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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ngwon Aug 17. 2022

이직을 또 하게 된 이유

2번째 이직 사유

이젠 회사에 화도 나지 않는다

내가 두 번째 이직을 결심한 이유다.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성장 가능성이 더 많은 조직 그리고 소프트랜딩이 가능한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에 이직했던 회사에서 3년 8개월을 보냈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6년 차인 나의 아담한 커리어 상 가장 긴 기간을 재직한 곳이다. 짜릿한 성취와 즐거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조직에 대해 불만도 컸고,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함에 화도 났었다. 더 이상 답답함에 대해 화도 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때,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글에선 또 이직을 결심하게 만든 회사의 특징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1. 실종된 경쟁력, 그러나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이 회사를 떠나, 창업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쓸 것인가? 에 대해 아니오 라는 즉답이 떠올랐다. 다른 경쟁자의 서비스에 비해 뾰족한 특장점도 부재하여, 고객에게 할 말이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대해 다들 알고 있을 테지만, 명확한 해결책을 말하는 이가 아무도 없다. 그들도 멍청이가 아니기에 알 것이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임을. 다른 건 다 버리고 서비스를 선택하는 Key Factor 중 하나만이라도 1등이 되어보자라고 말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다. 결국 시장에서 3~4위를 겨우 유지하며, 숨만 붙은 채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2.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도대체 이 사람은 어떻게 이 업무를 담당하게 된 거지?라는 의문이 들만큼 특정 Task에 대해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신입이라면 이해하겠는데, 정수리에 남은 머리카락의 밀도가 선천적으로 머리숱이 부족한 나보다 낮다. 이들은 전문성이 없기에 한 가지 일을 하기 위해 다른 5명을 끌어들여 쓸데없는 회의를 소집하고, 어이없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임원으로 새로 온 사람들도 이러니, 구성원들은 머리가 아프다.


3. 일의 빈부격차가 심해진다

부익부 빈익빈, 일이 많은 사람은 일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일을 안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뭐하고 다니는 건지 모르겠는 물음표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특정 사업부에서 올리는 업무보고 내용은 화려하다. 거의 뭐 조선 건국과정의 정도전이 환생했다. 하지만 정작 숫자를 까 보면 정도전이 아닌 놀고먹는 저잣거리 정 씨이다. 장담했던 숫자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4. 그런 인간들이 승진을 한다?

정치판이 되어간다. 조직이 생기고, 권력자들이 탄생하고 이들의 눈치를 보는 자들이 생겨난다. 실적보고를 하면 개미만 해지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상하게 승진을 한다. 도대체 뭘 했길래?


5. 도대체 이 회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건지 알려주질 않는다

현재 사업이 어떻게 진행 중이고, 실적은 어떻게 되며 현재 부족한 점은 이러한 것이고, 추후 어떤 미래를 그려갈 지에 대해서 극소수만 알고 있다. 우리 사업부의 매출과 실적은 매년 2배 성장하는 데 회사는 적자라고 한다. 아니 도대체 왜요? 그 원인을 찾아내서 개선해야 하는 거 아닌가? 궁금증이 들어도 공유가 되지 않으니 그저 답답할 뿐이다. 비대면 업무 시대의 신개념 복지인가 싶다.


훌륭한 구성원들이 아직 존재하고, 좋은 복지를 가진 회사이지만 위의 5가지의 문제로 인해 답답함에 화가 쌓이다가 이제 남은 애정이 사라지니 화도 나지 않아 나는 2번째 이직을 하고자 한다. 대충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나도 대충 해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을 느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며,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에 옮기기까지 했다. 시니어였으면 이 상황을 즐기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에 최적의 직장이지만 난 아직 직장생활을 더 많이 해야 할 30대 중반일 뿐이다. 챌린지가 존재하고, 일을 제대로 하는 동료들과 함께 해도 모자란 시기이기에, 안락의자 같은 회사를 떠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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