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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희 Dec 15. 2021

나는 은둔형 외톨이일까? 회피형 인간 일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은 요즘의 나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매일 같이 시시콜콜한 잡담만 주고받던 카톡도 어느 순간 질리게 되었고 아무 의미 없이 주고받는 그 짧은 대화들에 진절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서서히 카톡 하는 시간을 줄여갔고 어쩌다 가끔 시시껄렁한 의미 없는 카톡을 여전히 하긴 하지만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잡고 있던 전과는 다르게 어쩌다 가끔만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부터 사람을 만나기가 싫어졌다. 아니 사람을 만나기 싫다기보다는 내 목표가 너무 뚜렷해져서 거기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면 시간을 내서 사람들을 만나 아무 의미 없는 대화를 주고받는 것들이 싫어졌다. 한동안 아이돌에 빠져있던 나였기에 여전히 주변에 아이돌을 좋아하는 지인들이 많다. 지금도 계속 연락을 하며 지내다 보니 가끔은 그녀들이 만나기 싫어진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던 거 같은데 언젠가부터 만나면 매일 하는 이야기가 똑같다. 어느 아이돌 이야기. 물론 나도 아이돌을 좋아했었고 한때는 내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도 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 지나간 시간이 지금은 아깝기도 하고 아이돌에 과몰입한 나 스스로가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마음 어딘가가 불편하다. 이 불편함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만나러 가는 것 자체가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혹시 내가 문제 있는 거 아닐까? 만나자는 약속을 몇 차례 거절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에게 어떤 성격장애가 있는 것은 아닐까? 빨리 무언가가 되고 싶음 마음에 24시간을 나에게만 쓰고 싶다. 그래서 회사도 그만뒀다. 다시 나를 찾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찾기 위해. 그래서 요즘 누군가를 만난다는 게 부담스럽다. 사실 경제적인 부분도 있다. 회사를 다니며 모아둔 돈으로 생활비도 하고 그림 재료비도 사야 하기에 내 생활비는 빠듯하다. 한데 지인들을 만나면 무언가를 먹고 마시고 하며 지출이 생긴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더해져 이제는 아무도 만나기 싫다는 생각까지 오게 되었나 보다. 완벽하게 한 달 혹은 두 달 정도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어렵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사람들을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혹시 어디 문제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유튜브 검색창에 쳐봤다. 회피성 성격장애, 은둔형 외톨이 등 에 대한 영상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혹시 내가 은둔형 외톨이인 건가? 회피성 성격장애인가? 영상을 보다가 중간에 영상을 꺼버렸다. 내가 지금 혼자 있고 싶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싶어 하지만 이 행동은 지금 내 삶의 어떤 물음표를 찾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고립시키고 싶고 이러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왜 이러한 행동이 왜 문제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러한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된다면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환기가 필요한 시간이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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