력이 떨어지는 게 확실히 느껴진다. 더워지는 날씨에 산책도 생략하니 몸뚱이가 늘어진 곰과 다를 바 없다. 결국, 살기 위해 홈트를 시작했다. 예전에 다이어트하면서 효과를 보았던 땅끄부부의 영상을 보며 (아주 오랜만에 집에서) 땀을 뻘뻘 흘렸다. 영상 따라 하는 내내 '살려줘...'라는 외침이 절로 나왔지만, 운동을 마치고 땀에 쩔은 내 얼굴을 마주하고 나면 에세이 한 편 썼을 때보다 더 강렬한 성취감이 든다.
뭐, 그렇다고 몇 킬로를 감량하겠다고 하는 수치적인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집 체중계도 고장 났고...) 그저 올해 동안, 온몸이 땀범벅이 될만한 운동을 최소 주 3회 이상 지속하는 것. 그게 현시점 이루고 싶은 유일한 목표다.
운동한 날을 연력에 하나씩 표시하고 있는데, 제발 이것 하나만큼은 12월까지 이어 나가보자.�
한 달간 쓴 일기를 살펴보니 이번 달은 유독 찔러본 공부가 많다. 온라인 클래스로 피그마나 상세페이지 제작 수업도 들었고, 노션 포트폴리오의 내용 일부도 채워 넣었으니까. 하지만 말 그대로 '찔러본' 수준이었다. 시작한 공부는 완강을 하지 못한 채 중반 즈음에서 멈췄고, 노션 포트폴리오도 아직 어디 내놓을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렇게 뭐 하나라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하는 나를 보면 어김없이 자책이 올라오곤 한다. 특히나 최근 며칠은 힘겹게 얻은 프리랜서 실험 기간에 실패의 기록만 쌓고 있는 것 같아 불안에 떨었는데, 오늘 아침 우연히 밑미 뉴스레터에서 이 문장을 발견했다.
성과 없이 지나간 시도들에 '실패'라는 도장을 꾹 찍지 말고, 그냥 다시 한 판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벼이 여기는 것. 지금 내게 필요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라이프'라는 독서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 참가했다. 책 리뷰나 회고글을 워낙 깔끔하게 잘 쓰는 블로거라 닉네임이 기억에 남아 종종 네이버 검색창에 직접 입력해 찾아보곤 했는데... 그 대상과 실물(?)로 같은 공간에 같이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게다가 목소리 톤이나 언변도 좋아서 나도 모르게 동경의 눈빛을 조금 흘렸던 것 같기도 하다...
접수 마감 임박한 때 참가 신청을 해서 5일 만에 책 두 권을 읽느라 정신없었지만, 발언권도 충분히 주어졌고, 과제를 통해 강제로라도 책의 내용과 내 삶을 연결하는 연습도 할 수 있어서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애매한 내 현재 상황 탓에 이런 오프 모임에서의 자기소개는 늘 난관인데, 그냥 이번에도 솔직히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전직 후 다시 방황 중이라고... 그러자 한 참가자 분이 이렇게 말했다.
"질풍노도의 시기군요.." 너무 찰떡같은 표현이라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
앞으로 2회가 더 남았다. 단순히 지식을 채우려 하기보다 다양한 업계에 있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이나마 시야를 넓힐 수 있기를.
나의 첫 사무실이었던 공유 오피스의 계약이 만료되어 짐을 챙겨 나왔다. 2월부터 시작했으니, 어느새 5개월이 흘렀다.
초반 두 달은 '만근 하겠다'는 열의로 빈번하게 그곳을 찾았지만, 중반부터는 외부 변수와 내적 혼란이 겹치면서 출석률이 좋지 못했다. 후반부에 다시 정신을 다잡고 리듬을 회복했기에, 다행히 유종의 미(?)는 거둔 셈이지만, 기대만큼의 아웃풋을 내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나올 때 후련함보단 아쉬움이 더 컸다.
그래도 낯선 장소를 직접 경험해 보며 얻은 깨달음도 있다. 새로운 근무 환경이 주는 활력은 분명 존재하지만, 감정에 영향을 크게 받는 나에게는 감정 조율이 선행되어야 그 활력이 유지된다는 사실. 기분과 상관없이 행동하는 것. 그 중요성을 실감했던 시간이었다.
7월부터는 북적이는 본가에서 홈 오피스로 전환했는데, 다행히 나름의 루틴이 생성된 덕분인지 스무스하게 적응 중이다. 과연 7월의 회고는 어떤 모습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