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이 Sep 23. 2024

준비를 위한 준비! 그래서 더 행복하게...

2024 Breaking PB 30k 후기!

이번 2024 Breaking PB 30K는 내 행복 마라톤

준비를 위한 준비였다.


마라톤은 준비가 많은 종목이다.

대부분의 마라톤 마니아들은

메인대회(일반적으로 봄 동아마라톤,

가을 춘천마라톤과 JTBC마라톤)를

12주 이상 준비하고 그 간에 주력과 경험치 향상을 위하여 작은 대회에 참가한다.

런콥에서 주관하는 BREAKING PB 30K는 메인대회를 준비하는 대회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대회에는 없는 30km를 전문선수들이 1km 당 3분 45초(S조)~ 6분(I조) 페이스로 그룹을 구성하여 끌어주기에 훈련성향이

강하다.

나에게 2024 PB BREAKING 30k는 올해 여름훈련을 평가하고 JTBC마라톤 목표(SUB3) 달성 가능성을 점검하는 의미가 있었다.

나는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하여 훈련강도도 조절하고 식단을 실시하여 최적의 몸컨디션을 만들었다.

처제  내외와의 즐거운 시간

그런데 처제 내외가 9월 20일(대회 2일 전) 밤에 서울에 온다고 마느님께서 알려주었다.

처남이 없는 나에게는 처가이고 마느님에게는 친정인데 식단을 유지할까 대회를 포기할까 고민되었다.


(1년에 한 번 우리 집에 오는데 그리고 식구인데...)


결과적으로 대회는 현장에서만 집중하고

가족과 있을 때는 가족에게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마라톤대회 전날에 아침부터 소주 한잔, 오후에는 용산일대( 이태원, 남산, 해방촌)에서 산책과 맥주흡입, 저녁에는 고깃집에서 소주...

몸무게가 2kg이 늘어날 정도로 많이 먹었고

다리에 대미지가 생길 정도로 걸었다.

대회를 생각하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만 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즐거웠고 가족이 행복했고 그래서 좋았다.

다리의 데미지가 생길정도로 걸었음

대회  당일 이제 마라톤에 집중해야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몸무게를 쟀다.

69.3kg으로 2.3kg이 늘었다.

소화가 덜 되어서 먹는 것은 생략했다.

가족들이 자고 있기에 최대한 조용히 집에서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며 몸을 풀고 덜 된 소화를 하였다.

대회장에는 1시간 전에 도착했다.

날씨는 선선했고 기분은 상쾌했다.

웜업을 하고 출발선에 섰다.

나는 1km를 4분 15초 페이스로 30km를 뛰는 B그룹으로 뛰기 시작했다.

몸상태는 최악은 아니었다.

하지만 완주는 무리라고 생각했고 10km만이라도

그룹에서 뛰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10km를 뛰니 조금 더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흡은 편했으나 다리의 피로도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준비를 위한 이 대회를 나름 잘 준비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15km를 뛰었을 때도 호흡은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다리의 피로도가 급격히 올라갔고

어제 먹고 마신 것들이 뱃속에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나는 그룹에서 이탈되어 갔다.

그리고 웃음이 났다.


그 웃음은 처음에는 실소였고

마무리는 행복이었다.


"아~~! 여기서 끝이구나!" 가 시작이었고

"지금부터 행복의 시작이다."가 마무리였다.


목표한 것을 이루지 못 한 아쉬움이 먼저였고

나만의 조금 긴 레이스 시작이 마무리 었다.

(속도가 느려지니 시간으로는 길어짐)

혼자 뛰면서 조금씩 더 행복해졌다.

어제 가족들과 즐거웠던 시간이 더 좋아졌고

그러한 결정을 한 내가 대견스러웠다.

"평생 이 대회 하나만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준비의 준비일 뿐인데 왜 고민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의 즐거움은 평생 행복한 달리기를 위한 진짜 준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고기 먹고 마지막 하트볶음밥

2024 Breaking PB 30K는 가족의 행복과 마라톤의 즐거움이 병행하는 시발점이 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느려져도 괜찮아! 시간이 빨라졌을 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