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5.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진 날.
컨디션은 더 나빠졌고, 오늘도 음성이 나왔다. 내가 너무 큰 사람이라 자가진단키트가 나를 담지 못하나 보다. 빠른 회복을 위해 하루 종일 방에서 격리 생활을 했다. 덕분에 가족들도 좀 쉬고. 샌프란시스코부터 샌디에이고까지 쉼 없이 달려왔으니.
나의 유일한 활동은 점심 먹고 뒷마당에 나가서 잠시 광합성하고 들어온 것이다. 아, 고양이들과 잠깐 놀았구나. 정확히는 나만 놀았지. 씨씨와 삐삐는 ‘너 누구니. 꺼져’ 눈빛만 쏘고 있었고.
가족들은 이 날 뭐 했을까. 누나 차 타고 나가서 여기저기 다닌 것 같던데. 세 명 핸드폰을 압수해서 사진들을 확인해봐야 하나.
큰돈 들여 나왔는데, 이런 날은 오늘 하루 만이길.
죄수 사식 넣어주 듯, 지영이가 문 앞에 두고 간 과일이나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