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매너 존으로
오늘은 '어린이날'을 맞아 노키즈 존에 대해 조심스레 써보려 해요.
그동안 깊이 고민하고 느꼈던 저의 작은생각들입니다.
아가씨 시절엔 아이를 데리고 영화관에 오는 아기 엄마들을 단 1%도 이해하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던 저의 시절이 있었죠.
막상 엄마가 되고 나니 왜 그랬는지 피부로 온 마음으로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사람은 역시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 같습니다.
과연 노키즈존 필요할까요? 필요 없을까요?
저는 오늘 '노키즈존'의 문제를 정말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다가가 보기로 생각했습니다.
(말이 오늘이지 1년을 넘게 노키즈존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해를 했더랍니다....)
'노키즈존'은 의미부터가 부정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는 '노키즈존'이 찬반을 떠나 '매너존'이라는 이름으로 의미가 바뀌여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랍니다.
노키즈존을 만든 이유 자체가
사람들이 여유롭게 누릴 권리를 아이들로 인하여 방해받는다고 생각을 하는데
있는데 사실 어느 정도 이해는 하나
100% 인정할 수는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아이들로(키즈)' 인해 방해를 받는 것이 아니라. '비매너 엄마'와 아이들로 인해
손님들이 누릴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에 대한 문제인듯합니다.
16년 여름 아이 둘을 저 혼자 데리고 제주도에 갔었답니다.
그곳에서 노키즈존인 카페에 가게 되었는데
입간판이나 입구에 전혀 노키즈존에 대한 상세 설명도
그리고 이곳이 노키즈존이라는 표기도 눈에 띄게 표시해 놓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노키즈존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부족한 건
현실이잖아요. 충분히 그 정도의 설명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들어갔더니 당연히 거절을 당했지요.
입. 장. 거. 부.
여기서 문제의 발단이 시작되었습니다.
충분히 카페의 입장을 이해는 했지만, '노키즈존'이라는 카페의 방침이 있을 뿐
아이들을 존중하지 말라는 곳은 아니지 않습니까?
벌레보듯 왜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다는 시선으로 내 쫓기듯이 아이들과 저는
거부당한 체 나왔는데.. (중간 과정이 많이 있습니다.)
결국 이곳에서 저는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끼고
어쩜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전혀 느끼지 못한 체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우선 업체가 잘못한 실수는
첫째. 가게 입구에 적어도 눈에 띄게 '노키즈존'이라는 표시를
해두었어야 했고, 왜 그렇게 운영을 하는지 이유 정도는
밝혀 주셨어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 모르고 갔지만 이용은 할 수 없어도
방침에 대해 설명할 때는 정중하게 적어도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설명을 해줬어야 한다고 봅니다.
(배려지요.)
제가 잘 못한 실수는
첫째. '노키즈존'인지도 모르고 방문을 해서
업체의 영업을 어느 정도 방해?!를 했다는 실수가 있을 수가 있지요.
<나중에 업체와 통화를 했고, 업체의 방침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앞으로 다른 사람이 이렇게 또 불쾌하게 느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답니다. 사장님도 충분히 이해를 하셨고 운영하시는데
적극적으로 반영하시기로 하셨고요.>
노키즈존으로 운영하는 것 까지는 아직 법적인 제도가 없으니
개인적인 영업방침에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왜 나와 우리 아이들이 아이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문을 열어 발을 내딛는 순간
내쫓기듯이 존중받지 못하고 나왔어야 했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아 - 그래서 이건 '노키즈존'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너와 비매너 그리고 어른들이 아이들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사랑(존중)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노키즈존'에 대해 찬성을 하는 이유는
1. 조용히 여가와 식사시간을 즐기고 싶어 해서
(아이들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2. 일부 비매너 행동을 하는 엄마들로 인해
업체가 운영하는데 어려움을 느껴서
(비품을 가져간다던지, 아이들이 돌아다녀도 훈육을 하지 않는다든지..)
그래서 저는 반박이 하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비매너적인 엄마와 아이의 문제가 아닌가 하고 말이지요.
그럼 '노키즈존'의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매너존'이라는 의미로 매너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사회가 같이 만들어 가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노키즈존'이라는 형태로 제도가 마련이 되어 운영이 되기 시작한다면
적어도 그럼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적절한 '키즈존'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키즈카페가 아닌 부모들도 같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를 의미하는 거랍니다.>
그런 거 없이 내가 방해를 받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노키즈존'을 만들고 찬성하기에만 먼저 인건 아닌가요?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있는 것처럼
적어도 아이들을 위한 배려는 얼마큼인가요?(아이들은 약자죠.)
이건 단순히 혼자 즐기고 싶고 방해받고 싶지 않은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안 하고의 문제입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너그러이 수용해 준다면
또, 우리 엄마들은 비매너로 인해 방해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여 매너 있는 엄마들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어른들에게 존중받지 못하고 자란 이 아이들이 과연
2050년 60대 노인 인구가 반 이상이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 속에서
지금의 아이들은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가장 중심축이 되어 있을 텐데
이런 대우를 받고 자란 아이들이
노인들을 위한 제도를 제대로 마련해 줄까요?
얼마나 배려하며 살아갈까요?
저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어른들도 과거엔 어린이였고
말썽꾸러기처럼 성장하며 자라왔습니다.
당연히 지금의 아이들도 성숙하지 못하지요.
이런 아이들의 모습도 우리는 수용하고 받아들이며
같이 성장해가고 가르쳐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 현실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방안을 제시해 보자면,
1. 노키즈존의 문제가 아니니 매너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엄마들이 카페나 식당 이용자들이 불쾌하게 느낄만한 행동을 최소화하는 거지요.
그건 서로에 대한 배려입니다. 내가 아이들을 데려가고 싶은 만큼 그들은 조용히 즐기고
싶은 거니까요.
- 배변 기저귀는 화장실에 처리합니다.
- 이유식은 되도록 보온병에 담아 갑니다.(업체가 바쁜데 데워달라고 하는 건 조금 실례일 수 있습니다.
물론 바쁘지 않다면 상관없지만요.)
- 이유식 데우기나 분유물을 부탁하며 뻔뻔하게 당당하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적어도 정중히 부탁합니다.
- 분유물의 온도와 이유식 데우기를 부탁하며 온도까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적당하게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찬물과 따뜻한 물을 달라고 말씀드리고 엄마가 온도를 맞춰줍니다)
- 업체의 비품은 가져가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물티슈, 티슈, 빨대)
- 아이들이 먹고 난 자리는 깨끗하게 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바닥과 테이블을 정리해줍니다.
- 아이들이 소파나 의자에 신발을 신고 올라가지 않게 주의를 줍니다.
- 엄마들끼리 대화를 나누느라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 아이가 함부로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만지지 않도록 합니다.
- 업체에서 유아용 의자와 식기를 구비해 두지 못했더라도 화를 내거나 불쾌한 표정을 지어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합니다. (의무적으로 제공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있으면
감사하지만, 없으면 할 수 없지요 ㅠ.ㅜ)
엄마들 입장에서는 왜?! 이런 생각도 하시겠지만
제가 업체 사장님들과 여러 사람의 입장을 들어보고 종합해 본 결과
이런 것들이 이용하시면서 매우 불쾌하고 힘드셨다고들 합니다.
2. 반대로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 원래 아이들은 방방 뛰고 호기심이 많아 이것저것 만집니다.
절제하고 주의를 준다고 해도 쉽게 정리가 된다면 당연히 그건 아이가 아니겠지요..
- 스마트폰으로 조용히 시키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 이유식을 하는 아이에겐 그게 주식이고 분유를 먹는 아이에겐 이겐 주식입니다.
바쁜 시간 데워주시고 분유물을 준비해주시기 힘드시다면 적어도 이용자들을 위해 전자레인지와 커피포트를
구비해두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 어른 의자와 식기가 있듯이 유아용 의자와 식기는 어느 정도 구비가 필요합니다.
(이건 당연하게 아이들이 요구해야 할 권리입니다. )
- 아이들의 특성상 질질 흘리고 먹고 여기저기 묻히며 먹는 것이지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닙니다.
- 왜 아이들을 식당과 카페에 데리고 와서 힘들게 하냐 왜 어린애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냐 마냐
하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반대로 되묻고 싶습니다. 그럼 아이들과 아기 엄마들은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건가요?
동네 놀이터와 공원만을 이용해야 하는 건지요? 한 번쯤 생각해 보셨는지요?
내가 즐기고 싶고 방해받고 싶지 않듯이. 아기 엄마들도 즐기고 싶고 누리고 싶은 거랍니다.
단순히 피해라는 마음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어른은 아이를 아이는 어른을.
어린이의 생활을 항상 즐겁게 해 주십시오.
심심하게 기쁨 없이 자라는 것처럼 자라나는 어린 사람에게
해로운 일이 또 없습니다.
항상 즐겁게 기쁘게 해 주어야 그 마음과 몸이
활짝 커가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항상 칭찬해 가며 기르십시오.
칭찬을 하면 주제 넘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입니다.
잘한 일에는 반드시 칭찬과 독려를 해 주어야
그 어린이의 용기와 자신하는 힘이 늘어가는 것입니다.
어린이의 몸을 자주 주의해 보십시오.
집안의 어린이가 무엇을 즐기나,
몸과 마음이 어떻게 변해 가나
이런 것을 항상 주의해 보아주십시오.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하십시오. 어른이 뿌리라면
어린이는 싹입니다. 뿌리가 근본이라고 위에 올라앉아서
싹을 내리누르면 그 나무는 죽어버립니다.
뿌리가 원칙상 그 싹을 위해야
그 나무는 뻗쳐 나갈 것입니다.
방정환과 어린이날 선언문 중에서
노키즈존 문제는 사실 이렇게 짧게 언급하기에는 많은 사회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어요. 짧지만 제 소신을 어린이날을 맞아 올려봅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날을
오래도록 소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