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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m Apr 17. 2021

누가 뉴스를 쓰는가

사회에 대한 태도 EP.05 저널리스트


사실은 누가 적을 수 있을까요?


전통적으로 기자들은 사실에 충실하고 객관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전통적으로 저널리즘에 종사하는 저널리스트의 직업에는 전문성이 생겼고, 윤리성을 갖춘 저널리스트가 진정한 저널리즘을 만든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저ː널리스트, journalist

저널리스트

1. 저널리즘(journalism)에 종사하는 사람.

2.                                    신문·잡지의 기자 또는 기고가. 순화어는 '언론인'


 인터넷 공간으로 서로와 서로가 연결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각종 이슈와 스캔들에 대한 정보와 의견, 추측들이 가득한 것은 물론입니다. 인터넷이 저널리즘의 새로운 장이 되면서 뉴스 생산자와 공급자가 급증하고 다양화됩니다. 사실상 우리는 보고 듣고 말할 것이 있으면 누구나 저널리스트가 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뉴스 생산과 관련해 가장 자주 묻게 되는 질문 중 하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과연 누가 저널리스트인가 또는 저널리스트의 진짜 책무는 무엇일까입니다. 전문 저널리스트가 시사 정보에 대해 창작 능력과 전달을 독점하던 과거와 달리 대중이 스스로 컨텐츠를 제작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선별하여 수용하는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회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에 의해 고안된 개념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게이트키핑(gate keeping)인데요. 신문이나 방송 등의 언론이 어떤 뉴스를 보도할지 취사선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론의 뉴스 공개 타이밍이나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중의 반응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객관적인 보도를 위한 논의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개념이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언론은 진실 전달의 매체라기보다는 게이트키핑 과정에 의해 선별된 뉴스들을 전달하며 뉴스 수용자들의 사회적 현실을 건설하는 효과를 지니게 됩니다. 그러나 온라인 매체가 발달하며 게이트키핑 이론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으며 이 이론은 끝을 보이는 듯 싶었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일방적으로 뉴스를 수용하던 대중이 정보를 창작하고 전파하는 공급자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이론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적 토의가 가능하고, 수용자와 창작자의 관계가 더욱 수평적으로 변화하여 일방이 아닌 쌍방향적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저널리즘의 토대가 되는 직업적 전문성, 그리고 윤리성이 전통적으로 게이트키핑의 과정에서의 의제 설정 능력에서 기인합니다. 온라인 환경에서 기존의 저널리스트의 역할이 무력화된 것이 아니며 온라인의 뉴스 생산이 진지한 저널리즘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뉴스 생산이 진실보도, 객관적으로 검증된 사실의 보도, 사실이 아닌 주장이 담겨 있다면 그것이 얼마나 명확하며, 추구하는 규범적 가치가 공공선을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언론과 자유

블랙리스트와 방송국 총파업

 2017년 10월 22일 오후 9시, MBC의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가 잇달아 결방했습니다. 단순한 방송 사고가 아니었습니다. 외주 제작사의 이해관계는 물론, 출연자들의 인지도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드라마 방송이 총파업으로 인해 유례없이 중단된 것입니다. 


 2017년 8월 7일 노조가 MBC의 블랙리스트를 공개하면서부터 파업의 전초가 시작되었습니다. 블랙리스트 문건의 정확한 이름은 '카메라 기자 성향분석표'로, 문화방송 노조가 8월 '요주의 인물 성향'이라는 제목의 문건과 함께 2건의 문건을 입수하면서 폭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문건은 2014년 7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수정되었고, 총 4가지 성향으로 기자들을 분류하였습니다. 이에 분노한 MBC 구성원들이 제작 거부를 시작하면서 2017년 8월 24일부터 5일간 총파업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MBC의 파업이 장기화되며, 뉴스 담당 기술 감독 역시 파업에 참여하면서 뉴스데스크 이외의 뉴스들을 녹화뉴스의 형태로 전환하였습니다. 이 당시 MBC 본부가 지시한 공지문이 공개되었는데 이에 따르면, ‘뉴스 없는 완제품으로 작업 후 편성국으로 납품’, ‘날씨와 교통정보는 제작 불가’, '상황변화 예상되는 아이템은 제외' 등의 가이드가 적혀있습니다. 


 2017년 2월 김장겸씨가 MBC 사장으로 임명됩니다. 이후 회사에서 보도 통제에 대한 지침이 내려오자 이에 대해 PD수첩 제작진은 제작거부, 시사제작국과 컨텐츠제작국 소속 PD와 기자들이 함께 경영진 사퇴를 요구합니다. 이에 대해 MBC는 8월 4일 5명의 PD와 기자에게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습니다. 


 2017년 11월 13일, MBC 방문진 이사회가 회의를 열어 5:1로 김장겸 사장 해임을 결정합니다. 이후 노조는 총파업을 종료하고 15일 정상 출근을 시작합니다. 


World Press Freedom Index

세계자유지수와 한국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의 자유를 감시하기 위해 1985년 출범하여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180개국의 저널리즘 현실을 평가해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합니다. 국가별 '언론의 자유' 실현 정도를 비교하는 세계언론자유지수(World Press Freedom Index)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2020년은 42위에 올랐습니다. 2016년 한국의 수치는 70위, 이후 2017년 63위, 2018년 43위, 2019년 41위였습니다.


 2020년 수치를 기준으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1위는 4년 연속 노르웨이가 선정되었으며, 핀란드는 2019년에 이어 2위를 하였습니다. 덴마크가 3위, 스웨덴 4위, 네덜란드 5위, 자메이카 6위, 코스타리카 7위, 스위스 8위, 뉴질랜드 9위, 포르투갈 10위입니다.



관련 영화

트럼보


 2번의 아카데미상을 받고, <로마의 휴일>과 같은 명작을 써낸 할리우드의 작가 돌튼 트럼보에게는 11개의 가짜 이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세계 2차대전이 막 마무리되자 미국 정부는 공산당을 척결하기 위해 예술가들의 사상검증을 시작합니다. 조사를 받던 트럼보는 동료 작가들의 이름을 대라는 명령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감옥살이는 물론, 자신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작가 트럼보는 가명을 쓰며 각본 집필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름을 잃은 각본가에게 B급 각본을 써가며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빈곤한 상황이 닥쳐옵니다. 트럼보는 각성제를 먹고 3일 만에 시나리오를 쓰는 등 극단적인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창작열에 시달리고, 정작 딸 아이의 생일케이크를 먹는 자리에는 함께하지 못하는 등 고난을 겪습니다.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이 이름을 빼앗겼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관련 영상

3 WAYS TO FIX A BROKEN NEWS INDUSTRY


오늘은 영화과 함께 한 영상을 소개합니다. 영상 소개를 한 번 해보니 영화 추천과는 달리 그것도 큰 즐거움이군요. 라라는 News Deeply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 여성입니다. 영상의 한 구절을 인용하겠습니다.


잘못된 뉴스 업계를 바로잡는 세 가지 방법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잡성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복잡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단순한 것은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을 단순하게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뉴스는 성인을 위한 교육입니다. 두 팔을 걷어부치고 그 복잡함에 뛰어들어 다른 모든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널리스트로서 해야 할 일입니다. 만약 저널리스트가 하지 않는다면, 만약 단순한 해답만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사람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복잡함을 이해하는 것만이 앞으로 곧 다가올 진정한 위협을 아는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미래를 준비하고 어떤 것이 필요한 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이러한 위협을 잘 알려주고 또 여러분이 무엇이 진짜인지 이해하는 것을 돕는 것이 저널리스트의 역할입니다. 



맺음


정치와 언론·미디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입니다. 현대에 이르러 언론·미디어는 정치와 생존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관계를 맺어갑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사실을 글로 옮기는 저널리스트라면 그것을 가장 고민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레퍼런스
송현주. (2021). ‘미디어화’를 통한 정치?언론 관계의 이론화 : 조항제의 《한국의 민주주의와 언론》(2020). 언론과 사회, 29(1), 152-179.
[정찬의 세상의 저녁] 언론의 타락
, 2020.12.16
[양대 공영방송 파업 50일]출구 보이는 MBC, 강도 높이는 KBS
'녹화 뉴스' 강행하는 MBC...기자들 "부끄럽고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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