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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 Jan 24. 2021

당신의 낙관주의는 지속가능한가요?

EP.01. 새해를 맞이하는 태도

당신의 낙관주의는 지속 가능한가요?


 찬란하다고 말하는 20대의 많은 햇수가 지나가고 이제 저는 20대의 마지막이 될 새해를 맞이합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킬 때 저는 찬란하고 소중한 순간들을 만납니다. 그 모든 것들이 20대라는 단어로 감싸질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고, 또 혼란스러웠습니다. 20대의 초반은 밝음을 의무처럼 여겼고, 20대의 중반에는 희망과 오만을 섞어가며 자신을 괴롭게 하다가 이제야 차츰 저의 모습이 자리를 잡아갑니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만나야 할 질문들이 제 안에서 자라고 커질 때 그 답을 제게 속 시원하게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솔직하게 알려줬던 사람은 있었지만요. 매일 매일 나는 스스로 답을 하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기준을 세워갑니다. 만약 제가 삶이 더 나아지는 것을 포기한다면 저는 그것은 나쁜 포기라고 정했습니다.


 나쁜 포기는 아주 쉬웠습니다. 여전히 저는 절망과 불안과 괴로움을 종종 발견합니다. 저의 마음은 자율주행을 하지는 못하니까요. 희망을 잘 내려놓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나쁘다고 합니다. 그것은 아주 쉽기 때문입니다. 절망 앞에서 그보다 더 큰 힘을 믿는 것. 그것이 낙관주의 이겠지요. 언제나 내게 돌아갈 수 있는 좋은 글귀와 좋은 영화와 가족의 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실패를 마주하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많은 실패를 하더라도 저의 삶이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 역시 계속해서 나아가게 됩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약한 부분을 갖게 된다고 하는데, 제가 스무 살 무렵 깨달은 것은 약점의 무게가 무거우면 무거울 수록 그것이 동반하는 충격은 커진다는 아주 무서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저는 선택의 갈림길을 마주합니다. 불확실한 세상에 용기있게 나설 것이냐, 혹은 나의 약점을 감춘 채 상처없는 인생을 살 것이냐 하는 이정표를 띄운 갈림길이었습니다. 첫 사랑에 실패하며 제가 내린 결론은 어리석게도 상처를 동반하는 사랑의 모든 의미를 부정하는 것이었고, 덕분에 진정한 나를 만나는 일을 아주 머나먼 미래로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켰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이 되는 순간이 어찌나 슬픈지요. 다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너는 사랑과 위로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그런 말이 일절 떠오르지 않아 어리석은 선택들을 반복했던 그런 저였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많은 인연과 경험과 체험을 통해 제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왔음을 느낍니다. 몇 개의 문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깊고 다양하고 슬프고 알 수 없는 일들이 지나가고 다시 제가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충분히 다시 돌아올 자격이, 다시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아마도 누군가는 낙관주의를 단순한 비현실적인 거품이라고 쉽게 말할 것입니다. 믿음이 거품처럼 부수어졌을 때, 그때 많은 사람이 희망을 잃습니다. 알아야 할 것은 한 가지였습니다. 그 거품은 내가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낙관주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나의 눈앞에 보이는 선과 악을 넘어 그 바깥에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포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이 만나게 될 세상이 더욱 크고 무한하다는 것. 이것이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빛을 볼 수 있는 시각의 비밀입니다. 믿음의 윤곽들이 계속해서 또다시 거품이 될지라도 그렇습니다.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내가 얼마나 더 멀리 볼 준비가 되었는지 가늠하는 기회라고 속삭이세요.


이를 통해 우리는, 유년기의 순진한 열정에서 현명한 순수함만을 솎아낼 수 있는 사람으로. 모든 실패가 나에게 건네준 초대장을 집어 들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실패한 경험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사람으로. 그래서 정답을 찾는 사람이 아닌 잘못된 전제들을 가려낼 수 있는 사람으로.


그렇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 나와 온 세상을 위해서. 올해의 시작으로서 나의 내일에 기대하는 법을, 그리고 제가 그렇게 기대해도 된다는 것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기대를 기대합니다.


(...) 그리고 그것이 불합리한 과장이 아닌 지적인 낙관주의를 올바로 이해하는 길이다. 지적인 낙관주의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선이건 악이건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고 기꺼이 인정하는 것이다. 희망이 없는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아무리 어두운 것처럼 보여도 언제나 빛이 반짝인다. 낙관주의란 추잡함과 어리석음 속에서도 다른 무엇이 있음을 의식하는 것이다. 

- 시어도어 젤딘, 인간의 내밀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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