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숨김없고 거짓없는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아닐까 싶다. 때론 여과없는 솔직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 순수함에 이내 미소짓게 된다. 5살 아이의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Ep.1
할머니와 역할놀이에 한창 빠진 아이는 할머니가 가난한 상황임을 설정하고 싶었나보다.
- 할머니는 거지야 !
옆에서 밥 먹다가 놀이임을 알았지만 화들짝 놀란 나와, 분명 놀이의 배역 설정에 불과하지만 '할머니는 거지야!'가 왠지 가짜 대사가 아닌 것만 같아 기분이 묘해진 할머니가 동시에 아이를 바라봤다. 아이는 해맑게 놀이를 이어갔다.
- 할머니는 거지라고 하자. 그런데 부자가 되었어!
- (엄마) 어떻게?
- 돈을 받아서 부자가 됐어! (모금을 말하는 듯)
- (엄마) 누구한테?? 누구한테 돈 받았어??누가 돈 줘??? (엄마 T . 파고든다 ㅋㅋ)
Ep2.
집밥을 열심히 차려준 뒤.
- 사랑아~ 오늘 저녁 요리 어땠어?
- 음..... 맛없는데 맛있었어^^!
음...뭘까? 묘하게 이해된다.
또 다른 어느 날
- 사랑아~ 이거 먹어봐. 엄마가 직접 한거야^^
- 윽!! 뭐야?? 이렇게 맛없는 음식은 처음이야!
그러나 난 굴하지 않는다 ㅎㅎ
평소엔 엄마 최고, 엄마 요리사! 하며 박수갈채와 엄지척을 날려주기 때문이다. 더 어릴 땐 파프리카만 썰어줘도 감탄하는 표정으로 엄마는 최고의 요리사라고 연발한다. 여기에 들기름까지 내어주면 게임오버.
Ep3.
평소 아빠는 주말 출근이 잦고, 엄마는 집에 있는다. 그러나 어린이날엔 행사 때문에 엄마가 출근하고 아빠가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했다.
- 내일 아빠 출근 안해^^ 우리 뭐하고 놀까?
- 내일 엄마도 출근 안해???
- 아니 엄마는 출근해. 사랑이는 아빠랑 놀아^^
- 아빠 출근해. 엄마 출근하지 말고.
(정확히 청기올려 백기내려 말투)
으...으응?? ㅋㅋ 팀장보다 더 막강한 팀장이 내게 명령을 내려주네? 아빠의 빠른 반격이 이어진다
- 아빠가 인형도 사주고 짜장면도 시켜줄건데~~
- 그럼 아빠랑 있을게^^
(빛 보다 빠른 태세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