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웃을 수 있는 직업의식
승무원, 전화상담원, 호텔리어, 은행원이 직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흔히 칭하는 서비스업, 영어로 Hospitality industry의 직업군에 속해 있는 직업이다.
다시 말하면 직접 고객을 응대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서비스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라는 사실이다.
감정노동[ emotional labor ]
실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는 무관하게 직무를 행해야 하는 감정적 노동을 감정노동이라 하며,
이러한 직종 종사자를 감정노동 종사자라 함
[네이버 지식백과] 감정노동 [emotional labor]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개인적으로 나는 이 '감정노동'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서비스업의 직업을 선택했으니 언제나 고객들에게 환한 미소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바로 우리의 직업적 사명이기 때문이다.
이 직업을 선택하는 순간 고객의 만족을 위해 스스로의 감정을 소모하겠다고 동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지 않고 육체적 노동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감정노동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감정노동에 대해 생각하며 불평하기엔 일에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신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다. 일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고, 일에 대한 불평과 회의만 늘어갈 뿐이다.
만약 계속해서 이 부분에 회의가 든다면 자신에게 맞는 다른 길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정말 슬픈 일이 있을 때 활짝 웃는 일이 쉬운 일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릴 적 나를 키워주신 외 할아버지께서 위암으로 수술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홀로 cabin에서 펑펑 울며 카니발 분장을 하고 파티장으로 올라가 웃고 춤을 춰야 했다.
우리는 다를 것이라던 사람과 이별 후에도 화장을 하고 머리를 하고 손님들과 정찬 파티에 참가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굉장히 가슴 아리고 참기 힘든 일이지만, 이 힘듦 역시 내가 크루즈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했으므로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라 생각한다. 이를 감정노동이라 생각하며 오래 스트레스를 받은 근로자의 상당수는 이른바 스마일 증후군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증후군은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우울한 상태가 이어져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심한 경우 정신질환 또는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크루즈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기 전에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외로워도 슬퍼도 웃을 수 있는 직업의식을 가지고 있습니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외로워도 슬퍼도 웃어야 하는 이 일을 사랑할 수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