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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펄블B Apr 28. 2016

Best Vacation Ever in Orlando

Day 0 엄마 나 올랜도 갈 거야 빼애애애애애액

나는 여행에 큰 미련이 없다. 하지만 이 말을 바꿔 말하면 이런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은 정말, 진심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가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디즈니 월드가 내게 그런 장소였다. 그런데 4월 초의 내 생일에 맞춰서 가려고 하니 교환학생 막바지라 다들 경제적으로 궁핍해서 같이 갈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애초에 디즈니를 제대로 즐기려면 길게 잡아야 하는데, 그만큼 디즈니 월드에 열의를 가진 사람도 주변에 없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이 무서운 세상에 어떻게 우리 사랑스러운 딸내미를 혼자 여행을 보내냐는 주의다.  


그래서 그냥, 드러누웠다.


엄마 나 혼자 갈 수 있어. 디즈니 리조트에서 묵을 거니깐 올랜도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Disney's Magical Express가 날 데려갈 거고, 짐도 거기서 찾아주는 거라서 내가 안 들어도 되고, 디즈니 월드 안에 있는 리조트니깐 셔틀만 타고 왔다 갔다 할 거고..... 아 몰라 갈 거야!!!!! 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보내줘어어어어어어어!!! 약간의 협박과 애교와 눈물바람에 결국 9박 10일간의 디즈니 여행을!!!! 부모님의 허락을!!!! 쟁취해 냈다!!!! 77ㅑ아아아아!! 내가 간다 디즈니!!!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허락 안 해주면 몰래라도 혼자 다녀올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허락해 주셨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지. 엄만 날 너무 잘 알아 헤헤)


여행 준비 과정부터 이렇게 행복했던 여행을 처음이었다. 리조트를 예약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가 상담원이랑 수다를 떠는데 상담원이 나보다 들떠서ㅋㅋㅋㅋ언니 이렇게 즐겁게 일해도 돼요?ㅋㅋㅋ

"디즈니 월드 몇 번째야?"

"사실 이번이 첫 방문이야!"

"You're going to love it here!"

"나도 완전 기대돼!"

"혹시 뭐 다른 기념일 같은 건 아니고? 졸업이라던가 생일이라던가.."

"4월 7일이 내 생일이야!!"

"Oh we'll make sure it's extra magical for you!"


캐릭터 다이닝을 예약하고, 9박 10일간 마실 물을 월마트에서 시키고, 디즈니 월드 입장권과 올랜도에 가는 김에 겸사겸사 들리는 유니버셜 스튜디오 입장권을 사고...


나는 입장권을 모두 visitorlando.com에서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는데, 여기가 미국이랑 캐나다만 티켓을 우편 배송 서비스를 해준다. 티켓이 와서 fastpass 예약을 하려고 도키도키한 마음으로 봉투를 뜯는데..!! 아니 디즈니 너란 회사 입장권 하나까지 디즈니스럽게 디자인해주는 감동적인 회사....ㅠㅠ (오열)



Disney's Magical Express는 디즈니 리조트에 묵는 숙박객들에 한해서 올랜도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그리고 리조트에서 공항까지의 셔틀을 무료로 제공해 주는 서비스이다. 이것도 위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캐나다 여행객들에 한해서 노란색 가방 태그를 우편으로 보내주는데, 이걸 가방에 붙이면 비행기에 내려서 본인이 가방을 찾을 필요 없이 디즈니 직원이 가방을 찾아서 본인이 묵고 있는 방으로 배달해 준다. 올랜도로 떠나기 일주일 전, 가방 태그가 도착했을 땐 정말 날아갈 것만 같았다.



여행을 준비하는 내내 디즈니에 대한 내 기대치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걱정도 조금 했었다. 기대치가 높은 여행은 실제로 떠나면 그 기대치가 충족되지 않아 실망스럽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기대치가 높은 여행이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그를 넘어서는 건 정말 드문 경우다. 하지만 역시 디즈니..! 그 어려운 걸 해낸 너란 회사..!! 갓 디즈니 날 바칠게. 제발 날 가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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