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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씨 Jun 15. 2020

[책갈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알베르트는 함께 있습니까? 어떻게 지내는지요? 이런 질문을 해서 미안합니다.
이렇게 되면 로테를 느낄 수 있는 대기 속에 너무 가까이 온 거다. 그래서 눈 깜짝하는 사이에 벌써 나는 그곳에 가 있는 거다. 나는 할머니에게서 자석산(磁石山)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배가 그 산으로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갑자기 쇠붙이란 쇠붙이는 그리로 빨려가 버리고 못 같은 산 쪽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리하여 그 배에 탔던 사람들이 모두 허물어져 떨어지는 널빤지 조각에 깔려서 비참하게 죽는다는 것이다.
내 두 눈의 언저리에는 황혼이 서리고 나를 에워싼 세계와 하늘은 마치 그리운 애인의 그림자처럼 완전히 내 영혼 속에서 고이 쉬는 것이다. <아아, 이렇게 벅차고, 이다지도 뜨겁게 마음속에 달아오르는 감정을 재현할 수 없을까? 종이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대의 영혼이 무한한 신의 거울인 것처럼, 종이를 그대 영혼의 거울로 삼을 순 없을까?> 기쁨, 슬픔, 괴로움 등 희로애락의 감정을 참는 데도 한도가 있는 법이고, 그 한도를 넘으면 당장에 파멸하고 말아요. 따라서 이런 경우 어떤 사람이 강하다 약하다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일이건 육체적인 일이건 간에 자기의 고통의 한도를 견디어낼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지요. 따라서 나는 자기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사람을 비겁하다고 부르는 것은 마치 악성 열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을 겁쟁이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역설이요! 지독한 궤변이요!

이제 나의 감각은 상쾌한 눈물 덕에 생기를 되찾을 때가 없을 뿐 아니라, 나의 이마에는 불안에 겨워 주름이 잡힌다.
나는 스스로 나 자신에게 벌을 주겠습니다. 나는 그 죄의 천국 같은 기쁨을 남김없이 맛보는 동시에 생명의 그윽한 향기와 힘을 내 가슴속 가득히 들이마셨습니다.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위안을 얻으십시오.

사랑일까 아닐까

그녀는 그를 사랑했을까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큰 것도 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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