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민희 Dec 06. 2021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




그림을 다시 그리고자 마음을 먹고 처음 시작은 비교적 쉬웠다. 우선 주변에 있는 재료들로 주변의 소재들을 그림으로 그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어. 분명 매일 그리고 있는 무언가가 있는데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걸까? 이 질문이 마음속에 떠오르면서부터 방황이 시작됐다. 무엇을 그리던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것이 내가 그림을 그리는 대상을 잘못 선택해서 그런 건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우선 아무거나 주변의 것들을 그려보라는 얘기를 했던 적이 있는 나인데도 불구하고 무엇을 그려야 할지 방황의 시기가 시작됐다. 검색창에 검색을 했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모르겠을 때’ 이런저런 글이 보였다. 주변에 보이는 사물에서부터 시작하라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그 사물이 그리고 싶지 않으면? 무언가 그리고 싶은데 그리고 싶은 게 없다. 아니 사실 그리고 싶은 건 있는 게 그게 쉽게 표현이 되지 않는다. 뭐가 문제일까?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자꾸만 그림에 손이 가지 않았다. 생각에 침식당해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모든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만족하며 그림을 그려가고 있었는데. 왜 이런 상태가 되어버린 걸까?


  며칠을 대체  이런 걸까 하면서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그리기 싫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대로는  되겠다 싶어서 처음 그림을 시작하는 때로 거슬러 올라가 그때부터 그린 그림들을 보기 시작했다. 과연  마음에  드는 그림을 나는 그릴  있을까? 그건 어쩌면 평생 그림을 그려도  한점도 없을지 몰라. 마음이 급한  같다. 무언가 조급함이 계속  마음속에 남아있다. 빨리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빨리  스타일을 찾아야 하는데. 무엇이 이리 급한지. 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여기서 내가 얘기하는  그리는 그림이란 작가 본인식 대로 무언가를 해석하고 그것들을 표현해내는 사람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내식으로 소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모르게 그들을 보며 마음이 점점 조급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천천히 가자고 마음먹고 나서 나도 모르게 매일매일을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었나 보다. 더디게 가더라도  식대로 해석되는 무언가를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 다시 마음을 먹었다. 이런 고민들도 행복한 시간일지도 몰라. 해석이 되는 지점들을 계속 찾자. 너무 생각은 많이 하지 말고. 매일의 반복이지만 때론 지겨워지려고 하지만 그래도 계속.





매거진의 이전글 깜깜한 방에서 식물 키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