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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gwon Apr 17. 2021

자전거를 타봅시다

자린이의자전거 입문기

이제 막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자린이로서 라이트 하게 내가 느낀 자전거의 매력을 어필해보고자 한다. 자전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설파하기엔, 자알못이기에 전문적인 글을 원한다면 다른 분들의 글을 읽기를 권장드린다. 한 번 타볼까? 정도의 관심만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적합하다. 어서 오세요.


계기

파트너사 담당이신 부장님께 자전거 영업을 당했다. 같이 술을 한 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를 보며 하.. 딱 싸이클 체형인데 하면서 유혹을 했다. 아니 왜 40세 이상 중년 남성들은 나만 보면 자신이 하는 운동에 딱 적합한 몸이라고 하는 건지 당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만능 생활체육인의 육체를 나도 모르게 갖고 있는가 보다.

처음 들어본 자전거 브랜드들이 그의 입을 통해 나열되었다. 무조건 풀 카본이라느니, 일단 300만 원짜리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다는 둥 외곽순환도로에서 칼치기로 내 앞에 껴드는 K5 마냥 훅 들어왔지만, 그 앞에선 1차적인 방어 라인을 형성했다. 아니 내가 1주일을 탈 지 1년을 탈 지도 모르는 데, 처음부터 300만 원짜리는 도저히 아닌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전거를 성인이 되어서는 따릉이와 전기자전거만 간간히 타본 나로서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취미이기도 했다.


발단-구매

부장님의 말들이 뇌리에 각인되어 있던 것인가, 아님 지난밤 내가 수면에 취해있을 때 인셉션을 당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전거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친구와 곱창에 술을 한 잔 하다가 자전거 이야기가 나왔고, 반 만취 상태에서 구매 버튼을 눌렀다. 아니 자전거만 사면 되는 줄 알았더니 헬멧이고 옷이고 신발이고 부속품들이 다양했다. 곱창 3인분을 시켜먹으면서, 20인분의 돈을 결제했다. 인간은 실수를 하고, 그 원흉은 항상 술에 있다.

프로코렉스 R16D 16단 디스크 사이클 입문용 로드자전거, 미소자전거

300만 원은 안되지만, 풀 카본은 각인이 되었나 보다. 풀 카본이지만 비교적 저렴한 로드 자전거를 구매했다.


라이딩

같이 술에 취해 자전거를 구매한 친구와 안양천에서 만나 백운호수까지 가는 코스를 달렸다.

거리 측정 및 내비게이션은 오픈 라이더라는 앱을 활용했다. 야구도 아니고 뭔 놈의 휴식시간이 이리 많이 찍혔는지는 모르겠으나, 정작 나는 죽을 듯이 힘들었다. 평소에 조금씩 운동을 하긴 했으나, 이렇게 장시간 그리고 격렬하게 하체 운동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장점 - 하체 근력

지금까지 2번 일요일마다 라이딩을 했다. 왕복 20~30KM 정도. 갑자기 허벅지 근육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하체의 근성장이 4차 대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체 근력이 좋아지면서 좋다고 느끼는 점이 몇 가지 있으나 그중에 가장 제일은 골프 비거리 향상이다.

자전거 글에서 갑자기 뭔 놈의 골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골프를 치면서 자전거도 타는 나에겐 정말 중요한 이야기이다. 물론 이 글을 보는 여러분께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죄송하지만 좋은 일 한다 생각하고 한 번만 읽어주시길 바란다.


골프존카운티 안성 W 후반 2홀에서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드라이버 티샷 180m 정도의 비거리를 보유했으나, 자전거로 하체 단련 이후에는 210M 이상 날아갔다. 갑자기 자전거가 아름다운 운동처럼 느껴진다.

엉덩이 겁나 크네 축소수술 요망


장점 - CAPEX 비용 구조의 취미

골프의 최대 단점은 비용이다. 장비도 비싸지만, 그린피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요새 해외여행을 못 가면서 국내 골프장들의 비용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한 번 사면 6개월 이상을 쓰는 장비의 투자금액도 크지만, 취미를 즐기기 위한 비용들도 만만치 않다. CAPEX와 OPEX가 결합된 구매팀 담당자가 질색팔색 하며 가장 싫어할만한 비용 모델이다.

하지만, 자전거는 초기 투자비용만 존재하고 취미를 즐김에 있어 소요되는 비용이 없다. 안양천 자전거 도로가 갑자기 하이패스로 바뀌지 않는 한 말이다.


장점 - 날씨를 느끼기에 최적의 운동

기존에 좋은 날씨를 느끼기 위한 나의 방법은 걷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보니, 선선한 바람을 더욱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따사로운 햇살을 즐길 수 있다.

백운호수

라이딩 후 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 잔 하며 날씨를 즐기다 보면 행복지수가 기존의 상한선을 초과해버리기도 한다. 이게 나라다.


마치며

자린이로서 자전거를 타며 느낀 좋은 점들에 대해 간략하게 공유해봤다. 요새 등산, 골프 등 아웃도어 스포츠에 2030 주니어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자전거 영역은 형님 세대가 메이저 세대로 보인다. 더 많은 자린이들이 안양천을 달리면서 날씨를 만끽하고 강인한 하체를 보유하길 기원하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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