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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 대한 반백살 러너의 푸념

2025 YMCA마라톤 후기

by 난이

2025년 4월 13일 2025 YMCA 마라톤 대회가 열렸고 청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YMCA는 모두 알겠지만 Young Man's Christian Association의 약자로 우리나라말로 청년기독연합회이다.


나는 나이기준이로 청년이 아니지만

마음은 청년이기에 해당 대회에 참여하였고

마음도 청년이 아님을 깨달았다.

마라톤 출발 전 러너분들과 한컷!

나는 생각이 어려서인지 모든 마라톤 대회에서

PB(Personal Best, 개인기록)을 꿈꿨다.

2025 YMCA 마라톤도 예외는 아니었고

하루 전 훈련 때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대회당일 컨디션은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컨디션이 좋아야 최고의 기록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에 출발 전 은근 PB를 기대했다.


A조로 출발하였기에 우려했던 병목현상은 없었다.

단지 바람이 엄청 거셌는데 못 뛸 정도는 아니었다.

기온도 적당히 낮아서 PB 세우기 좋은 날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결과는 하프 1시간 32분!

PB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조금 더 냉정하게 말하면

2025년 올해 그 많은 대회에서

PB를 단 한 번도 만들지 못했다.


YMCA마라톤을 뛰고 나서도

저번에 비하여 잘 못 한 것만 찾아냈고

기록이 저조한 이유 수십 가지를 찾았다.

완주 후 지인분들과 한컷!

그 고민은 오늘 아침 조깅에도 이어졌다.

벌써 수십 개인데 하나씩 늘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이래서 내가 노년이 되어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청년 때 과거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것보다는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걱정했던 것 같다.

청년 때는 희망도 걱정도 미래인 경우가 압도적이었다.

근데 지금은 추억도 자랑도 과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난 생각이 어려서 아직 청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의 생각은 이미 많이 늙어버렸다.

우리집 강아지와 산책

그렇다고 청년이라고 정리되는 시기를 생각하기는 싫다.

그것도 과거이니 내 생각은 더 늙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난 미래를 생각하고 싶어졌다.

좀 더 세련되고

좀 더 능숙하며

그렇게 숙성된

원숙미를 갖고 싶어졌다.


세월에 Aging 된 것을 갖고 싶다.

신체적 능력이나

받아들여지는 학습능력이 떨어져도

조금 더 오랜 투자를 통해 하고 싶은 것을 이뤄나가고 싶다.


그렇게 결과도 과정도 원숙한

청년 버전 2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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