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언젠가 써보고 싶단 생각은 했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몰랐다. 나는 요즘 특성화 고교라고 말하는 실업계 고등학교,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운이 좋게도 경희대, 인서울에 성공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세계에서 명문대라 불리는 아이비리그 중 하나인 유펜에 진학하게 되었다. 나의 지난 20년이 어떻게 흘렀나 돌아보면 나의 본질을 무시하지 않고 열심히 스트레스받아가며 지켜온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성경에도, 코란에도, 16세기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의 역사학자이자 정치이론가인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도, 신 혹은 군주등 강한 자를 믿고 따르며 그들을 반역하지 않으며 그 속에서 제한된 자유를 누린다고 말한다. 나는 그 자유가 누구에 의해 정의가 되었고 무엇에 의해 그 법칙들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는지 늘 궁금했다. 그리고 서른 중반, 나의 의구심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며 합리적인 의구심들은 옳은 질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나의 환경이 나를 분류하여 어떠한 범주에 소속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어떤 분위기인지 잘 모르겠으나 20년 전 내가 실업계를 선택할 때만 해도 실업계 고교라는 이미지는 매우 불량하고 사회에서 뒤처진 부류의 학생들로 취급받기 일쑤였다. 당시엔 중학교 진학 시 치르는 반배치고사가 있었는데, 어렴풋 기억하길 전교 5등으로 입학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나의 불타오르는 10대 중반은 100등, 150등으로 밀려나며 아름답고 즐거운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상위 30%로 중학교를 졸업하며 실업계를 선택했더랬다. 실업계를 선택하며 담임 선생님은 나의 선택을 회유하기 위해 엄마호출을 몇 번을 하셨다. 그러나 끝내 나의 고집대로 나는 대구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대구 농업고등학교는 대구 자연과학고로 명칭이 바뀌었고, 또 대구 농업 마이스터고등학교로 또 한 번 이름이 바뀌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명칭으로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
처음 무려 우수학생 장학금이 포함된 유펜의 합격증을 받았을 때 나의 삶은 어떻게 흘러왔고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에 대하여 궁금하기 시작했다. 나의 시선을 외부에서 나를 바라보며 관찰하려 했으나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분명 엄마의 본인만의 고집과 본질이 적용되었고 그녀만의 교육철학이 적용된 건 확실하다. 나의 환경과 주변 사람들, 도움을 주고자 했던 사람들 여러 요소들이 함께 작용되어 이 흐름을 구성할 수 있었다. 나의 삶의 관찰을 함께 관찰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